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안좋은 상급자, 피하는 게 답?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온스(Robert Zajonc)는 타인의 얼굴, 모르는 글자를 반복해서 보는 것이 나의 인식,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피실험자에게 여러 얼굴을 반복해 보여주며 어찌 반응하나 관찰한 결과, 그들은 한 번이라도 더 본 얼굴에 편안함을 느꼈다.”
“대중들이 사전정보 없이, 인상을 평가하거나 선호를 표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많이 봤느냐 하는 것이다.”

로버트 자이온스의 연구는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반복과 호감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실험을 통해 확증한 것이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자주 만나 대화하라.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상관과 함께 있는 공간이 지옥 같다’고 호소하는 이들 몇을 만나 상담했다. 그들은 상관이 너무나도 싫어 안 보고 안 떠올리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내가 ‘싫은 건 싫다, 틀린 건 틀렸다고 당당히 말을 하라’고 조언하자 그들은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렇다면 ‘만나고 대화하여 관계를 개선하라’고 조언했지만 “괜히 접촉하여 스트레스 받느니 없는 셈치고 무시하겠다”고 대답했다.

‘나를 괴롭히는 악마 같은 상급자’, ‘직장을 지옥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상관’은 수많은 직장인들이 겪는 보편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환경과 겪는 고통이 대단히 특수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특별한 조언, 대단한 해법을 찾아 돌아다니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의 상징 에펠탑, 처음에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았다. 정이 들었을 뿐..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필자는 확실하게 조언해줄 수 있다. 당신이 겪는 고통과 하는 고민은 조직이 생긴 이래 수많은 직장인이 겪고 해온 보편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에 맞는 해법도 실은 보편적이다. 뻔한 것 같은 단순한 조언이 진실인 경우가 많다. 바로 다음과 같은 것이다.

“상대와 자주 접촉하라.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대화를 하라.”

로버트 자이온스는 이를 ‘단순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 불렀다. 관계를 개선하는 평범한 해법이며 동시에 악마 같은 상급자를 내 편으로 만들고 지옥 같던 직장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진실한 조언이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