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혁신! 새는 물을 잡고 지구를 구하는 기업 – 위플랫

본 기고문은 아산 기업가정신 리뷰(Asan Entrepreneurship Review, AER) ‘공공의 혁신! 새는 물을 잡고 지구를 구하는 기업 – 위플랫 ‘사례의 일부 내용을 발췌 및 재구성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례는 AER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기고자의 주장이나 의견은 벤처스퀘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Author: AER지식연구소 최병철 공동연구소장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 목표 아래 자원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중 ‘물’은 필수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에서 큰 양이 낭비되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위플랫은 IoT,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물 누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다.

위플랫은 초기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인도, 베트남, 터키 등 여러 나라에서 누수 관리 혁신을 시범 적용하며 해외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출신의 사내벤처에서 시작해 민간 벤처기업으로 독립한 이후, 다양한 딜레마와 도전에 직면하기도 하였다. 위플랫의 사례는 기술 기반의 공공자원 혁신이 중요해지는 현 상황에서, 공공 영역 벤처기업이 민간 시장에 진입하면서 겪는 도전과 딜레마를 보여준다.

그림 1. 수자원공사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위플랫과 차상훈 대표

증가하는 사내벤처와 공기업의 스타트업

자원의 부족과 외부 환경의 취약성이라는 이중의 난관에 직면한 스타트업들은 불확실성을 큰 어려움으로 겪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세심하게 다듬으며, 팀을 구성하고, 자본을 조달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고객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 보장된 것이 없다. 반면에, 실패의 결과는 오롯이 창업자에게 돌아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내벤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Draper University, Singularity University와 같이 사내 창업과 혁신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구글, 애플과 같은 전 세계 IT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도 이러한 기관과의 교류 및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례로, 국내 검색 시장을 선도하는 Naver는 삼성 SDS의 사내벤처에서 시작되었고, 한때 온라인 쇼핑 시장의 강자였던 Gmarket 역시 ㈜DACOM의 사내벤처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사내벤처가 이미 오래전부터 활성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대기업의 사내벤처가 지니는 매력은 풍부한 내부 자원과 정보, 그리고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실패해도 어느 정도 보장되는 신분의 안정성이다. 이러한 대기업의 장점에 더해 시장 및 제도적 부문에서의 안정성까지 갖춘 것이 공기업의 사내벤처라고 볼 수 있다. 위플랫이 시작된 수자원공사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국내 다양한 공기업들이 여러 사내벤처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들 사내벤처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관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모든 스타트업은 저마다의 딜레마를 지고 간다

공기업의 사내벤처가 풍부한 내부 자원과 제도적 지원이라는 강력한 이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경로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의 조직 구조를 고려할 때, 무조건적인 성공만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수자원공사의 사내벤처인 위플랫은 자원과 제도라는 공기업의 장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공기업의 출신 특수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첫 번째, 공공기관에서 출범한 사내벤처의 경우, 주요 고객군이 해당 공공기관 혹은 관련 부처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공기업이 특정 산업 내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공적 영역의 특성상 시장 반응과 사업 프로세스가 장기적으로 진행됨으로써, 특혜 의혹 같은 문제가 사내벤처의 존속 자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어, 이는 공기업과 사내벤처 모두가 신중을 기해야 할 부분이다.

세 번째, 독립한 스핀오프 기업이면서 규모가 작을 경우, 공공기관의 입찰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 수행 능력을 요구하는 공공기관의 기준은, 밖으로 나온 스타트업이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이는 창업자의 전문성으로 극복하기 힘든 영역이다.

네 번째, 때때로 공공기관의 부서로 인식되어 외부 파트너 및 협업 대상을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내벤처가 공기업의 한 부서로 간주되는 경우, 해당 사업이 시장 논리가 아닌 공공부문 논리에 따라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 외부와의 파트너십 형성에 있어 주저함이 생길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여 익숙하지 않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안정된 환경에 익숙한 사람이 갑작스럽게 불확실한 환경에 놓이게 되었을 때, 이는 당사자에게 결코 쉬운 경험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드슨 (Amy Edmondson) 교수는, 많은 이들이 혁신을 고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동반된 임무로 여기지만, 실제로 진정한 혁신은 심리적 안정감이 보장된 환경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에드먼드슨 교수에 따르면, 성과가 뛰어난 팀은 실수나 실패의 사례를 평균적인 팀보다 더 많이 경험하는데, 이는 그들이 이러한 경험을 드러내어 공유하고 활발히 논의함으로써 나타나는 착시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림 2.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Amy Edmondson 교수

오히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른 팀보다 신속하게 더 많은 경우의 수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다. 불확실한 시대를 헤쳐 나가는 기업의 생존 전략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아, 가장 효율적인 trial-error system를 얼마나 신속하게 구축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때, 이러한 긍정적 학습효과 (positive learning experience)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림 3. 심리적 안정감은 문제해결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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