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아이디어] 몸에 좋은 정보로 한 상 가득 차린—‘똑똑한 정보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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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교를 졸업한 후 처음 들어간 곳은 잡지사다. ‘Business Korea’라는 월간지를 발행하는 회사였다. 이 잡지의 주 독자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무역상사^대기업 임직원, 그리고 일반인들로 구성됐다. 기자는 10명 정도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전자레인지(microwave oven)와 TV 등 전자제품을 미국과 유럽(EC 지금의 EU) 각국에 수출해서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였다. 내가 맡은 일은 그 주역들을 인터뷰하고 기사를 쓰는 것. 이를 위해 나는 발품을 많이 팔았다. 그러나 1달 동안 쓰는 기사는 고작 3~4개. 지금 생각하면 이는 ‘특별히 제작한(tailer-made)’ 상품(정보)이다.

나는 그 후 전자신문으로 옮겨 경제과학부, 정보생활부, 국제부에서 일했다. 잡지사와 비교하면 신문사는 ‘정보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공장’이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담당하는 역할도 ‘숙련된 기능공’과 비슷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일하는 기자들의 무기는 크게 두 가지다. 그것은 마감 시간에 맞춰서 신문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기사를 만들어내는 ‘순발력’과 ‘작문실력’이다. 나는 국제부에서 일하는 동안 소중한 경험을 하나 더 쌓았다. ‘세계 최고’의 기자들이 쏟아내는 뉴스를 읽고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다.
당시만 해도 정보의 유통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분명하게 나뉘어져 있었다. 즉, 정보를 생산하는 것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 기자들의 몫이었다. 그리고 독자들은 그것을 소비했다.

내가 신문사를 나온 것은 2003년 말이다. 그 후 나는 종이신문보다 인터넷에서 뉴스를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 처음에는 블로그의 글을 읽었는데 차츰 싸이월드와 페이스북 등으로 무대를 넓혀왔다.

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에 비유해 설명하는데 이 말도 이제 식상한 듯하다. 나는 가상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매일 폭과 깊이를 더하는 인터넷의 가공할만한 위력에 놀라고 있다. 이는 분명히 편리하지만 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정보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는 비명은 엄살이 아니다.

PC의 시대를 연 소프트웨어 회사인 로터스를 설립했던 미첼 케이퍼(Mitchell Kapor)조차 다음과 같이 한탄했다고 전해진다.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소화전에서 물을 받아먹는 것과 같다(Getting information off the Internet is like taking a drink from a fire hydrant)”고.

나는 궁금해서 이 말의 출처를 찾아봤다. 구글에서 ‘Mitchell Kapor’를 쳐 넣으면 바로 수십 만 개의 링크(연결고리)가 떠올랐다. 정보기술(IT)의 역사에서 그가 남긴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잔뜩 기대했던 나는 곧 실망했다. 구글이 연결해준 웹사이트 그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정보탐색을 어떻게 소화전의 물에 비유해 설명하게 됐는지 소개하는’ 문구를 나는 찾지 못했다.

이를 통해 나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즉, 무질서한 정보는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정보를 잘 정리해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만 풍요로운 정보 시대가 주는 혜택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똑똑한정보밥상

정보의 바다에 빠진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책이 나왔다. 클레이 존슨이 쓴 ‘똑똑한 정보밥상(에이콘 펴냄)’이다. 저자는 미국 소프트웨어(SW) 개발자에서 정보 개방운동을 벌이는 활동가로 변신한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무료정보가 사실은 대부분 불량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또 “무료 정보가 네티즌들을 유혹하는 미끼상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풍부한 사례를 곁들여 폭로한다.

이어 “이러한 정보는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해롭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에 대해서는 “길거리에서 파는 불량식품을 오랫동안 먹으면 건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더 근본적인 문제로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는 정보 중에 불량품을 가려내는 것이, 육안으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식품보다 더 어렵다는 점”을 꼽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한 처방전도 제시한다. 바로 ‘똑똑한 정보밥상(Information Diet)’이다. 오염되지 않은 정보를 찾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정보 건강식단’인 동시에 ‘그 조리법’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저자는 우선 ‘정보시대를 구성하는 데이터가 담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data literacy)’을 갖추라고 권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다시 4가지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가장 먼저 꼽은 것은 검색능력이다. ‘빙’과 ‘구글’ 등 다양한 검색엔진을 통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찾는 능력을 익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 다음으로는 ‘여과’, 즉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이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 중에는 순전히 지어낸 ‘가짜정보’와 ‘정보로 교묘하게 위장한 광고’가 뒤섞여있는데 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를 정리하고 발표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글을 쓰고, 각종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소개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독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서 통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처방했다.

저자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대중 미디어가 제공하는 거대 담론은 인기를 끌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러한 뉴스를 읽는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전하는 풀뿌리 미디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이 책은 실용서다. 다양한 출처에서 건강한 정보를 고르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정보의 시대를 살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풀어내는 방식도 흥미를 돋운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몸소 겪은 다양한 경험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확인하는 기쁨은 독자들의 몫이다.

‘This Week in Technology(TWiT) 인터뷰 참조

글 : 서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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