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EA 효과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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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2014년 광명에 정식으로 문을 열 것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가구업체 IKEA와 관련한 뉴스가 국내의 주요 가구업체들의 주가를 휘청거리게 만들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영업도 시작하지 않은 곳임에도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는 IKEA는 단순히 가구업체라는 범위를 넘어서, 체험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와 시장을 보여준 대표적인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IKEA가 일으킨 이와 같은 새로운 변화를 혹자는 “IKEA 효과”라고도 하는데, 단순히 제품으로 바라보면서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국내의 가구업체들이나, 현재 제조업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대기업들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이 바로 “IKEA 효과”이다.
 
IKEA 효과는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만들거나 창조한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것을 만들더라도 훨씬 높은 가치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행동심리학자로 유명한 댄 애리얼리 교수 등은 최근 소비자심리학저널(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 효과를 과학적으로 실험을 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굳이 실험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런 효과가 있다는 것은 비즈니스 사례를 통해서도 몇 차례 알려지기도 하였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50년 대에 소개된 즉석 케이크 믹스 제품이었다. 당시 주부들의 일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간단한 케이크 제조방식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던 이 제품은, 의외로 주부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여기에 레서피를 변경하여 계란을 추가해서 케이크를 만드는 방식으로 바꾼 제품을 내놓자 잘 팔리기 시작하였다. 이는 케이크를 만든다는 주부들의 일을 지나치게 하찮게 만들기 보다는 자신들이 약간의 신경을 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줌으로써 케이크를 만드는 즐거움을 유지시켜준 것이 중요한 성공 포인트로 지적되었다.
 
IKEA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지나치게 복잡한 작업은 하지 않지만, 자신의 가구를 자신이 직접 만든다는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부품화와 간단한 조립방식을 도입하여 크게 성공을 거둔다. IKEA의 가구들은 박스 단위로 판매된다. 어떤 것들은 굉장히 복잡한 조립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필자도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살 때 아이들의 미끄럼틀이 있는 2층 침대를 조립하는데 하루 종일 시간을 투입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일단 완성이 되면 그 만족도도 그만큼 크다. 일반적인 시장에서의 제품과 관련한 관점에서 본다면 제품을 만든 IKEA는 덜된 제품을 내놓은 것이고, 실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의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하므로 원래 가격보다 월등히 비싼 소비를 하는 셈이지만, 되려 이렇게 만드는 과정이 “만드는 즐거움”이라는 경험가치로 치환이 되면서 “제품+경험”이라는 훨씬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IKEA 효과를 실험으로 증명하기 위해서, 댄 애리얼리 교수 연구팀은 3가지 조건에서 실제 IKEA 제품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였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IKEA의 조립해서 완성할 수 있는 박스를 보거나 조립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후에 자신이 본 제품 또는 조립한 제품에 대한 가치를 매기도록 하였다. 결과는 자신이 직접 조립한 경우에 가치를 평균 62% 정도 높게 적어내었다. 또한, 전문가가 조립해서 만들어 놓은 것보다 자신이 직접 조립한 것을 선호한다고 답변하였다. 두 번째 실험은 첫 번째 실험에서 사용한 것과 유사한 방식인데, IKEA 박스가 아니라 크레인과 개구리 모양의 종이접기를 하였다. 이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종이를 접은 경우에 전문가가 만든 것에 비해 460%나 높은 가격을 적어내었다. 완성도로 본다면 전문가가 만든 것이 더 나았지만 사람들은 그것에 상관하지 않은 것이다. 세 번째 실험은 참가자들에게 10~12조각의 간단한 레고를 가지고 두 사람이 쌍을 이루어서 자신과 자신의 파트너의 작품의 가치를 정하도록 하였다. 이 때에도 미리 완성된 레고와 자신이 만든 레고, 그리고 일단 만들고 이를 다시 분해한 세 가지 옵션이 주어졌다. 참여자들은 모두 자신이 만든 레고 세트를 파트너가 만든 것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이 직접 제작한 것을 기존의 다른 실험과 마찬가지로 미리 만들어진 것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였지만, 만들고 나서 다시 분해한 세트도 만들어져 있는 것보다는 약간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물론 자신이 작업해서 완성한 것에 대한 가치를 가장 높게 생각하였다. 네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IKEA 박스를 다시 만들도록 하였다. 이번에는 절반 정도에게 작업을 중간 정도에서 중단하도록 했다. 이 경우 참여자들은 완성된 것에 비해서 만들다가 만 것의 가치를 낮게 쳐 주었다.
 
이런 실험들은 우리들이 추상적으로 알고 있는 경험과 자신이 직접 조립을 하고,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의 가치에 대해 보다 실체적인 증거를 보여준다. 아마도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단순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 이런 IKEA 효과와 그와 연관된 가치는 상당한 차이가 날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의 단순한 시장경제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고, 창조적 경험이 포함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자료:
Norton, M., Mochon, D., & Ariely, D. (2011). The IKEA effect: When labor leads to love,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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