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탄산음료 규제와 비만의 소셜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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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이 포스팅에서 탄산음료, 소다, 가당음료 등의 용어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 같은 것을 나타내며 정확한 표현은 가당음료( SSB – Sugar-sweetened beverage)로서 설탕을 통해서 단 맛을 높인 음료를 이야기한다. diet soda, 즉, 다이어트 콜라나 스프라이트 등은 모두 제외한 용어임을 밝혀둔다. 용어가 일관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

얼마 전에 뉴욕의 블룸버그 시장이 뉴욕의 공공장소에서 16온즈(약 500ml) 이상의 탄산음료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계획을 발표해서 큰 화제가 되었다. 2013년 초부터는 수퍼마켓과 같은 식료품점(retail)은 제외한, 상점에서 작은 소용량의 탄산음료만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탄산음료 (SSB)와의 싸움은 미국인들에게는 새로운 것은 전혀 아니다.

美 뉴욕市, 탄산음료 대량판매 규제한다..왜? – 파이낸셜뉴스 기사
뉴욕을 발칵 뒤집은 탄산음료 금지법 –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한글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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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SJ

비만과의 전쟁

전셰계적으로 미국인들의 탄산음료 사랑(?)은 잘 알려져 있고, 미국인의 과체중과 비만률은 이미 그 정도가 극심한 수준이다. 미국 질병관리국(CDC)에 따르면, 미국인 성인중에서 2/3는 과체중이고, 1/3은 비만이다. 여기서 비만의 정확한 정의는 BMI (Body Mass Index)라는 것으로 따지는데, 이 숫자가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된다. 미국에서는 아동비만도 심각한 문제로서 약 17% 가량의 아이들이 비만으로 분류되고 있다. (BMI는 자기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누면 된다. 75kg에 180cm라면 75/(1.8^2) 이렇게 구하면 된다.)

미국의 이러한 비만률 통계치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해서 90년대에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약간 횡보했다가 그 후로 다시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물론 이 수치는 세계 1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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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비만은 당뇨, 각종 성인병, 그리고 신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의 원인이 된다. 미국인들에게는 그냥 둬서는 안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밖에 없는 것.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비만의 문제가 소득이 낮을 수록, 그리고 교육 수준이 낮을 수록 더 심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단순한 보건의료의 문제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문제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평등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기에 비만과의 싸움은 미국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즉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인 미쉘 오바마도 비만과의 싸움을 리드하는 의미에서 ‘Let’s Move’라는 캠페인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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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미국의 비만 문제에 대해서 잘 요약된 글은 Preventing Obesity라는 CQ Researcher라는 저널에 실린 글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다.

탄산음료가 비만의 원인?

미국인들은 미국인들이 다른 나라의 사람들보다 비만인 이유를 여러군데에서 찾지만, 그 중에서 아주 자주 지목되는 범인은 바로 탄산음료,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SSB(가당음료)이다. 즉, 미국인들이 소다(soda)라고 부르는 콜라, 스프라이트 등과 최근에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에너지 드링크, 그리고 액상과당이 듬뿍 들어간 과당음료까지… 이들 모두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미국에서 엄청난 양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미국이 단연 탄산음료 소비량이 1위인 것은 확실하다. 아래 그래프를 봐도 알 수 있지만, 미국인들은 1인당 연간 216 리터의 소다를 소비함으로써 2위인 아일랜드를 거의 더블스코어로 가볍게 제치고 있다. (조금 과거 자료이긴 하지만, 몇년이 지났다고 해서 크게 트랜드가 바뀌지는 않았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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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NationMaster.com

코카콜라, 펩시콜라, 닥터페퍼 같은 회사들은 모두 미국인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소비재 회사로서, 미국의 어느 레스토랑에 가던지, 쉽고, 그리고 싸게 이들 음료를 구해서 마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길거리마다, 건물마다 들어서 있는 자판기에서는 항상 시원하게 칠링된 음료들이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고, TV, 잡지, 인터넷 등에서도 쉽게 이들의 광고를 접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렇게 소다 소비가 풍성하게 이뤄지고 있으니, 미국인들이 소다를 자신들의 비만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외국에서 온 나같은 이방인의 눈에는 ‘과연??’ 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들이 먹는 음식이나 생활 방식 등을 고려해보면 거기에 더 큰 원인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에 링크한 CQ Researcher의 Preventing Obesity를 봐도, 몇몇 리서치에서는 실제로 미국인들이 가당음료(소다)에 의해서 섭취하는 칼로리는 전체의 7%인 175 칼로리 정도라고 한다. 전체의 7% 밖에 안되는 양이 어떻게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느냐? 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칼로리가 너무 쉽게 꼴딱꼴딱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섭취된 칼로리는 우리가 먹는 다른 음식들과는 매우 다르게, 포만감을 전혀 주지 않아서, 이 칼로리를 먹고 나면 당연히 다른 음식을 더 먹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는 점. 그래서 결국 이렇게 탄산음료로 먹은 칼로리는 그냥 freebee 로 먹어주는 꼴이 되는 것이다.

탄산음료와의 전쟁 – 세금 혹은 용량규제

탄산음료와의 전쟁에서 가장 쉽게 거론되는 방법이 바로 추가적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탄산음료 1 온즈당 1센트, 그러니까 약 30ml 에 10원 정도의 추가적인 세제를 도입함으로써 사람들의 소다 섭취량을 줄이겠다는 것이 이 방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1온즈에 1센트면 얼마 안되어 보이지만, 워낙 미국인들이 소다소비를 많이 하고, 또 인구가 많기 때문에, 미국 전체적으로 거둬들을 수 있는 추가적인 세금은 무려 1.5 Trillion USD (한국 돈으로는 약 1.9조쯤 될 듯). 이 돈이면 비만에 대한 교육이나, 저소득층 지원 등등 어디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산음료는 우리가 알듯이 중독성이 강하고, 특히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가격이 좀 올랐다고 해서 사람들이 비만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면서 탄산음료 사용량을 줄일리 만무하다. 그리고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대비 상대적으로 탄산음료 소비에 지출하는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크기 때문에 이러한 세제는 역진세(regressive tax)가 되어, 오히려 저소득층의 부담을 증가시킨다.

그래서 종종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용량제한이다. 미국인들이 들고다니면서 먹는 음료수의 사이즈를 처음 미국에 와서 봤을때 정말 ‘헉’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들은 그 사이즈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지 모르지만, 나같은 외계인들이 봤을 때는 너무너무 크다. 뉴욕의 블룸버그 시장이 내놓은 아이디어도 바로 이러한 용량제한에 기반을 둔 것이다.

비만은 사회적 현상

잠시 화제를 전환해 보자.

이번학기 들었던 재미있는 수업중에서 Social Dynamics & Network 라는 수업이 있다. 바로 다양한 관점에서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분석해 보는 수업이었다.

Social Dynamics & Network 관련 포스팅들:
나만의 페이스북 네트워크 “제대로” 그려보기
사례연구법(Case Method) 무용론(?)
Small World 현상;이병헌과 케빈베이컨도 두다리 건너면 친구
네트워크 효과와 골수팬의 중요성
그 수업에서 인용된 비만인 사람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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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www.nejm.org/doi/full/10.1056/NEJMsa066082

위의 그래프에서 각각의 노드(node)는 사람을 나타내고, 그 크기는 그 사람의 BMI, 즉 몸의 크기를 나타낸다. 그리고 각가의 노드를 연결한 선들은 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서로 아는 사이(가족, 친구, 연인 등)임을 나타낸다. 노란색 노드들이 비만인 사람들인데, 얼핏 보기만 해도 이들은 서로 모여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즉, 비만인 사람들끼리는 서로 가까이 지낸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지 modularity 분석을 해 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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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래프들의 해석은, 어떤 사람이 비만이면 그 사람과 1 degree, 즉 한단계 떨어져 있는 사람이 비만일 확률이 비만이 아닌 사람과 한단계 떨어져 있을 때보다 40~60% 높다는 것이다. 2 단계, 3 단계 떨어져 있을 때에도 그 수치는 줄어들지만, 여전히 비만일 확률이 높다.

결국 내가 전혀 모르는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비만인 경우, 내가 비만이 될 확률이 비만이 아닌 친구의 친구의 친구를 가지고 있을 때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친구를 내가 전혀 모른다고 해도 말이다.

이 연구가 나타내는 바는 결국 보이지 않는 소셜 네트워크의 힘이 비만이나 흡연과 같은 사회적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흡연에 대한 연구도 Journal of New England 사이트에 가면 똑같이 올라와 있다.)

즉, 어떤 사회 집단 (혹은 소셜 네트워크라고 불러도 좋다) 내에서 용인되는 식습관, 음식의 양, 혹은 더 나아가서 비만의 정도라는 것이 정해져 있고, 사람들은 이것에 맞추어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비만을 고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주기 보다는 소셜 네트워크 전체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즉, 용량을 줄이고, 세금을 매기는 것이 꼭 맞는 방법은 아닐 수도 있다.

Nicholas Christakis: The hidden influence of social networks 라는 TED Talk가 있어서 공유한다.

우리나라에서 탄산음료에 1리터당 100원의 세금을 부과한다면?

하지만 미국처럼 소다 소비량이 엄청나서 1온즈당 1센트만 부과해도 거의 우리나라 돈 2조에 가까운 추가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면, 그 돈으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사회적으로 큰 파급을 가져오는 캠페인이나, 교육활동으로 전개된다면 비만을 실제로 확연하게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득,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탄산음료세를 도입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최근에 소아비만이 늘고 있는 추세이며, 많은 직장인들이 자리에만 앉아 있고, 운동이 부족하다며 복부비만을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만약 탄산음료에 약간의 세금을 더 부과해서 그것을 국가가 비만 해결에 사용할 수 있다면?

그래서 계산을 좀 해 봤다.

전체 인구를 5천만이라고 하고, 1인당 소다 소비량은 15리터 정도로 봤다. (일본이 20리터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전체 자료는 없고 코카콜라 제품사용량이 인당 연간 11리터 정도라고 나와서 대략 15리터로 추산했다. 일본보다는 작을 것이고, 우리나라가 콜카콜라제품만 마시지는 않을 것이므로 upside를 계산했다)

그리고 리터당 가격, 여기에 리터당 1500 원 정도의 가격을 가정하고, 리터당 100원씩 추가 세금을 부과할 경우에 가격탄력성을 반영한 수요를 구했다. (소다의 가격탄력성은 미국자료를 참조했다.)

그 경우에 우리는 무려 680억 가까운 추가 징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돈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비만과 먹거리에 대한 교육을 실행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직장인이 많이 생활하는 곳에 공공 체육시설이나 건강관리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면? 혹은 저소득층 가정이 많은 곳에 탄산음료나 라면 대신에 먹을 수 있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좀 더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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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며…

예전에 우연히 식구들에게 우유에 설탕이 들어간다고 알려줬더니 다들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심지어 우리 가족 중에 한명은 바로 냉장고로 달려가셔서 우유팩을 확인하셨다. (더 놀라운 사실은? low fat이거나 fat free일 수록 그 공허한 맛을 채우기 위해서 더 sugar 함유량이 높다. 내일부터 당장 마트에 가셔서 확인해보시라.)

얼마 전부터 인터넷을 떠도는 아래 사진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양의 설탕을 음료를 통해서 섭취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아무런 대안이나 행동의 제언없이 불편한 진실을 까발려 놓기만 하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거부감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차라리 이러한 진실을 모르고 편하게 사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이런 사람들의 심정에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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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유년시절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지금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데, 주변에서 이런 나를 보면서 이것저것 모두 따지면서 살면 피곤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건강에 관해서는 모르는 것 보다는 알면서 그냥 선택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먹거리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고, 그만큼 나 자신이 내 입으로 뭐가 들어가는지에 대해서 더 책임감 있게 생각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 교육은 정부가 도와줘야 하는 것도 있지만, 모든 가정의 어머니들과 아버지들이 많은 부분을 담당해야 한다.

마무리로 Jamie Oliver의 유명한 TED Talk로서, 아이들에게 음식에 대해서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TED Talk가 있어서 공유한다.

글: BMA Blogger
출처: http://mbablogger.net/?p=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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