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육과 게임의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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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vanished.mit.edu
게임은 가만히 보면 과학과 비슷한 점이 많다. 기본적으로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서 탐험을 하고, 사람들과 협업을 하며, 어떤 가정을 세우고 이를 테스트하며, 실패를 통해서 배운다. 그래서일까, 최근 MIT에서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서 스미소니언 연구소와 함께 새로운 과학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NSF에서는 많은 연구를 통해서 과학교육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일반인들의 과학에 대한 지식은 대체로 교실이 아닌 교실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NSF에서 만든 프로그램이 “비정규과학교육(Informal Science Education)” 프로그램이다. MIT에서는 Scot Osterweil 의 팀이 연구에 참여하면서 2009년부터 제작한 Vanished라는 게임을 내놓았다. 이 게임은 현재 5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플레이를 하고 있으며, 하루 포럼에 올라오는 포스트의 수가 4천 개에 이르는 매우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되었다

이 게임은 지속적으로 오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2개월 정도 활동에 들어갔다가 아래와 같은 새로운 미션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휴지기에 들어갔다가 다시 오픈되기를 반복한다. 휴지기 동안 학생들은 적당한 공부를 자발적으로 한 뒤에 과학자들과 비디오 채팅을 하기도 하고, 실제 게임이 시작되면 스미소니언과 연계된 17개 박물관을 직접 찾아서 강의를 듣거나 게임의 진척상황에 대한 증거를 찾는다.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과제는 미래에 사는 사람이 현재의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형태를 띠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떤 이벤트가 우리와 너희들의 시대 사이의 문명의 역사적 기록을 사라지게 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하여 학생들은 숨겨진 메시지들 사이에 있는 증거들을 찾고, 실제 조사를 통해 미래에서 온 사람들에게 지구의 현 상황이나 생물 종들의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추가적인 대화와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이런 게임을 통해서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기술을 가지게 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과학적인 탐구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게임의 목적은 학생들이 과학을 일종의 미스테리나 발견의 과정으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과학을 재미가 없고, 자신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특히 게임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단순히 맞는 답을 온라인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연관된 과학자들과 비디오 채팅을 하고, 박물관에 찾아가서 해당되는 증거를 찾는 작업을 통해 훨씬 생동감있고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또 하나의 장점이다.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미래의 온라인 과학교육 도구를 만드는데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얼마나 성과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평가지표도 같이 만들었다고 한다. 과거의 천편일률적인 지식을 알아보는 평가가 아니라, 게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가상의 토론 등을 통해서 다각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선생님들이나 부모들이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자신들의 힘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지 않을까?

아울러 MIT의 실험적인 시도가 과학교육에 좋은 사례로 남게 되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에도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
 

참고자료:
MIT Vanished Project 홈페이지
Learning science through gaming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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