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타트업 하기 (14)] 글로벌 고객 조사를 위한 유용한 도구 Mechanical Turk (MTurk)

안녕하세요? 벤처스퀘어 독자 여러분!

오늘은 글로벌 공략을 노리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알짜배기 정보를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마존(Amazon.com, Inc.)이란 회사 아시죠? 독자님들은 테크 소식에 밝을테니 다들 들어 보셨겠지만, 아마도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존은 1994년에 온라인 서점으로 출범했고, 수년 째 미국 온라인 리테일 시장을 독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WS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해 종합 IT 플랫폼 회사로도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본사가 시애틀에 위치한 까닭에 제겐 더 친근한 회사인데, 회사 소개는 이쯤하고, 저는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메케니컬 터크(Mechanical Turk), 줄여서 MTurk라는 서비스를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MTurk와의 만남

제가 MTurk를 알게 된 것은 지난 2월 레드몬드에서 열린 스티트업 위크엔드 대회에서 였습니다. 이때 저희 Carpool Carma팀은 현재 카풀 중인 사람들의 데이터가 필요했습니다. 설문지를 만들어 다섯 명 팀 전원이 트위터, 페이스북에 설문요청을 해보았지만, 40명이 한계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이웃 팀은 벌써 200명 설문을 완료했답니다.

그들은 십시일반 총 20달러를 모아 건당 10센트로 MTurk에 작업을 요청했고, 하룻밤 사이에 200명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MTurk 란?

사용자 삽입 이미지MTurk는 새로운 서비스는 아닙니다. 아마존은 이미 2005년도에 이 서비스를 출시하였습니다. MTurk는 요청자(requester)와 작업자(worker)를 이어주는 일종의 크라우드 소싱 서비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가진 요청자가 과제를 MTurk에 올리면, 전세계에 작업자로 등록된 사람들이 실시간 자발적으로 MTurk에 접속해 과제를 수행합니다.

MTurk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지능화 되어도 결국 사람이 해결해야 하는 작업이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했습니다. Mechanical Turk는 원래 체스 기계(아래 그림과 같은)였는데, 재미있는 유래가 있으니 한번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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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요청자는 요청 과제의 난이도, 소요 시간에 따라 가격을 책정해서 MTurk에 과제를 올리면, 전세계에서 MTurk에 실시간 접속해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과제를 선택해 수행하게 됩니다. 과제별로 가격은 요청자 마음대로 책정할 수있는데, 설문 질문 10개당 10센트면 꽤 후한 가격입니다. 빠른 시간에 설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면 건당 가격을 올리면 되겠죠. 누구나가 답할 수 있는 종류의 설문인 경우 서너 시간이면 백 건의 설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중 성의없는 답변을 골라내야 하지만, 이것은 MTurk 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보통 설문조사에서 발생하는 이슈입니다. 그러니 설문 건당 10센트는 아주 매력적인 가격입니다!

 

스타트업은 MTurk를 통해 무엇을 할 수있나?

2005년에 시작된 서비스치고 사실 이 서비스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타트업 관련 행사, 모임에서 MTurk를 통해 싸고 빠르게 고객 설문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면서 스타트업 팬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단, 스타트업들이 MTurk를 통해 가장 많이 수행하는 과제는 고객 설문(Survey)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도 있고, 간단하게 상호명 혹은 도메인 네임 중 서비스에 가장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순위를 매기게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디자인 시안을 주고 의견을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사용법은 이렇습니다. 

  1. MTurk(www.mturk.com) 사이트에 방문해 ‘요청자(Requester)’로 등록합니다.
  2. 샘플을 보고 자신이 요청할 과제(project)에 적합한 카테고리를 선택합니다.
  3. 과제의 세부 사항을 입력합니다. 예를들면, 현재 미국에 있는 사람만 답변 할 수있도록 하거나, 과거 수행 이력에 따라 제한을 걸 수 있습니다.
  4. 과제당 가격, 몇 명까지 과제를 수행하도록 할 것인지, 돈을 지불하기 전 승인 프로세스를 포함시킬지 등을 설정합니다.
  5. 돈을 충전합니다.
  6. 과제를 올린 후, 작업 진행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합니다.

 

MTurk를 이용해 설문조사를 하는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시간에 적은 돈으로 설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제가 벤처스퀘어에 MTurk 를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더 중요한 이유때문입니다.

한국에는 훌륭한 서비스, 멋진 아이디어, 능력있는 기술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미국 시장에서 고객의 지갑을 열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 사람들의 니즈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에 있는 마케터, 기획자가 어떻게 미국 고객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한국 사람들을 이해하기도 힘든데 말이죠. 그러니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 때보다 더 열심히 고객 조사를 해야 합니다.

본인이 잘 모르는 시장일수록, 감도 안생길 뿐더러, 적당히 감에 의존하면 망합니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서보다 더 자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되다보니 작은 차이로 고객의 환심을 사기도 하고 잃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화적인 차이는 미묘하기 때문에 브랜드 명 하나도 미국인들에게 호소력이 있을 수도, 부정적인 뉘앙스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물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실제로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믿는 사용자들과 충분히 대화해 보지 않고 만들어낸 제품과 서비스는 아무리 겉이 번지르르해도, 고객의 지갑을 열기엔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조금 더디더라도 고객에게 단계별로 물어가면서 아이디어를 다듬는 것이 돈, 시간, 인력을 낭비하지 않는 길입니다. MTurk는 이들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창업자들이 저렴하게 글로벌 고객을 만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제공합니다.

 

마무리

아무리 좋은 정보도, 본인에게 쓸모가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리 쓸만한 정보도, 직접 사용해 보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MTurk에 들어가 보시면, UI가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모든 것이 영어로 쓰여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아마 두퉁이 생길겁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특히 미국에서 사업하시길 원하신다면, 꼭 한번 이용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예를들면, 현재 준비중인 서비스의 이름이 있다면 이 이름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일단, 한번 사용해 보시면, 이 툴을 이용해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서비스를 다듬을 무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실 겁니다.

저는 현재 채팅캣(ChattingCat)이라는 원어민과 비원어민을 이어주는 서비스의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이 서비스와 관련해 MTurk를 통해 이제까지 세 번의 설문을 진행했는데, 일단, 설문을 작성하면서 머릿 속에 있던 아이디어가 실제화되는 과정을 겪었고, 이후 설문을 통해 고객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가며 아이디어를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 덕에 개발자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소개할 때 확신을 갖게되었습니다.

작년 구글이 인수한 Sparkbuy의 창업자 Dan Shapiro 또한 MTurk의 전도사입니다. I love MTurk”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그는 지난 Seattle Founder Institute에서 자신이 어떻게 MTurk를 이용해 잠재 고객들과 소통했는지를 발표했는데 이 링크를 공유합니다. (http://fi.co/posts/608)

앞으로도 종종 미국에서 스타트업하면서 접하게되는 유용한 정보, 도구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사용해봤더니 좋았던 도구가 있으면, 제게도 공유해 주세요!

글: 에이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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