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양성기관 CEO의 조언 “스타트업을 하려면…”

더패밀리(TheFamily)는 지난 2013년 설립된 프랑스 스타트업 양성 기관이다. 이곳은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 기관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한다. CEO이자 설립자인 알리스 쟈규히(Alice Zagury)는 프랑스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인물. 그녀의 말에 따르면 더패밀리는 들어오는 것보다 살아남는 게 더 어려운 곳이다. 오직 성장만을 위해 미친 듯이 일을 해야 하며 시장 반응이 없으면 팀을 포기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단호하면서도 자신만만한 그녀가 미래의 마크 주커버그를 꿈꾸는 창업자에게 남긴 조언은 어떤 것일까.

◇ 적당히 하려면 스타트업 하지 마라=창업은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100% 자신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적당히 해서도 안 된다. 구체적인 목표를 계획해야 한다. 가령 몇 개월 후 유저 수 몇 명을 달성하지 못하면 그만 두겠다는 식의 목표 말이다. 스타트업이라는 모험은 무엇보다 강력한 개인의 모험이기도 하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걸 알면서도 성공을 이루려고 모든 걸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라틴 국가에선 0 아니면 1, 맞거나 틀리거나 혹은 흑과 백 같은 이분법보다는 뉘앙스와 타협, 미묘함을 중시한다. 학교에서 정반합 사고 방식을 배웠기 때문이다. 반면 앵글로색슨 문화권에선 명제 하나만을 주장하는 교육을 받기 때문에 이분법에 익숙하다.

스타트업을 할 때에는 바로 이런 이분법적 사고를 갖추는 게 필수적이다. 그래야 가설의 논리를 맞추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시장에 맞는 솔루션을 찾아나가기 위해 한걸음씩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실패를 실패 자체로 보기보다 다른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테스트로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는 스타트업과 진정한 성공을 거두는 스타트업의 차이는 뭘까. 바로 성장에 대한 편집광인가 아닌가에 있다. 이는 바로 서비스의 작은 혁신을 업계 표준으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이다.

또 스타트업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하는 편이 낫다. 서로 상호 보완적 역량을 지닌 코파운더가 함께 해야 한다. 코파운더를 구하는 건 배우자를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매일같이 만나 모든 걸 다 털어놓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서로 함께 하는 게 좋은 사람들이어야 한다. 아직 코파운더를 찾지 못한 상태라면 일단 시작하라. 때가 되면 만나게 될 것이다.

◇ 가능한 한 빨리 시장에 내놔라=인터넷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보 덕에 누구나 시간을 투자하기만 한다면 창업자가 될 수 있다. 마케팅이나 코딩 등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창업을 결심하고 처음부터 복잡한 플랫폼을 만들어 선보이기 전에 페이스북 그룹 등으로 대체해 시장과 먼저 만날 수도 있다. 브뤼셀에 위치한 스타트업인 메뉴 넥스트 도어(Medu Next Door)도 좋은 예 가운데 하나다. 이웃집 식사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이 서비스는 서비스 3개월도 채 안 됐지만 매주 8,000건에 이르는 주문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제품을 내놓기 전부터 스타트업이 제안하는 가치를 테스트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으로 서비스를 설명하는 영상 같은 걸 생각해볼 수 있다. 드롭박스도 이렇게 출발했다. 드롭박스 창업자들은 자신들의 제품의 이상적인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어 잠재고객으로부터 엄청난 니즈를 발견했다. 이를 통해 자금 조달에 성공해 실제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출시 전부터 제품이 시장에 부합하는지 알아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례다.

한편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확장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20분 만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단말기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이브(save.co)의 예를 들어보면 창업 초 설립자는 파리에 휴대폰 수리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새로운 매장 오픈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며 찾아왔다. 비즈니스 모델에 임대료라는 장벽이 확장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결국 매장을 버리고 부스 형태로 쇼핑몰 등에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2014년 7월 처음 부스 3개를 설치한 걸 시작으로 지금은 프랑스 전역에 90개를 확보했고 스웨덴과 영국, 스페인에 진출하고 있다.

그녀는 더패밀 리가 스타트업을 선별할 때 분야를 따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트렌드라는 게 존재한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지만 이보다는 특정 문제에 열정을 가진 팀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알리스 자규히의 말에 따르면 더패밀리는 해당 문제를 직접 겪었고 직접 해결하려는 창업자를 좋아한다고 한다.

물론 해외에 이미 존재하는 스타트업을 카피하려는 팀도 마다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더 탁월하게 해내리라는 열정이 있다면 말이다. 창업에 있어 진짜 중요한 건 아이디어보다 이를 실제로 실현시킬 수 있는 실행력이라는 것이다.

이 글 통역번역대학원 출신 전문 번역사로 이뤄진 번역 스타트업 바벨탑이 조사, 번역한 것이다. 번역본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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