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미래 기술에 함께 올인하자” 스타트업에 손 내민다

많은 스타트업이 대기업과의 협업을 원하지만 딱히 접점을 찾기 어렵다. 반대로 대기업 역시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바라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나가야 할지 막상 출발선을 긋는 것부터가 난제다.

최근 이런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각 대기업들의 독창적인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소극적으로 평가받던 LG의 움직임이 상당히 적극적이고 큰 규모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그룹 차원의 오픈이노베이션플랫폼 SUPERSTART를 론칭하고, 스타트업 업계에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전문조직이라기보다 LG그룹 8개 계열사 연구개발(R&D) 역량이 집중된 연구 단지로 특히 그룹 내부 역량 뿐 아니라 스타트업, 학계, 지역사회 등 외부 지식과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설립된 조직이다.

LG사이언스파크 스타트업 인큐베이션팀 양승진 팀장

LG사이언스파크의 스타트업 인큐베이션팀 양승진 팀장은 “오픈이노베이션은 저희 LG사이언스파크가 태생부터 지녀 온 핵심 미션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양 팀장은 이 가운데 스타트업 인큐베이션팀은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에게 최근 모집을 시작한 LG사이언스파크와 카카오모빌리티가 공동으로 모집을 시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슈퍼스타트 플랫폼에 대해 물었다.

슈퍼스타트 설립 취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대내적인 부분으로 스타트업 간 협력에 있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함입니다. LG는 잘 아시다시피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또 각 계열사 단위로 스타트업 협력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열사 단위를 넘어 그룹 차원의 관점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잠재력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계열사는 현재 사업 도메인을 기준으로 스타트업과 협력 할 수밖에 없거든요. 일례로 한 계열사에서 발굴된 유망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당장 그 계열사와 사업 협력 포인트가 없다면 협업까지 이어지지 못합니다. 하지만 타 계열사는 이러한 스타트업을 찾고 있는 경우가 있죠.

LG사이언스파크는 매년 LG CONNECT라는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룹사 내 협력 중인 스타트업을 행사에서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타트업이 여러 계열사에 소개되고 공동의 R&D가 검토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이루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그룹 내 시너지 창출이 그룹 차원에서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두 번째는 대외적인 부분으로 대외 커뮤니케이션 창구 및 생태계 구축이 핵심 목표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각 계열사 별 스타트업 협력이 각자 이뤄져 ‘LG와 스타트업의 협력’이라고 하면 대외적인 인지도, 브랜드 임팩트 등이 즉각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단적인 예로 스타트업이 LG와 협력하고 싶을 때 어디로 연락을 해야 하는지 모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각 분야 최고의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 협력을 원하는 외부 파트너들이 LG와 연결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스타트업 업계와 LG 사이에서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내·외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스타트업 협력 생태계를 확대하고 대외 커뮤니케이션 역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삶을 더 나은 삶으로 만들 혁신(Next big thing)을 위해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SUPERSTART Incubator)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이라면 현 사업 도메인과 연계된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기 마련입니다. 슈퍼스타트는 그룹 차원의 미래 탐색을 위해 현 LG 사업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혁신 분야의 스타트업을 스테이지 관계없이 발굴, 육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LG의 사업 영역과 네트워크,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입니다. 이를 더 원활히 활용하기 위해 LG그룹 내부에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을 하는 실무팀 간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룹 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LG와 협력하고 싶으나 어디로 연락하면 좋을지 모호할 때 슈퍼스타트와 함께 하면 됩니다. 이로써 협업이 가능한 계열사와 연계가 가능합니다. 또한 여러 계열사와 협력이 가능한 경우라면 다각적인 소개 절차를 통해 탄력적인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단순한 기술 소싱을 넘어 진정성 있는 협력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팀이 정의하는 스타트업이란 ‘세상의 문제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팀’ 입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을 검토할 때도 우리 일상생활 속 문제를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 이를 해결하는 아이디어가 얼마나 기발하고 혁신적인지, 해당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모두의 삶을 더 유익하게 바꿀 수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체크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열정과 멤버들을 중점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초기의 스타트업이 궤도에 오르려면 수많은 고비들이 있는데, 그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크레이지한 리더와 추종자들이 하나가 되어 움직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팀이 얼마나 커다란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죠.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며 내부 의견만 반영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따라서 외부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경청했습니다. LG의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에 바라는 점 등을 물었는데 ‘스타트업은 인력 확보가 너무 어렵다. 이런 부분을 대기업이 도와준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등의 대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 대답을 듣고 회사를 다니는 직원을 스타트업으로 파견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슈퍼스타트 Lab의 입주 기업 중 반도체 대란 속에서 부품 소싱 및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마침 우리 팀에 LG전자 개발자 출신 멤버가 있어 소규모 디바이스 제작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습니다. 그 결과 스타트업에서 도움이 되었다며 크게 만족했던 기억이 납니다.

해당 에피소드를 계기로 ‘우리도 업무를 수행할 때 법무팀이나 홍보팀한테 물어보는 것처럼 스타트업도 LG 임직원들에게 문의사항을 물어볼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결과 재능 기부형 임직원 자문단 슈퍼스타트 크루(SUPERSTART CREW)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슈퍼스타트 크루는 일방적인 멘토링 형태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타트업은 LG 임직원의 노하우를 얻어 사업에 도움을 얻고 임직원들은 스타트업과 교류하며 더 넓은 시야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생 협력의 커뮤니티로 발돋움한 가운데 향후 분야와 인원을 더욱 확대시킬 예정입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빠르게 변하는 스타트업 업계 특성 상 생태계 내 공동의 협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슈퍼스타트는 바로 이 포인트에서 자유롭게 확장 가능한 플랫폼의 형태를 통해 외부 협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외부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모빌리티 생태계 확대를 위한 협업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의기투합하여 공동 발굴을 도모하게 되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해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이번 공동 발굴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 LG, 그리고 스타트업이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시각을 나누며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포인트를 도출하는 것이 가장 큰 지향점입니다. 이번 공개 모집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 LG가 지원 스타트업 풀(Pool)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러면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한 번의 지원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 LG를 동시에 만날 수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육성기업, LG 육성기업이 선정될 것인데 그 중에는 교집합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공개 모집을 통해 각 사에서 더 많은 혁신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는 생각입니다. 나아가 교집합이 되는 스타트업에 대해 양 사가 준비한 혜택을 제공함은 물론 다같이 협력할 수 있는 포인트도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와 LG그룹이 함께 하는 자율주행 얼라이언스 그리고 우수 스타트업이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율주행 얼라이언스를 통해 자율주행시스템, 차량, 정밀지도, 모니터링·관제, 서비스 등 다각도의 사업 협력이 진행 중인데 각 분야에서 우수한 스타트업들과 협력한다면 모빌리티 생태계가 한층 풍요로워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선 각 계열사에서 계열사의 도메인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혁신 스타트업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슈퍼스타트를 통해 그룹의 미래 관점에서 탐색을 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하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뿐만 아니라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 프로그램도 모집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LG의 현 사업영역 외에 혁신을 발굴하기 위해 지속가능, 공간기술, 미래 생활 기술, 인공지능 및 디지털 플랫폼 기술(Sustainability, Space Tech, Future Life Tech, AI &Digital Platform Tech)분야로 모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혁신은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제한을 두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모에 ‘자유주제’를 오픈하고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분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제안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LG가 원하는 분야를 보는 것 대신 우리에게 분야를 먼저 제안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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