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재무제표를 IFRS로 전환하면 뭐가 바뀔까

축구, 야구 등 스포츠 경기에 룰(Rule)이 있듯이, 재무제표 작성에도 룰(회계기준)이 있다. 법인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거래를 어떻게 회계처리 해야 하는지 기준을 정해놓지 않는다면 각 회사마다 자기 마음대로 장부를 작성하게 되어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회계기준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각각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라고 부른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전자(K-GAAP)를 적용하는 편이며, 상장회사나 규모가 큰 대기업 계열회사들이 보통 후자(K-IFRS)를 적용하여 재무제표를 만든다.

대부분 스타트업의 최종 목표인 상장(IPO)을 준비하게 되면 기존 K-GAAP으로 작성하고 있던 재무제표를 K-IFRS에 맞게 전환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IPO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지정한 회계법인에 의해 외부감사를 수검해야 하는데, K-GAAP이 아닌 K-IFRS로 작성된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대부분의 스타트업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K-IFRS 전환 항목을 알아본다.

  1. 매출 (수익 인식)

<K-GAAP> 회사가 무엇을 판매하는지에 따라 매출 인식 방법을 양분화하고 있다. 즉 회사가 재화(일반적인 상품/제품 등)를 판매한다면 이를 인도기준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고, 용역(서비스, 공사 등)을 제공한다면 진행기준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도록 규정한다.

<K-IFRS> 용역/재화의 양분화된 개념으로만 매출을 인식하지는 않는다. 대신 ‘고객과의 계약’ 내에서 회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재화나 용역을 이전하는 ‘수행 의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그 수행의무를 이행할 때 매출을 인식하는 개념이다.

<결론> 두 회계기준 간에는 근본적인 접근 방법의 차이가 존재하나, 실무적인 측면에서 이로 인한 영향은 회사별 업종별로 크게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성과 더불어 매출은 회사의 영업활동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므로, 실무적으로 K-IFRS 전환 작업을 하는 회사들은 매출 검토에 큰 시간과 노력을 쏟게 된다.

  1. RCPS (외부 투자)

<K-GAAP> RCPS는 상법상 우선주(자본)에 해당하므로, 보통주와 동일하게 자본으로 회계처리한다. ‘우선주자본금’ 계정으로 회계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즉 법적 형식을 중시하는 것이다.

<K-IFRS> 대부분을 자본이 아닌 부채로 회계처리하게 된다. 법적 형식보다는 실질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RCPS는 투자자에 의해 다시 돈을 갚으라는 일명 ‘상환권’이 행사될 수 있고, 이러한 부분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부채의 성격이 더 높다고 본다. 추가적으로 파생부채 및 Refixing 조건 등 더 복잡한 내용이 나올 수 있지만 일단 대부분 부채로 간주된다고 보면 좋다.

<결론> 스타트업에서 IPO 직전에 많은 부담을 주는 항목 중 하나다. 외부 투자금을 많이 받은 회사가 K-IFRS 전환 작업을 하면서 모두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되어 거액의 자본잠식이 발생하는 케이스를 종종 볼 수 있다. 워낙 유명한 이슈이므로 미리부터 관리하는 케이스도 꽤 많지만, 그렇지 못했던 상장 준비중인 회사라면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1. 리스 (사무실 임차 등)

<K-GAAP>운용리스 이용자(차량이나 사무실 등을 임차해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케이스)가 리스료를 지급하면 비용으로 인식하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지급임차료나 지급수수료 등의 계정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K-IFRS> 운용리스/금융리스 구분 없이 모두 리스와 관련한 자산, 부채를 인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리스기간을 산정하여 그 기간동안 납부할 비용을 개시일 시점의 현재가치로 할인한 금액을 자산 부채로 인식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IFRS는 실질을 중요시하는 특징이 있는데, 리스는 모두 대가를 지급 하고 관련 자산의 사용권리를 획득하는 거래이므로 그 경제적 실질이 동일하다는 시각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 K-IFRS 전환 시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산/부채가 각각 늘어나게 된다. 손익 효과는 일반적으로 크지 않으나, 갑자기 거액의 자산/부채가 재무제표에 표시되게 된다. 특히 부채비율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

  1. 퇴직급여

<K-GAAP> DB형 퇴직급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퇴직급여충당부채’라는 계정을 설정할 때 ‘전 종업원이 일시에 모두 퇴직할 경우 지급해야하는 퇴직금 금액’으로 설정한다.

<K-IFRS> DB형과 관련한 부채를 설정할 때 ‘과거부터 올해까지 근무한 종업원들에게 미래 지급될 퇴직금 예상액의 현재가치 금액’을 사용한다. 미래 예상액이므로 다양한 가정과 추정에 의해서 구해지는 숫자이며 회계기준에서는 이러한 가정과 추정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론> K-GAAP에서는 현재 기준으로 명확하게 구할 수 있는 값을 사용하나, K-IFRS에서는 퇴직금이 미래에 지급될 개념이므로, 실질 우선 원칙에 따라 미래 추정값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K-IFRS의 퇴직급여부채를 계산하기 위해 시중 보험사나 전문평가기관의 보고서를 사용한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다.

  1. 법인세

<K-GAAP> 원칙적으로는 이연법인세 회계처리가 존재하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은 K-GAAP의 ‘중소기업 회계처리 특례’ 상 이연법인세 면제 규정을 적용한다. 즉 손익계산서 상 법인세비용은 법에 의해서 납부하여야 하는 금액으로 할 수 있어서, 훨씬 쉽고 명확하다.

<K-IFRS> 중소기업 특례 등 면제 규정이 없어서 이연법인세 회계처리를 하여야 한다. 이연법인세 회계처리란 올해 법인세 납부액 뿐 아니라 회사의 미래 법인세 납부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항목까지 고려하여 법인세비용을 계산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예를 들면 법인세 신고서 상 각종 유보 항목, 회사의 누적 이월결손금, 이월세액공제 등이다. 이로 인해 이연법인세자산이나 이연법인세부채 등의 계정이 새롭게 재무상태표에 등장하게 되고 당기순이익 역시 단순히 올해 납부한 법인세만 차감하여 계산되지는 않게 된다.

<결론> K-IFRS 도입으로 인해 회계 담당자의 세법적 지식 필요량이 증가한다. 실무자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소리일 것이다. 또한 CFO 입장에서도 이연법인세로 인해 한 해의 당기순이익의 예측이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만약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추정 손익을 계산한다면, 예상치 못한 당황을 할 수 있으므로 유의하는 것이 좋다.

 

관련칼럼더보기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