동남아 시장 진출 전략 ‘소비자 니즈 파악이 핵심’

라이온 그룹 오효동 이사의 동남아 시장 진출 전략
“가격만 낮춰서는 경쟁력 없어…소비자 니즈 파악이 핵심”

차기 한류 시장으로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픈서베이는 2020년 ‘아시아 11개국 소비자 리포트’ 에서 코로나 19 이후 경제 전반이 전세계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반면, 동남아 주요 국가 시장은 향후 5년 내 미래 가계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높은 모바일 보급률과 지리학적 특성, 그리고 한류가 유행하는 점을 보았을 때 진입하기 편리한 시장이기 때문. 

하지만 진입하기 쉬운 사업이 곧 성공을 보장하는 사업은 아니다. 그렇다면 성공한 케이스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좋다. 오효동 이사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말레이시아 유통 대기업 라이온 그룹의 임원이라는 점과 스파오, 미쏘, 후아유, 슈펜 등의 한국 브랜드를 그룹사인 팍슨 백화점에 성공적으로 런칭한 인물이라는 것.

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오효동 이사에 대해 궁금했던 점과 동남아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출 방법을 알아보았다. 아래는 오효동 이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질의 형태로 정리한 것. 


◆ 라이온 그룹 입사 이전에는 의전 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통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온 그룹의 신사업 개발 담당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질문을 주셨다. MICE 관련 업무를 하면서 라이온 그룹에 입사하게 되었다. 한국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업무 지원을 하다가 우연히 라이온 그룹의 오너에게 의전 서비스를 하게 되었다. 그 뒤 꽤 오랜 시간 동안 라이온그룹 오너분과 교류가 이루어졌고 말레이시아에서 일할 기회를 먼저 제안해 주셨다.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말레이시아로 들어갔고, 현재는 라이온그룹에서 진행하는 농업, 철강, 광산, 부동산, 리테일 분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신사업 개발과 MICE 관련 사업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MICE 업무와 신사업 개발은 유사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MICE 관련 경험은 현재 나의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MICE사업의 다양한 분야의 기획 업무, 새로운 기회 모색, 사람을 대하는 일이 핵심이다. 라이언 그룹에서의 신사업개발 업무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기획, 협상능력 등이 중요하다.

◆ 신사업 개발 담당자이자 오프라인 백화점 팍슨의 많은 업무를 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 코로나 19 발발 이후 온라인 쇼핑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말레이시아의 상황도 유사한지, 유사하다가면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방법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좋은 질문이다. 팬데믹 전까지만해도 말레이시아의 기후 및 지리 특성상 리테일 시장의 온라인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19 발발 이후에는 국가 차원의 잦은 봉쇄령으로 인해 70% 이상의 국민들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온라인 주문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130%정도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 같은 경우는 온라인시장 판매의 대부분을 쇼피 (Shopee)와 라자다(Lazada)가 차지하고 있다. 

오프라인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팍슨도 코로나 상황을 계기로 빠르게 온라인 비중을 넓히는 중이다. 코로나 19가 어느정도 종식되어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해진다면 세일즈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이미 규모가 너무 커진 온라인 시장과의 양립 구도와 협업 관계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말레이시아에서 오프라인 시장은 매우 중요하고 구심점이 되는 시장이다. 라이온 그룹은 온라인 오프라인 강점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 시장과 한국 시장의 트렌드 속도와 방향성이 완전히 같은 방향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은데,
한국 트렌드 중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소위 ‘뜰 것같은’ 트렌드를 파악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트렌드가 아주 다르지는 않다. 어느샌가 한류의 영향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커졌다. 마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원류가 된 것 같다. 설명하자면 역사적으로 개화시기 때 신문물을 받아들이던 방법 중 하나로 ‘동도서기’ 라는 말이 있었지 않은가. 말레이시아 문화의 소프트웨어는 그들 만의 문화와 풍습에 맞게 한류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하드웨어 자체는 한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총체적인 라이프스타일 개념으로 넘어가자면 중국 일본 도 빼놓을 수는 없다. 다행히 제가 한국인이라서 동남아시아나 말레이시아의 트렌드를 읽으려고 할 때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트렌드를 먼저 읽으면서 도움을 받기도 한다. 

◆ 말레이시아에 런칭할 브랜드를 고를 때, 해당 브랜드가 성공할지를 판단하는 지표가 있는가?

패션으로는 유니클로, 뷰티 분야에서는 COSRX 그리고 F&B 분야에서는 교촌치킨이라는 브랜드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세 브랜드의 공통점은 정확히 동남아시아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니즈를 파악했다는 것. 

브랜드가 진출 전 시장을 파악할 때 꼭 놓쳐서는 안되는 부분은 해당 시장의 소득수준이다. 개도국 진출은 선진국 진출과는 다르게 판매가격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타깃의 소득수준에 맞는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나면 다음으로 현지화, 마케팅, 트렌드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저렴하면 되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이 부분은 아주 간단하지만 가장 복잡하고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맞다’가 제 대답이다.

가격경쟁력만 갖추어도 절반 정도의 성공확률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는 데도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의 특성 부분이 있다.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모국어인 말레이어를 제외하고 영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영어가 자유롭다는 것은 새로운 해외 소식과 트렌드를 빨리 받아들이고 인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러다 보니 말레이시아 소비자의 니즈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가격만으로는 이야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니즈 다양성을 충족시키다 보면 세분화 전략이 나올 것이 분명하고 마켓이 세분화가 되면 시장의 구매력이 하락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가격을 낮추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아주 많은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방법은 아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인구 구성은 크게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민족이 갖는 특성을 파악하고 진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 라이온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게 되면 그룹사의 강력한 네트워크 혜택을 포함한 전폭적인 지지를 맺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만약 한국 스타트업이 라이온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게 된다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네트워크라 하면 사실 라이온그룹 산하 유통기업인 팍슨 그룹의 네트워크를 말하고 있다. 팍슨은 120여개 이상의 백화점을 중국, 말레이시아 포함 동남아시아5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 영역이 소비재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관련 지역에서 리테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펼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라이온그룹과 함께라면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최소 2개국을 동시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해외에 서비스를 런칭한 스타트업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알겠지만, 적절한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고 또 파트너를 찾는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런 측면에서 라이온 그룹은 매력적인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 시장 별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를 파악해 소비자 니즈를 정확하게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특히 스타트업도 말레이시아가 가진 다양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세세한 라이프스타일 차이를 시장 진출 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을 추천하는가? 

이 질문의 답은 단순하다. 검색과 노력이다. 요새는 인터넷으로 다른 국가의 문화나 관련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또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동남아시아 온라인 시장이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타국가의 온라인플랫폼에서 서로 경쟁하듯 올려놓은 판매 지표 (numbers of selling) 도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다. 각 기업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코트라나 무역협회가 제공하는 기사나 정보를 통해서도 각 국가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

◆ 현재 관심 분야는 무엇이며, 한국 기업 중 어떤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길 희망하는지?

획기적이고 트렌디한 소비재를 개발하는 회사나 물류 혁신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협업을 희망한다. 관련 사업 협의가 된 적도 있었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모든 것이 미뤄진 상태다. 말레이시아에 한국의 로켓배송,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다양한 물류혁신에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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