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해야 하는 이유 (Why to Not Not Start a Startup)

이 에세이는 Y Combinator의 창립자 Paul Graham의 에세이를 번역한 글입니다 (원문보기)

2007년 3월

(이 에세이는 ‘2007 스타트업 스쿨’ 과 버클리 CSUA (Computer Science Undergraduate Association)에서의 대담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성공 확률’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만큼 Y Combinator를 해왔다. 2005년 여름, 우리의 첫 번째 그룹은 총 8곳의 스타트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8곳 중, 지금 살펴보건대 최소 4곳은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8곳 중 3곳은 인수됐다. Infogami는 Reddit과 합병해서 Reddit으로 바뀌었고, 세 번째는 아직 밝힐 수 없는 기업에 인수되었다. 첫 번째 그룹 중 다른 하나는 Loopt인데, 현재 너무 잘하고 있어서 그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10분 안에 팔릴 수 있다. (역자 주: Loopt는 2012년 3월에 Green Dot Corporation이 인수했다.)

Source: http://goo.gl/BM1JO
Source: http://goo.gl/BM1JO

2년도 안 되는 사이 2005년 여름의 첫 창업자 그룹 중 약 절반은 적어도 그들 기준으로 이제 부자다. (당신이 부자가 되고 나면 부자에도 많은 등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우리의 성공 확률이 50% 선을 유지할지 아직 예측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첫 번째 그룹이 이례적인 경우일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성공확률로 자주 인용, 반복되는 (그리고 아마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는) 기준값인 10%보다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25% 정도라고는 말할 수 있다.

실패한 창업자들도 몹시 나쁜 시간을 보낸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첫 번째 그룹의 8개 스타트업 중, 3곳은 현시점에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두 곳은 창업자가 여름이 끝나갈 무렵 다른 일을 시작했다. 나는 그들이 경험한 것에서 트라우마가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라우마가 남았을 만한 실패에 가장 가까운 경우는 Kiko였다. Kiko의 창업자들은 스타트업에서 약 1년간 계속해서 일했지만 구글 캘린더에게 박살이 났다. 하지만 그들은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이베이에서 25만 달러에 자기들의 소프트웨어를 팔았다. 엔젤투자자에게 돈을 갚고 나서 그들은 각각 1년 치 연봉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었다. [1] 그러고 나서 그들은 바로 Justin.TV 라는 새롭고 훨씬 더 흥미진진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자 이제 좀 더 놀라운 통계치를 알려주겠다. 첫 번째 그룹에서 끔찍한 경험을 한 비율은 0%이다. 그 들은 다른 모든 스타트업과 동일하게 부침을 겪었지만 그들의 경험을 일반적인 직업 (좁은 칸막이에서 일하는 직업)과 맞바꾸려고 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이 확률은 이례적인 것이 아닐 것이다. ‘장기 성공 확률’이 뭐가 되든 간에 평범한 직업을 갖을걸 그랬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0% 수준일 것으로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큰 미스테리는 “왜 더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는가”이다. 스타트업을 한 사람중 거의 대부분이 평범한 직업보다 스타트업을 선호했고, 유의미한 비율로 그 사람들이 부자가 됐다고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이걸 하고 싶어 해야 할 텐데 왜 안 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펀딩 사이클마다 수천 개의 지원서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고작 몇백 건에 불과하다. 왜 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는 것일까? 이 세계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이 미친 듯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스타트업을 시작할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 수에 비해서 스타트업의 숫자는 적다. 거의 대다수의 프로그래머들은 여전히 대학교에서 좁은 칸막이에서 일하게 되며 (평범한 직업) 거기 계속 머물러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대체 왜 이럴까? 내가 답해줄 수 있다. Y Combinator는 벤처투자 프로세스 중 가장 앞단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창업하는데 확신이 없는 사람들의 심리에 관해서 우리가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전문가일 것이다.

확신이 없거나 자신이 없는 것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할지를 고민하면서 도약할까 말까 주저하고 있는 해커라면 당신은 지극히 정상이다. Google을 시작하기 전 Larry와 Sergey도 똑같이 느낀 것 같고, Yahoo를 시작하기 전 Jerry와 Filo 도 그랬다. 사실,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은 매우 열성적인 비지니스맨 보다는 확신 없는 해커들이 시작한 스타트업일 것이라는 게 내 추측이다.

사실 우리는 이런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있다. 우리가 인큐베이팅 했던 스타트업중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중 다수가 가장 마지막 순간에서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나중에 우리한테 말해줬다. 일부는 데드라인 몇 시간 전에서야 결정했다.

불확실성을 대하는 방법은 바로 불확실성의 구성요소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무언가 하기를 주저하고 있는 사람 중 대부분의 머릿속에는 대략 8개의 다른 이유들이 얽혀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8개 중 뭐가 가장 큰지는 모르고 있다. 일부는 그럴만한 근거가 있지만, 일부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각각의 상대적인 비율을 모른다면 전체적인 불확실성이 근거 있는 불확실성인지 그렇지 않은 불확실성인지 알 수 없다.

따라서 나는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을 주저함”, 이것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요소를 열거할 것이다. 그리고 구성요소 중 무엇이 진짜인지 설명하겠다. 장차 창업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이 리스트를 본인의 태도, 생각을 검증하는 체크리스트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자기확신을 키우는 것이 내 목적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자신감 키우기 프로그램들과는 두 가지 다른 점이 있다. 하나는 나는 정직해야 할 동기가 명확하다. 자신감 키우기 업계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이 책을 사거나,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말해주는’ 세미나의 참가비를 내는 순간 그들의 목적을 달성한다. 그런 사람들과는 달리 내 경우, 스타트업을 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한테 스타트업을 시작하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면 나 스스로 내 삶을 더 나쁘게 만드는 셈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Y Combinator에 지원하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면 내 일만 많아진다. 내가 모든 지원서를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다른 점은 접근 방법에 있다. 나는 낙관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방식을 취할 것이다. 당신에게 “힘내! 당신은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기보다는 당신이 안 하는 모든 이유를 고려한 뒤 대부분(전부는 아니다)이 무시해도 상관없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첫 번째 항목은 모든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있는 것에 관한 내용이다.

1. 너무 어리다. (Too Young)

많은 수의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는 자신들이 너무 어리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우 맞는 말이다. 전 세계 인구의 나이 중간값은 27이다. 따라서 인구의 1/3은 자신이 어리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너무 어리다”는 게 무엇인가? Y Combinator의 목표 중 하나는 스타트업 창업자 나이의 하한값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벤처투자자들은 이 부분에서 항상 보수적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젊은 대학원생, 심지어는 대학생들을 투자해야 할 텐데, 그들은 대학교수에 투자를 하려고 한다.

나이의 하한값이 어디인지 정의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실제 하한값이 얼마인가 보다는 그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점이었다. 나이의 경계값은 16세까지 내려갈 수 있다. 그런데, 18세보다 어린 사람은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18세보다 어린 경우 법적으로 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투자한 창업자 중 가장 성공적인 창업자인 Sam Altman은 창업 당시 19세였다.

하지만 Sam Altman은 예외적인 경우이다. 그가 19세였을 때 그 사람 안에는 40살 먹은 사람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안에 12세가 들어있는 19세들도 있다.

특정 연령을 넘은 사람들을 지칭하는 ‘어른’이란 별도의 단어가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모든 사람들은 결국 언젠가 ‘문턱’을 넘어서 어른이 된다. 그리고 이 문턱은 일반적으로 21세에 넘는 걸로 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에 따라 아주 다양한 나이에 이 문턱을 넘어선다. 당신 몇 살인지와 상관없이 이 문턱을 넘어섰다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충분히 나이이다.

이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른’들이 사용하는 몇 가지 테스트가 있다. 나는 실제로 Sam Altman을 만난 다음에야 이러한 테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실제 나이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과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뒤에 내가 무엇을 측정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무엇이 Sam Altman을 실제 나이보다 성숙해 보이게 했을까?

‘어른’들이 사용하는 테스트 중 하나는 당신에게 ‘어린아이 반응’이 남아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당신이 어렸을 때, 누군가 당신보고 힘든 것을 하라고 하면 울면서 “못해!”라고 어른에게 말하면 아마도 당신을 그냥 봐줬을 것이다. 아이의 경우 “난 그냥 아이예요” 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힘든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어른의 경우, 정의에 따르면, ‘어린아이 반응’을 하면 안 된다. 물론 여전히 이런 반응을 보이는 어른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 그 어른은 무자비하게 내쳐진다.

어른인지를 알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어려움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면 된다. 아직 어른이 아닌 경우, 어른으로부터의 도전에 대해 상대가 우월하다고 인지하는 반응을 보인다. 만약 어떤 어른이 “그건 멍청한 아이디어야”라고 말하면 어린애는 강아지처럼 꼬리를 내려버리거나 어른에게 반항해버린다. 하지만 ‘반항’은 ‘굴복’과 동일한 정도로 열등감을 표출하는 것이다. “그건 멍청한 아이디어야”에 대한 어른의 반응은 그저 상대의 눈을 쳐다보면서 “정말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많은 수의 어른들이 도전에 대해 여전히 아이처럼 반응한다. 당신이 발견하기 힘든 사람은 도전에 대해 어른처럼 반응하는 어린애이다. 만약 발견했다면, 그 사람의 나이가 몇인지와는 상관없이 당신은 어른을 만난 것이다.

2.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 (Too inexperienced)

예전에 스타트업 창업자는 최소 23세는 되어야 하고, 자기 회사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회사에서 몇 년간 일해봐야 한다고 쓴 적이 있다. 나는 더이상 위의 말을 믿지 않는다. 우리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내 생각을 바꾸었다.

나는 여전히 21세보다 23세가 더 좋은 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21살이라면 경험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따라서 경험이 너무 부족해서 스타트업을 시작 못 한다면 역설적으로 당신은 스타트업을 시작해야만 한다. 이 방법이 바로 일반적인 직업을 구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경험부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실, 일반적인 직업을 갖게 되면 당신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무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리고 프로덕트 매니저가 말해주는 대로 개발하는 ‘길들여진’ 사람이 되어버리며 이로 인해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힘들어진다.

Kikos 를 보면서 나는 이것을 확신하게 됐다. 그들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경험부족으로 인해 수없이 많은 실수를 했다. 하지만 약 1년 정도 지나서 우리가 그들의 두 번째 스타트업에 투자할 즈음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되어 있었다. ‘길들여진’ 사람은 확실히 아니었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나 심지어 구글에서 1년간 일했다고 해도 그 정도로 성장 할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냥 자신감이 부족해서 조심스럽기만 한 2년 차 주니어 프로그래머가 됐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요즘 사람들에게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스타트업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어릴 때가 위험한 일을 하기에 가장 좋다. 물론 당신은 아마도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직장을 구하는 것보다는 최종목표에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얘기를 하면서 약간 걱정이 든다. 실패에 대한 비용은 우리가 낼 테니 여러분은 경험을 쌓는 공부를 하라고 조언하는 것과 똑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얘기는 틀린 말이 아니다.

3. 결심이 부족하다. (Not determined enough)

스타트업 창업자로 성공하려면 굉장한 결심이 필요하다.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변수 중 ‘결심’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확신이 설만큼 결심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결심이 부족한 사람들의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른다는 점을 나 스스로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대부분의 해커(개발자)는 그들이 갖고 있는 결심을 과소평가한다. 나는 스타트업을 실제로 하면서 점차 확신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우리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에서 처음에는 200만 달러에 매각된다고 하면 기뻐했겠지만, 지금은 세상을 정복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여러 개 떠오른다.

Larry 와 Sergey 스스로도 창업과 관련해 처음에는 확신이 없었는데, 당신의 결심이 충분한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 추측이지만 당신이 당신만의 프로젝트를 위해 일할 때 스스로의 의지가 충분한지 여부를 판단해본다면 결심이 충분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Larry와 Sergey가 창업할지 확신은 없었을 수 있지만, 그 둘이 상사의 요청을 고분고분하게 처리하는 작고 온순한 리서치 보조원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그들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4. 똑똑함이 부족하다. (Not smart enough)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성공하려면 어느 정도는 똑똑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똑똑함이 부족할까 봐 걱정된다면 당신은 아마 충분히 똑똑할 것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충분히 똑똑하지 않을까 봐 걱정할 정도라면, 아마도 당신은 충분히 똑똑한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경우든,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위해 그렇게 높은 수준의 지능이 필요하지 않다. 물론 일부 스타트업의 경우는 필요하다. Mathematica를 만들려면 수학을 잘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결정적인 요인이 머리가 아닌 노력에 있는 일상적인 것들을 한다. 실리콘밸리는 ‘똑똑함’과 관련해서 당신의 관점을 왜곡되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실리콘밸리에는 똑똑함에 대한 광신적 추종이 있기 때문이다.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은 적어도 똑똑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부자가 되려면 높은 수준의 지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뉴욕이나 LA에서 며칠 보내보기 바란다. (역자 주: 똑똑하지는 않지만 부자인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으로 난이도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시작하기에 당신이 충분히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기업용 SW를 만들어라. 기업용 SW 회사들은 기술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세일즈 회사이고 세일즈는 대부분 노력에 의존한다.

5. 비즈니스(경영)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Know nothing about business)

이것 또한 상관관계가 0이 되어야 하는 변수 중 하나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비즈니스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점은 전혀 없다. 초기에는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만 알면 된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돈을 어떻게 벌어들일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이건 너무 쉬워서 대충 그때 가서 봐 가며 해도 된다.

창업자들에게 무언가 엄청난 걸 만들되 돈을 버는 것은 별로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때문에 난 엄청난 공격을 종종 많이 받는다. 그래도 경험에서 나오는 모든 증거들은 내 주장이 맞다고 가리킨다. 무언가 인기 있는 것을 만든 스타트업 중 거의 100%는 그걸 기반으로 돈을 만들어낸다.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이유는 수익에 있지 않고 스타트업의 전략적 가치에 있다고 인수자들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얘기해준다. 즉, 스타트업이 사람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만들었기 때문에 인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수자들은 자신들에게도 스타트업 업계의 규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용자들이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서든 그 점에서부터 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사용자들이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영리한 비즈니스 모델도 당신을 구해줄 수 없다.”

그럼 왜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이 부분에 대해서 논쟁을 하는 것인가? 나는 그 사람들은 한 무리의 20살 먹은 사람들이 쿨해 보이지만 돈벌이는 안되는 무언가를 만들고 그걸로 부자가 된다는 생각 자체를 정말 싫어하는 게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들은 이런 방식이 가능한 것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저 사람들이 얼마나 가능한지를 바라는 것과 상관이 없다.

한동안, 다른 사람들이 나를 쉽게 외부의 영향을 받는 젊은 해커들(개발자들)을 파멸의 길로 이끄는 무책임한 피리 부는 사람 (역자 주 :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나온 말. 사람들을 선동해서 몰고 다니는 사람)으로 묘사하는 것에 짜증이 났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종류의 논란은 좋은 아이디어의 조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이 가장 가치가 있는 진실이다. 그런 진실은 마치 저평가된 주식과 같다. 이런 진실과 함께 당신이 시작한다면, 당신은 파이 전체를 차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 생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를 찾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반대를 그저 무시하지는 않되, 그 방향으로 공격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경우에 있어서, 당신은 인기는 있을 것 같지만 돈을 만들기는 어려워 보이는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없는 것을 당신이 인기 있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장담한다. (역자 주 : 당신이 인기 있게 만든다면 우리가 돈을 버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6. 공동 창업자가 없다. (No cofounder)

공동창업자가 없다는 것은 진짜 문제이다. 스타트업은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투자자들과 많은 질문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이 부분만큼은 우리도 동의한다. 모든 투자자는,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공동창업자가 없는 쪽보다는 있는 쪽에 투자하려 한다.

우리는 예전에 혼자서 창업한 사람에게 두 번 투자했지만 두 경우 모두 공동창업자를 찾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제안했다. 둘 다 공동창업자를 찾았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한테 지원하기 전에 공동창업자가 이미 있는 것을 더 선호했을 것이다. 투자를 받기로 한 프로젝트에서 공동창업자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은 아닌데, 우리는 정말 어려운 무언가를 하겠다고 참가할 만큼 충분히 헌신적인 공동창업자들과 함께하고 싶다 (역자주: 즉, 처음부터 공동창업자가 있는 것이 낫다)

만약 당신이 공동창업자가 없다면, 당신은 뭘 해야 할까? 구해라. 이게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당신이 살고 있는 곳에 스타트업을 같이 시작하고픈 사람이 없다면, 그런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라. 만약 어느 누구도 당신의 현재 아이디어와 같이 일하고 싶어 하지 않으면, 같이 일하고 싶을 만한 아이디어로 바꿔라.

만약 당신이 아직 학생이라면, 당신은 지금 잠재적 공동창업자로 둘러싸여 있다. 몇 년이 지나면 공동창업자를 찾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당신 주변의 인력풀이 줄어드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직업을 가진 상태 일 꺼고 심지어 부양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에 있을 때 스타트업에 대해서 같이 계획했던 친구가 있다면 최대한 그들과 연락을 끊지 마라. 이편이 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용자 모임이나 컨퍼런스를 통해 공동창업자를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라면 그리 낙관적으로 생각하지 않겠다. 공동창업자로 삼고 싶은지 알기 위해서는 같이 일해봐야 한다. [2]

이 문단에서 말하고 싶은 진짜 레슨은 공동창업자를 찾는 방법이 아니라 당신이 젊고 주변에 공동창업자가 많을 때 스타트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7. 아이디어가 없다. (No idea)

어떤 의미에서는 당신한테 아이디어가 없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변경하기 때문이다. Y Combinator 스타트업에서 평균을 내보면 첫 3개월 후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바뀌는 경우가 70% 정도 되는 것 같다. 100%인 경우도 종종 있다.

실은 우리는 초기 아이디어보다 창업자들이 더 중요하다고 확신해서 이번 인큐베이팅 회차에는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한다. 아이디어가 전혀 없는 사람들의 지원을 받으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지원하고자 한다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는 지원서의 질문에 “우리는 아이디어가 없다.” 라고 답하면 된다. 당신이 정말 좋은 사람으로 보인다면 우리는 어찌 됐든 당신을 받아들이겠다. 당신이랑 같이 앉아서 유망한 프로젝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사실 이런 계획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를 글로 적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아이디어 자체에 낮은 가중치를 둔다. 예의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물어본다. 지원서에 적힌 질문 중 우리가 정말 관심 있어 하는 질문은 당신이 지금까지 어떤 쿨한 것을 만들어냈는지를 묻는 부분이다. 당신이 만들었던 것이 유망한 스타트업의 초기 버전이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의 주 관심사는 당신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잘하는지 여부이다. 인기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리드 개발자란 점은 당신이 무언가를 잘 만들어낸다는 것과 거의 동일하게 받아들여진다.

Y Combinator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면 문제는 해결된다. 다른 일반적인 케이스는 어떨까? 다른 관점에서는 아이디어가 없는 것은 문제이다. 아이디어 없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나?

창업 아이디어를 위한 간단한 방법이 여기 있다. 당신 삶에 없는 무언가를 찾아라. 당신이 보기에 얼마나 구체적인지를 떠나서 그 욕구를 충족시켜라. 스티브 워즈니악은 스스로 컴퓨터를 만들었다. 다른 수많은 사람들도 컴퓨터가 필요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광범위하고 가설적인 것보다 좁고 실제적인 욕구가 더 좋은 출발점이다. 예를 들어 “토요일 밤에 데이트할 상태가 없다”라는 간단한 문제점에 대해 당신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낼 수 있다면, 당신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수많은 사람들도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8. 더 이상 창업할 영역이 없다. (No room for more startups)

수많은 사람들이 늘어가기만 하는 스타트업의 수를 보면서 이 추세가 계속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에 내포된 것, 바로 존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수에 어떤 한계가 있다는 것은 틀린 생각이다. 근로자 수 1000명인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의 수에 어떤 한계가 있다고 누구도 주장하지 않는다. 근로자 수 5명인 회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의 수에 제한이 왜 있어야 하는가? [3]

직업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직업이 있어야 할 ‘필요’를 충족시킨다. 회사를 작은 단위로 쪼갠다고 해서 그 ‘필요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는 ‘필요함’은 몇몇 거대기업(계층적인 구조를 갖춘 조직)보다는 스타트업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더 효율적으로 충족될 수 있다. 이미 존재하는 ‘필요함’이 충족되면 더 많은 ‘필요함’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회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욕구가 충족되면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경향이 있는 게 확실하다. 그리고 이런 경향에 올바르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중세 왕의 입장에서 사치스러운 것을 지금의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빌딩 전체가 1년 내내 적정한 온도로 냉난방이 되는 것 말이다. 그리고 만약 계속해서 세상이 잘 흘러간다면, 우리 후손들은 우리 생각에 충격적으로 사치스러운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물질적인 풍요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 수 없다. 물질적인 풍요의 일부분인 의료서비스만 보더라도 블랙홀이다. (역자 주 : 의료서비스만 보더라도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에 대한 요구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예측 가능한 미래에서 사람들은 더더욱 많은 물질적인 풍요를 원할것이기 때문에 기업, 특히 스타트업 영역의 한계가 없다.

대개 “제한된 여역 오류”는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대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가 인수할 수 있는 스타트업 수에는 제한이 있다”같은 표현으로 암시된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인수자 리스트는 저 셋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인수자(마이크로 소프트, 야후)에 대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는 별개로 구글은 멍청하지 않다. 큰 회사가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이 가치 있는 무언가를 창조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개인이 원하는 부의 크기에 한계가 없는데 회사들이 인수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스타트업의 수에 제한이 왜 있어야 하는가? 하나의 인수자가 소화해낼 수 있는 스타트업의 숫자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소유할만한 가치가 있고, 창업자가 즉시 인수대금을 받는 대신 포기하는 형태라면, 인수자는 이 스타트업을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시장은 꽤 똑똑하다.

9. 부양할 가족이 있다. (Family to support)

이건 정말 문제다. 가족이 있는 사람의 경우 스타트업을 시작하라고 권유하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게 나쁜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조언한 데서 오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을 뿐이다. 22살에게 스타트업을 시작하라고 말한 데서 오는 책임은 기꺼이 받아들인다. 22살에 만약 실패한다면? 그들은 많은 것을 배울 것이고 원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에 여전히 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당신의 부인, 아이의 엄마를 거스를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부양할 가족이 있고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다음 제품 사업으로 천천히 바꿔나가는 것이다. 경험상, 이런 방식으로 해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이 방식으로는 절대 구글을 만들어낼 수 없다. 하지만 당신이 수입이 없는 상태는 있지 않을 것이다.

위험을 줄이는 다른 방법은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말고 이미 존재하고 있는 스타트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초기 직원이 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에서 창업자가 되는 것과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대략 1/n^2 정도의 창업자가 될 수 있다. (n은 직원 수)

공동 창업자가 없다는 것에 대해 다뤘던 6번 항목에서처럼, 이 항목에서 배워야 할 점은 바로 당신이 젊었을 때 스타트업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10. 이미 스스로 부자이다. (Independently wealthy)

이 항목은 내가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는 핑곗거리다. 스타트업에는 스트레스가 많다. 돈이 필요 없다면 이걸 왜 하는가? 모든 ‘연쇄 기업가(serial entrepreneur)’ 주변에는 “다른 회사를 또 창업한다고? 제정신이야?” 라고 생각하는 약 20명의 제정신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을 시작할뻔한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매번 후퇴했다. 불규칙한 힘든 일을 하는데 내 인생의 4년을 쓰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는 건성으로 스타트업을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이쪽 비즈니스를 잘 안다. 좋은 스타트업 창업자를 대단하게 만드는 것은 무한히 힘든 일을 얼마나 기꺼이 견뎌내느냐에 달려있다.

그래도 은퇴와 관련해서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일하는 게 좋다. 당신이 부자가 됐을 때 발견하게 되는 수많은 작은 문제점 중 하나는 당신이 같이 일하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사람들은 부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생계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냐면, 그 사람들이 당신 동료가 되길 바란다면 당신은 그럴 필요가 없지만, 당신도 생계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로 이 점이 수많은 ‘연쇄 기업가’에게 동력을 공급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Y Combinator 에서 일하는 게 너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흥미로운 것에 대해 일하고 싶기 때문에 Y Combinator에서 일하는 게 너무 좋다.

11. 전념할 준비가 안 됐다. (Not ready for commitment)

이 점은 내가 이십대였을 때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는 주요 이유였었다. 그 나이 또래의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에게는 “자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였다. 몇 개월 이상의 전념해야 하는 것을 주저했다. 또한 스타트업처럼 내 인생보다 중요해지는 무언가를 하고 싶지도 않았었다.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다. 당신이 여기저기 여행 다니거나 밴드에서 연주를 하면서, 또는 무언가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그것만으로도 창업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된다.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최소 3~4년을 잡아먹을 것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훨씬 빨리 종료될 것이다.) 따라서 이 정도 스케일로(3~4년의 시간 동안) 전념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는다고 해도 알고 있어야 할 게 있다. 당신이 평범한 직업을 구하더라도, 결국 스타트업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그곳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대치보다 훨씬 적은 여유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신분증을 가슴에 달고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당신은 스타트업을 시작할 준비 또한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12. 조직순응형 인간이다. (Need for structure)

‘조직’안에 있고 싶어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순화해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믿는다.

군대, 종교 등 실존하는 증거가 충분히 있다. 그리고 심지어 그런 사람들이 구성원의 대다수인 경우도 있다.

만약 당신이 이런 유형의 사람 중 하나라면, 아마도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 사실, 심지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도 좋지 않다. 좋은 스타트업에서는 무슨 일을 하라고 자주 듣지 않는다. 직함이 CEO인 사람이 한 명 있을 것이지만 직원 수가 12명 정도가 되기 전까지 그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하라고 말하면 안 된다. 너무 비효율적이다. 무엇을 하라고 듣지 않더라도 각각의 사람은 단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혼란스러운 방법처럼 들린다면 축구팀을 생각해보면 된다. 11명의 선수들은 꽤 복잡한 방식으로 같이 일한다. 그리고 간혹 있는 위급 상황에서나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뭘 하라고 얘기한다. 언젠가 리포터가 데이비드 배컴에게 약 8개의 다른 국가에서 온 선수들로 인해 Real Madrid에 언어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있냐고 물은 적이 있다. 배컴은 단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왜냐하면 다들 너무 뛰어나서 서로 말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올바른 것, 해야 하는 것을 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을 시작할 만큼 충분한 자립심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자립심이 없다는 조언에 발끈한다면 아마도 당신은 충분한 자립심을 가졌을 것이다.

13.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Fear of uncertainty)

아마도 일부 사람은 불확실성이 싫어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을 단념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한다면, 향후 몇 년이 어떤 모습일지 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사실 너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만약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음, 불확실성이 문제 된다면 그 문제를 내가 해결해줄 수 있다.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아마도 실패할 것이다. 진지하게 말해서, 스타트업에서 경험할 것에 대해 아마도 실패할 꺼라고 생각하는게 나쁜 방식은 아니다.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되 최악의 결과를 예상해라. 가장 최악의 경우에도 최소 흥미롭긴 할 것이다. 최선의 경우, 당신은 부자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이 진지하게 노력했다면 스타트업이 완전히 망해도 아무도 당신을 탓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는 고용주들이 망한 사실을 주홍글씨로 봤을 수 있지만 이제 그러지 않는다. 내가 대기업 관리자들에게 물었을 때, 같은 기간 동안 대기업에서 일한 사람보다 스타트업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사람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나태함이나 구제불능의 멍청함 때문에 실패한 게 아니라면 투자자들도 실패했다고 당신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다른 지역, 예를 들어 유럽의 경우, 실패하면 많은 오명이 따라온다고 들었다. 여기는 아니다. 미국에서는 사실상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실패한 기업도 버릴 수 있는 타이틀이다.

14. 당신이 피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했다. (Don’t realize what you’re avoiding)

대학에서 바로 온 사람보다 사회에서 1~2년 정도 일해본 사람이 더 나은 창업자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자신이 피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 1~2년 일해본 사람은 스타트업이 실패한다면 직장을 구해야 할 테고 직장이 얼마나 구린지 알고 있다.

대학에 다닐 때 여름방학 인턴을 해봐서 해당 직업이 어떤지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기술 회사의 여름방학 인턴십은 진짜 직업이 아니다. 여름방학 동안 웨이터로 일한다면 이건 진짜 직업이다. 이런 직업에서는 자기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회사는 값싼 노동력을 구하려는 목적으로 여름방학 동안 학생들을 고용하는 게 아니다. 학생들이 졸업했을 때 채용하기 위해서 고용한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뭔가 개발한다면 회사는 기뻐하긴 하겠지만, 당신이 그러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졸업 후 진짜 직장을 구하면 상황이 바뀐다. 돈을 받으니 그만큼의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큰 회사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지겹기 때문에 당신은 지겨운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학에 비해서는 쉽지만 지겨운 일이다. 대학에서 힘든 일을 해야 하다가 회사에서는 쉬운 것을 하면서 급여를 받는다는 사실이 초반에는 아주 좋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면 이런 생각은 서서히 사라진다. 일은 쉽고 돈은 많이 받더라도 결국 멍청해 보이는 일을 하면서 사기가 저하된다.

그리고 더 최악인 부분이 있다. 이런 직업의 가장 구린 부분은 당신이 특정 시간에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점이다. 듣자 하니 구글마저도 이런 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이게 무얼 의미하냐면, 당신이 어떤 종류의 일도 하고 싶지않지만, 직장에 나와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일하고 있는 척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보통의 직업을 가졌던 모든 사람들이 당신에게 똑같은 경험을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훌륭한 해커들같이 일을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이건 고문이다.

스타트업에서는 위의 내용을 건너뛰어도 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서 근무시간이란 개념은 없다. 일과 삶이 서로 뒤섞여 있다. 하지만 좋은 점은 바로 일하는 중간중간 삶이 끼어들어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에서 당신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당신이 하고픈 것을 할 수 있다. 당신이 만약 창업자라면, 대부분의 시간 동안 하고픈 것은 바로 일이다. 하지만 일하는 척 해야 할 필요는 절대 없을 것이다.

큰 회사의 사무실에서 당신이 만약 낮잠을 잔다면 전문가답지 않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중이고, 대낮에 잠든다면, 당신의 공동창업자는 단지 당신이 피곤했나 보다 라고 여길 것이다.

15. 부모님이 의사가 되길 바란다. (Parents want you to be a doctor)

장차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되려는 사람 중 유의미하게 많은 수의 부모들은 창업하지 말라고 만류한다. 내가 하려는 말은 부모의 말을 듣지 말라는 게 아니다. 가족은 가족만의 가치관과 전통이 있고 나는 그것에 대해 논쟁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안전한 직업이 당신의 부모가 당신을 위해 정말 원하는 것이 아닐 수 있는 몇 가지 이유를 알려주겠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부모들은 자기 자식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경우보다 더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부모들의 처지를 본다면 이 점은 사실 합리적이다. 부모들은 결국 자식의 행운보다는 불행을 나누어 부담하는 상황에 처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 점을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부모라는 직업의 일부분이다. 하지만 이 점이 그들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보수적인 위치에서 잘못하고 있는 점도 여전히 잘못하고 있는 점이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보상은 위험과 정비례 관계이다. 따라서 부모들이 자식들을 위험에서 보호함으로써 본인들은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자식들을 보상에서부터도 보호하고 있다. 이 점을 제대로 안다면, 부모들은 당신이 더 많은 위험을 경험하길 바랄 것이다.

부모들이 틀렸을 수 있는 두 번째 이유는 부모들이 항상 과거의 방식으로 싸우기 때문이다. 부모가 당신이 의사가 되기를 바란다면, 이상한 점은 당신이 아픈 사람을 돕기를 원해서만이 아니라 의사가 명망 있고 수입이 좋은 직업이기 때문에 바란다는 점이다. [4] 하지만 부모들의 관점이 형성됐을 때만큼 명망 있고 수입이 좋지는 않다. 70년대에 내가 아이었을 때, 의사는 장래희망 1순위였다. 의사, 벤츠, 테니스 이 세가지가 황금의 삼각지대를 만들었다. 셋 다 지금은 꽤 구식으로 보인다.

당신이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들은 그저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의사가 아니고 스티브 잡스라면 부모들이 불행할까? 따라서 당신이 무엇을 해야 한다는 부모의 의견을 다루는 방법은 기능 요구사항처럼 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목표가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해도,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 주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그들이 왜 이것을 요구했는지를 생각해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16. 직업은 필수적으로 가져야 한다. (A job is the default)

직업은 디폴트로 해야 하는 것: 마지막이면서 사람들이 평범한 직업을 구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일 것이다. 디폴트는 굉장히 강력한데 이는 의식적인 선택이나 걸러냄 없이 동작하기 때문이다.

범죄자들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 필요하면 일자리를 구해라”라는 말을 자명한 이치로 여긴다. 사실 이 전통은 100년도 안 된 전통이다. 그 전에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디폴트는 농사짓기였다. 100년도 안된 것을 자명한 이치로 대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식이다. 역사적인 기준으로 볼 때, 이런 디폴트는 꽤 빨리 변하는 축에 속한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 중 하나를 지금 목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경제 역사를 많이 읽었고 스타트업 세계를 꽤 잘 이해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변화에 준하는 변화의 시작을 목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거 알고 있었는가? 변화가 시작되는 즈음에(유럽의 1000년경), 도시로 가서 부를 쌓겠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보기에 미친 짓으로 보였을 것이다. 농노는 영주를 떠날 수 없다는 원칙이 있었지만 도시로 도망가는 게 그렇게 힘들었을 리는 없다. 마을 주변을 순찰하는 경비대는 없었다. 대부분의 농노들이 떠나지 못한 것은 도시로 가는 것이 미칠 정도로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본인에게 할당된 땅을 떠난다? 3~4천 명의 완전 낯선 사람이 있는 도시에서 살기 위해 평생을 같이 보낸 사람들을 떠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농사를 짓지 않는데 음식은 어떻게 구하나?

스스로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게 그들 입장에서 두려운 일이었지만 지금의 우리한테는 디폴트이다. 따라서 당신이 보기에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게 위험해 보인다면, 조상들 입장에서 지금 우리처럼 사는 게 얼마나 위험해 보였을지 생각해봐라. 충분히 이상하게도, 이 사실을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은 당신이 옛날 삶의 방식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사람과 같은 사람이다. Larry와 Sergey가 스스로 직업을 구해서 일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당신보고 그들의 직원으로 일해야 한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일까?

다시 중세 소작농의 경우를 살펴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견뎠을지 알아보자. 남는 산출물은 모두 바쳐야 하고 주인으로 섬겨야 하는 영주와 성직자 밑에서 더 나아질 것은 아무것도 없는 채로 평생 같은 밭을 경작하는 게 얼마나 암울했을까? 어느 날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직업’에 대해 되돌아보면서 중세 소작농의 경우와 같다고 생각하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다. 삭막한 오피스 단지에 있는 사무실로 매일같이 출퇴근하고, 보스라는 사람한테서 해야 할 일을 지시받는게 얼마나 암울해 보일까? 고객들한테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기 위해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을 상상해봐라. 일요일 오후에 주말이 거의 다 지나가서 기분이 다운되는 것과 다음날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것을 상상해봐라. 미래의 우리가 보기에 과거의 우리는 대체 이걸 어찌 견뎠을까?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변화처럼 지금 우리가 어떤 변화의 시기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아주 흥분되는 일이다. 이게 내가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이다. 스타트업이 흥미로운 이유는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주식을 예측하는 것처럼 돈을 벌기 위한 다른 방법은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법들은 기껏해야 퍼즐 정도의 흥미로움만 있다. 스타트업에는 더 많은 재미가 있다. 스타트업은, 부의 창출이란 형태로 역사적이면서 진귀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이 점이 궁극적으로 우리를 Y Combinator에서 일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돈을 벌고 싶었고 이게 유일한 목적이었다면 우리는 멈추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이게 우리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 인류 역사상 이처럼 경제적으로 거대한 변화는 손에 꼽을 수 있다. 이런 변화를 촉진하는 것은 놀라운 시도일 것이다.

Notes
[1] 우리만 잃은 게 있었다. 엔젤투자자는 전환사채를 갖고 있어서 제1순위 청구권을 가지고 있었다. Y Combinator는 1달러 중 38센트만 회수했다.
[2] 가장 이상적인 모임은 오픈소스 프로젝트 그룹일 테지만 얼굴을 맞대고 하는 미팅은 별로 없다. 얼굴을 맞대고 하는 미팅이 있었던 오픈소스 프로젝트라면 시작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3] 스타트업을 인수하기 위한 큰 회사가 있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큰 회사 수는 0까지 줄어들 수 없다.
[4] 생각 실험 : 만약 의사들이 하는 일은 똑같지만, 사회적 지위도 낮고 빈곤하다면, 어떤 부모가 여전히 자기 자식이 의사가 되길 바랄까?

본 에세이의 초벌 번역은 노승환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승환님은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KEBT를 거쳐 현재는 금융결제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KEBT에서 ex-로티플 CEO인 이참솔님과 함께 근무하기도 했고, 스타트업에 매우 높은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승환님 트위터는 @rodok 페북은 http://www.facebook.com/HwanRoh 입니다.

글:임지훈
출처: http://www.jimmyrim.com/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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