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주권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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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reeHugger.com
개인적으로 최근 미래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하고 있는 나라는 독일이다. 미국이 19세기 이후 특유의 개척정신과 신대륙의 풍부한 자원들, 그리고 자유방임과 시장주의가 이끌어낸 끊임없는 혁신의 힘으로 현재 세계 최강대국으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해왔지만, 최근 미국의 모습과 미국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은 산업시대 이후의 새로운 미래의 사회경제적인 변화의 패러다임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다.

자본주의의 폐해는 극에 달하고 있고, 특히 양극화를 중심으로 하는 빈익빈 부익부와 세계를 위기에 몰아넣은 금융시스템을 주도한 이들의 도덕적 해이 등은 많은 일반 대중들을 분노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월스트릿을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와 같은 사회운동을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반면에 최근 독일의 움직임은 매우 신선하게 느껴진다.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대비하여 뚝심있게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최근 이런 중장기적인 노력들이 그 과실을 수확하고 있는 듯하다. 비록 유럽이 전반적으로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지만, 통일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전반적인 에너지 시스템의 개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매우 생명력이 강한 국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독일이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국가의 전략을 재편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최근 더욱 놀라운 수치가 발표되었다. 2012년 7월에 있었던 국제지역전력 컨퍼런스(International Community Power Conference)에서 Paul Gipe는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51%를 개인이나 농장 등을 포함한 지역사회에서 소유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이를 투자액으로 환산한다면 천억 달러(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민간에서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의 태양광 에너지 발전의 설비의 50%를 개인이나 농장에서 소유하고 있고, 풍력발전은 그 비율이 54%에 이른다.

현재 독일에서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생산하는 전력은 2010년 기준으로 약 17 GW에 이르는데, 이는 미국이 3.6 GW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현재 독일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우리나라가 녹색성장을 위해 정부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2020년까지 15% 정도를 목표로 삼고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이런 전력생산을 맡아서 하기 보다는 국가주도적인 양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본질적인 격차는 더 심하다고 할 수 있겠다.

독일의 태양광이나 풍력에너지는 이미 각 개인들과 농장, 그리고 기업들이 확보하고 있다.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에너지 독립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분으로 생산되는 에너지는 서로 공급하는 방식을 통해서 지역사회에서 알아서 에너지를 충당하는 스마트 그리드 사업도 같이 진행된다. 이 경우에 천재지변이나 일부 원자력 플랜트 등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에 문제가 생겨서 중앙집중적인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는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에너지가 거의 대부분을 커버하기 떄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그런 면에서 막대한 돈을 들여서 확보해야 하는 에너지원이라기 보다는 지구 곳곳에 비교적 골고루 보급되는 에너지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것은 미래사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화의 초점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최근 개인들의 집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형태로 개조하는 것을 보조하는 정책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고, 산업체의 경우에는 2012년 1월에 발효된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 RPS)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겠지만, 아직 독일과 같은 수준의 준비가 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 전기자동차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에는 이런 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 블로그에서 이미 독일의 새로운 독립적인 전기생산을 하는 집과 충전가능한 전기차를 통한 이동성의 독립과 관련한 프로젝트도 소개한 바 있는데, 아래의 2개의 글을 같이 참고해서 본다면 미래의 에너지와 사회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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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바뀌는 직류와 교류전기의 판도

참고자료:
51% of German Renewables Now Owned by Its Own Citizens

글: 하이컨셉
출처: http://health20.kr/2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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