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危機)와 관리(管理)라는 마을의 호랑이 우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산 하나를 양 옆에 두고 ‘위기(危機)’라는 마을과 ‘관리(管理)’라는 마을이 있었다. 두 마을 사람들 모두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위기(危機)’ 마을에 야생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랑이는 마을 사람 여럿을 물어 죽이고, 가축들을 먹어 치우곤 사라져 버렸다. 마을에서 가장 연세 많으신 이장은 벌벌 떨면서 호랑이가 떠나간 뒤 마을 사람들을 모아 대책을 마련했다.

그 다음날 ‘관리(管理)’ 마을에도 호랑이가 나타났다. ‘위기(危機)’ 마을과 같이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호랑이는 마을사람들을 해치며 맘껏 배를 채우고 사라졌다. ‘관리(管理)’ 마을 이장도 겁에 질린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Source : http://goo.gl/D8Sh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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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危機)’ 마을 사람들과 이장은 머리를 모아 고민 했다. “어떻게 호랑이에게 물려가지 않을 수 있을까?” 결국 마을사람들과 이장은 묘수를 냈다. 평생 호랑이를 잡으러 다니던 호랑이 사냥꾼을 불렀던 것이다. 호랑이 사냥꾼은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놓고 호랑이 그림을 보여 주었다.

“호랑이란 짐승은 길이가 6척에 이르고, 이빨이 날카로워 한번 물리면 여러분의 숨통을 끊고 뼈를 부러뜨릴 것이오. 호랑이가 나타나면 집에 꼼짝 말고 숨어 계시오. 재수 없으면 잡혀 먹소…” 재미있지만 무서운 이야기를 오랫동안 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장은 쌀 두 되를 호랑이 사냥꾼에게 퍼주어 보낸 뒤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자, 이제 호랑이를 우리가 경계해야 하겠다. 다시는 어제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자. 그러면 모두 집으로 들어가 생활하자”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장과 마을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대책을 이야기했다. 그 결과 다음날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을 모두 힘을 모아 마을 주변에 돌담과 가시나무 덩굴담을 쌓기 시작했다. 마을 청년들에게 활과 화살들을 만들어 나누어 주며 호랑이 잡는 법을 훈련시켰다. 밤마다 조를 짜서 마을 어른들이 횃불을 들고 순시를 돌기로 했다. 크게 짖는 사나운 개들을 장에서 사와 열 댓 마리를 마을 주변에 묶어 놓았다. 마을 아낙네들과 어린이들은 밭을 매다 호랑이를 멀리서 발견하면 마을에 알릴 수 있도록 호루라기를 만들어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쑥향과 모닥불들도 마을 군데 군데 펴 놓아 호랑이 접근을 막는 공사들을 했다.

몇 주가 지나 모든 것들이 완성되자 ‘관리(管理)’ 마을 이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 우리가 다시 호랑이에게 당하지 않도록 여러 준비를 했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경계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호랑이는 당장이라도 다시 내려 올 것이다. 정해진 바에 따라 훈련하고 보고하고 경계하도록 하자”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이렇게 ‘위기(危機)’ 마을과 ‘관리(管理)’ 마을의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한국의 정부조직과 공공조직 그리고 기업들은 이 두 타입 중 어떤 마을의 타입이 많을까? 그들은 스스로 호랑이로 인한 비극이 다시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까? 정말 그렇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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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뇌졸중에 걸린 것과 같아요. 며칠 동안 혼수상태였다가 깨어난 것이거든요. 이 상황에서 두 가지 유형의 기업이 나와요. 첫째 유형은 전문가를 불러 위기관리에 대한 강의를 들어요. 그것으로 끝이죠. 두 번째 유형은 ‘수술’을 합니다. 뇌를 열어 혈전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거죠. 컨설턴트와 외부 전문가를 동원해 조직 전반을 점검하는 거죠. 한국 기업 99.9%가 강의를 선택합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는 거죠. [좌담 기사 중]

글 : 정용민
출처 : http://goo.gl/0sWJN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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