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IT를 보다] 성공하는 기업은 트랜스포머(Transformer)다! – 기업변신과 IBM

컴퓨터 업계에서 ‘공룡’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기업이 있었습니다. 바로 ‘IBM’이지요. IBM은 명실상부한 최고/최대의 컴퓨터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노트북 부문을 매각한 이후에는 솔루션 업체로 변신하여 다시금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세계 기업과 가정을 IBM의 로고로 물들였다면, 현재는B2B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업들은 시대 상황에 맞게 자신들의 모습을 끝없이 변화시키고 가다듬어 가며 자신의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세에 있을 때에는 여러 기업을 M&A하여 자신의 덩치를 키우고, 경영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는 구조조정 등을 하며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반복되는 기업의 변화모습을 ‘기업 변신’이라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 변신에 대한 내용을 IBM의 예시를 통해 알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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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째 IT업계를 호령하고 있는 IBM의 로고
먼저 제가 매우 좋아하는 영화 ‘트랜스포머’로 비유한 기업 변신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고, IBM에 대한 분석을 이어가겠습니다. 🙂




분석을 위한 Framework: 기업 변신(Transform)

 기업 변신의 정의

 먼저 기업 변신의 정의부터 알아보고 시작하겠습니다. Kottler는 기업변신을 “새롭고, 경쟁적인 시장환경에 대처하기 위하여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 기본적인 방식에서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기업 변신은 주로 경영 환경의 변화,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 기업의 성과 위기 등에 의해 촉발됩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가 있을 때 Rationalization과 Revitalization을 통하여 기업을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기업 변신입니다. (Rationalization과 Revitalization은 영어 그대로의 느낌이 더 와닿기 때문에 계속 영어로 사용하겠습니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이동을 할 때는 차량의 모습으로, 전투를 할 때는 로봇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각 상황에 최적화된 모습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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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움직이는 경영 환경의 변화는 기업 변신을 촉발합니다.- 출처: blog.miragestudio7.com -
기업 변신의 중요성

 제가 존경해 마지 않는 서울대학교 박철순 교수님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다른 기업에 비해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그 기업의 Core R & C (관련글: 10억보다 구글? – 구글과 KSF/R&C)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실만큼, 기업 변신의 중요성을 강조하습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기업변신이란 “기존의 조직 분위기를 조직원이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행위나 태도를 가질 수 있는 분위기로 바꾸어, 새로운 게임인 질에 의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업 변신 Process

 먼저 아래의 그림을 통해 기업 변신의 큰 그림을 보시고, Rationalization과 Revitalization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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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변신 Process
기업이 변신을 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프로세스를 거치게 됩니다. 그럼 이 과정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1. Reframing – 방향성 설정하기

 기업 변신의 첫번째 단계는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변신할지 뚜렷한 Vision을 설정하고 조직 내부의 에너지를 집중합니다. 또한, 시스템의 점검 등을 통해 변신을 위해 필요한 역량을 점검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Vision의 설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죠. Vision이 갖춰야 할 요건으로는 구체적일 것 / 기업의 전략적 의지를 내포할 것 / 다양한 이해집단의 기대를 우선 순위에 따라 반영할 것 /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독특한 것 등이 있습니다.

 2. Rationalization – 효율적인 조직 만들기

 이 단계에서는 Reframing 단계에서 모은 내부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기업의 역량을 강화합니다.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정리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는 경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적재적소에 자원을 조달하는 작업 /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조정 /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등을 거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원감축 및 여러 비용 절감 / 사업철수 및 매각 / 사업부제 도입 / 의사결정권한의 하부위임 등의 조치가 취해집니다. 따라서 Rationalization을 추진하는 동안에는 정리 해고를 둘러싼 갈등,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한 기업 규모의 축소가 계속적으로 일어납니다. 재도약을 위해 고통스럽고 씁쓸한 (sour)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 단계는 트랜스포머로 따지면 차량으로 변신해 이동을 하는 단계입니다. 부피를 줄이고 속도를 높여 효율적으로 원하는 위치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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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는 빠른 이동에 용이하도록 차량으로 변신합니다. 이동을 위한 Rationalization이죠.- 출처: http://www.sodahead.com -
3. Revitalization – 조직 키우기

 Rationalization이 계속된다면 직원들은 의욕을 잃게 될 것입니다. 조직은 Tight하게 운영할 수 있겠지만, 그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괴로운 시간일 뿐이죠. 따라서 기업은 구성원들이 느끼는 조직 분위기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 분위기의 반전은 Revitalization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더 높은 비전을 공유하고 구성원이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서로 협조하는 태도를 갖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사업부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죠. Rationalizaion을 위해서는 기업비전 제시 및 기업헌장 공표 / 비전과 헌장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한 최고경영자(CEO)의 사업부 방문과 개별 접촉 / 사업부장들의 정례모임 / 지역본사제와 같은 매트릭스조직(matrix structure)의 도입을 통한 각 사업부의 통합 등의 조치가 취해집니다. 이러한 조치가 이뤄진다면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며 이를 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달콤함(sweet)을 느끼게 됩니다.
  트랜스포머로 따지면 로봇으로 변신을 하는 단계입니다. 부피를 키우고 로봇을 이루는 각 부분이 효과적으로 배치되어 전투에 가장 용이한 사람 모양의 형태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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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를 위해 부피를 키우고 이에 적합한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전투를 위한 Revitalizaion입니다.- 출처: sodahead.com -
Rationalization과 Revitalization은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선순환 고리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순환 고리에 들어선 기업은 시장의 상황에 맞게 기업을 변신시켜,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것입니다.
 기업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씁쓸함(Sour)과 달콤함(Sweet)을 반복적으로 경험합니다. 박철순 교수님은 이러한 과정을 ‘Cooking Sweet and Sour‘이라는 말로 표현하셨습니다. 참으로 재미있고 직관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

 4. Renewal – 조직 구성원 재창조

 기업은 사람으로 구성됩니다. 이 말은 기업 내부의 구성원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기업 변신이 껍데기만 바뀐 모습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기업 변신의 마지막으로 Renewal 단계가 필요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기업 변신에 대한 리더와 경영진의 의지와 방향이 기업의 말단 직원에게까지 전달되어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기업 변신의 대표적인 사례인 IBM에 대해 분석해 보겠습니다.


IBM의 기업 변신

컴퓨터 공룡기업 IBM

 누구나 알고 있듯이, IBM은 세계 최고의 컴퓨터 기업이었습니다. 저가 컴퓨터를 보급을 시작으로 애플을 제치고 PC시장의 선도자가 되어, 그 자리를 내놓은 적이 없었지요. 포츈지가 4년 연속으로 초우량 기업 1위로 선정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 규모와 위력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컴퓨터 = IBM이라는 공식을 떠올릴 정도였습니다.

 IBM에 찾아온 위기

 위와 같이 화려한 과거를 보냈던 IBM에게도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세계를 장악한 IBM은 영원한 컴퓨터 제국의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지만, 80년대 중반 이후에 급격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해진 조직은 기동성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급변하는 세계 시장을 읽지 못했습니다. 변화를 거부하는 나태한 움직임은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했고, 컴팩/HP/델 등의 후발 주자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MS와 독립적인 행보를 걷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지만, MS의 제품에 밀려 오히려 큰 손해만 입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거듭되는 악재는 경영 악화와 생산성 하락 등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92년에는 49억 7,000만 달러의 손실이 날 정도였으니, 얼마나 심각한 경영난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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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중후반~90년대 초반까지 IBM은 심각한 위기 상황을 겪었습니다
Reframing & Rationalization

 이렇게 찾아온 IBM의 위기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하기 시작한 것은 루이스 거스너 CEO가 93년에 취임한 다음부터 입니다. 그는 제과 업체의 CEO였지만, IBM의 운명을 양 손에 쥐고 IT 업계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CEO로 취임하면서 부터 대규모의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을 단행하였습니다. 일명 ‘기업의 살빼기’에 돌입한 것이지요. 쓸데 없이 커진 기업의 규모를 축소해 비용을 감축하는 일을 단행했던 것입니다. 그는 구조조정과 더불어 다양한 부문들을 통합해 간소화했습니다. 몸집이 비대해져 빠른 의사결정이 불가능 했던 조직 구조를 바꿔나간 것이죠.
 뿐만 아니라 IBM의 주력 사업군이었던 제품 생산업을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용이 높고 마진율이 떨어지는 생산업 대신, 비용이 적고 마진율이 높은 서비스업을 주력으로 삼기 시작한 것입니다.
 IBM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씁쓸한(Sour)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인해 사내 분위기도 좋지 않았을 것이고, 주력 사업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도 큰 마찰이 있었습니다. 그야 말로 뼈를 깍는 고통을 견뎌낸 것입니다. 그 결과, IBM은 97년에 모든 사업이 흑자로 전환했고, 무려 80억 달러에 이르는 순이익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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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을 기사회생 시킨 위대한 CEO 루이스 거스너. - 출처: www.hkbusiness.com-
루이스 거스너 CEO 이후에 취임한 팔미사노 CEO도 Rationalization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PC사업부를 중국 레노버에 매각했고 프린터 사업도 분리해 버린 것입니다. 그는 “IBM은 더 이상 컴퓨터 회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생산업의 비중을 더욱더 낮췄습니다.

 Revitalization

 앞서 얘기했듯이 기업 변신은 Rationalization과 Revitalization이 선순환 고리를 이루며 반복되어야 합니다. IBM의 경우, 위기 상황을 극복해 서비스업의 비중을 높인 후 Revitalization을 단행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PwC 컨설팅 사업 부문을 35억달러에 인수한 사건입니다. 이를 통해 IBM을 세계 최대의 컨설팅 회사 중 하나로 탈바꿈해 놓은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자산관리 업체인 아이소곤 등의 회사를 인수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업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Rationalization을 통해 다진 내실과 역량을 바탕으로 규모를 키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나가기로 한 것이죠.
 이러한 Reviatlization의 결과, IBM은 전략수립 컨설팅, 업무 프로세스 개선, IT 솔루션 개발 및 구축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토탈 서비스 제공 업체가 되었습니다. 하드웨어 사업 비중은 25% 선으로 낮추고, IT 서비스 사업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변화한 것입니다.
 이처럼 성공적인 변신을 이룩한 IBM의 순익은 팔미사노 회장이 취임한 이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를 참고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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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수익의 증가를 보이고 있는 IBM. - 출처: www.theregister.co.uk-
Renewal
 
 이처럼 성공적인 IBM의 변화 안에서는 큰 마찰이 있었습니다. 수십년간 해오던 생산업의 비중을 줄이고, 서비스업으로 변신한다고 얘기를 했을 때에는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IBM가 제조업을 주력으로 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IBM 내부구성원들 스스로도 IBM이 솔루션 업체, IT 컨설팅 업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IBM은 Renewal 단계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기업 혁신의 상징이 된 I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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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기업 변신만이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합니다. - 출처 www.businessdevelopmentweb.com-
시대가 지나면 시장은 변화합니다. 소비자의 입맛도 계속적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기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실제로 수많은 기업들이 시장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스러져 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십년간 IT 산업의 공룡으로 남아 있는 IBM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시장과 시류가 변화할 때, 그러한 환경에 맞게 변화하는 기업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살아 남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 기업에서 솔루션/컨설팅 업체로 거듭난 IBM은 기업 혁신의 상징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들의 기업 혁신은 오늘날 많은 IT 기업에게 큰 감흥을 주고 있습니다.

글 : 박재욱
출처 : http://blog.vcnc.co.kr/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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