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차릴필요 없다” 키친 공유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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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프로젝트 김기웅 대표는 국내 도시락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만을 믿고 회사를 나와 도시락 매장을 차린다. 일본의 장기 불황 속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 대체식(Home  Meal Replacement)인 도시락 시장만은 고도성장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창업을 부추기는데 한몫했다.  또 증권사 트레이더로 7년 동안 책상에서 점심을 해결한 그에게 왠지 도시락 사업은 한번 해볼 만한 사업처럼 느껴졌다.

외식업 창업 경험은 전무했지만 김 대표가 운영한 8평 남짓한 도시락 배달 업체는 월 매출이 4천만 원씩 나올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업이익률은 생각보다 낮았다.

“열심히 하는 데 갈수록 이익이 떨어졌어요. 매출은 잘 나오는데 이익은 없으니 진짜 내가 못해서 그런가 싶었죠. 너무 어려웠어요. 사업을 접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죠 ”

사업을 접는 대신 김 대표는 원인분석에 나선다. 이를 통해 본인의 능력 부족이라기보다는 시장 자체에 산재해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얻는다.

“외식업은 경쟁이 너무 심해요. 국내에 식당이 70만 개가 넘어요. 인구수로 나누면 정말 많은 거죠.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창업을 하는데 이렇다 보니 경쟁이 너무 심한 거예요. 식재료 원가, 인건비, 임대료는 늘 올라가는 구조인데 경쟁이 치열하니 비싸게도 팔 수 없는 상황인 거죠.”

고정비로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지 않고는 답이 없었다. 특히 배달 인력에 들어가는 고정비가 만만치 않았다. 배달 인력은 가장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활용도가 크지 않았다. 매장 돌아가는 것을 따져보니 하루 매출의 60%가 점심시간에만 발생했다. 점심시간 외에는 배달인력은 놀고 있는 셈인데 배달기사 인건비는 계속해서 오르니 영업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던 것.

고정비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던 김 대표는 주변 식당들과 배달직원을 공유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주변 식당과 공간을 함께 꾸려 배달 채널을 한 곳으로 모으고, 식자재도 공동으로 구매한다면 비용을 확실히 줄일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주변 식당 사장님들도 모두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배달 인력 공유에 대한 필요성, 비용 절감을 위한 공동 구매 등에는 크게 공감했지만 실제로 식당 운영방식을 바꾸려는 분들은 없었죠.” 이미 자신만의 방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기존 업체와는 협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 새로 시작하는 업체와 공간을 함께 하기에는 초기비용 부담이 너무 컸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것이 바로 미국의 키친 인큐베이터. 미국은 이미 김 대표가 꿈꾸던 키친 공유 모델이 존재했다. 미국 유명 푸드인큐베이터인 유니온키친에 연락해 무작정 찾아갔다. 이후 미국의 키친 인큐베이터의 모델을 본떠 2016년 국내 최초 키친 인큐베이터 위쿡을 설립한다.

강남구 대치동에 50~60평 규모의 공유 키친 공간을 마련한 김 대표는 내부 직원들과 함께 직접 식당 브랜드 6개를 키우기 시작한다. 직접 인큐베이팅 한 일본 라면집 ‘초면’도 올 초 매장 오픈에 성공했다.  초면은 위쿡이 인큐베이팅한 첫 번째 졸업생으로 위쿡이 메뉴선정부터 브랜딩, 푸드스타일링 그리고 매장 오픈까지 식당 창업에 관련된 일련의 과정에 모두 함께 참여했다. 초면은 현재 롯데마트 구리점에 입점해있다. 위쿡은 지난해 롯데 액셀러레이터 2기에 선발된 후 롯데와 지속적인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위쿡의 공유키친은 월 단위 멤버십으로 운영된다. 멤버십 종류는 쉐어키친과 프라이빗키친 두 가지. 쉐어키친은 지정된 자리의 주방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고  프라이빗키친은사업자를 내고 음식을 판매할 수 있는 개인 주방으로  소규모 창업이 가능한 서비스다.

멤버십으로 가입한 개인 또는 팀은 공유 주방, 판매 채널, 공동 물류 등 위쿡이 제공하는 공유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으며 위쿡 직원들이 제공하는 브랜딩, 마케팅, 홍보, 위생 교육 등 컨설팅 서비스도 받게 된다.

위쿡이 운영하는 서울창업허브 3층 키친인큐베이팅 공간. 정식 오픈은 7월 초로 예정돼있다.

위쿡은 외식업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린 스타트업 방식을 적용해 빠르게 외식업 창업을 경험하게 한다. 비용을 크게 들여 매장을 내지 않고도 공간 공유라는 개념을 통해 누구든 외식업 창업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창업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기보다는 창업 실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현재 위쿡은 마포구 공덕에 위치한 서울창업허브 3층에 키친인큐베이터 운영사로 선정돼 외식업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모집은 수시로 진행되며 선발된 팀들은 위쿡 멤버십과 동일한 혜택을 3개월간 받을 수 있다.

“이제 식당을 하기 위해 매장을 낼 필요가 없다고 봐요. 꼭 비용을 많이 들여서 매장을 내지 않아도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거죠. 혼자 해서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형태인데 그렇게 하려면 공유주방이 필요해요.생산할 만큼만 사용하고, 판매할 수 있다면 식당을 차리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아요. 저희가 하는 일은 단순히외식업 창업을 돕는 것이 아니라 푸드메이커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하고 싶어요. 누구나 푸드메이커가 될 수 있죠.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인프라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About Author

주승호 기자
/ choos3@venturesquare.net

그 누구보다 스타트업 전문가이고 싶은 스타트업 꿈나무. 캐나다 McMaster Univ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경제지, 영자지를 거쳐 벤처스퀘어에서 3년째 스타트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났을 때 가장 설렙니다. 스타트업에게 유용한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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