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노매드 인터뷰 #3] 아이비베리의 쿠스토, 쿠폰 그 이상의 선택

벤처스퀘어는 지난 7월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10월 실리콘밸리에서의 데모데이까지 마치고 온 2014  스타트업 노매드(Startup Nomad) 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8팀은 11월 13일에 있을 Global Startup Conference 2014/fall에서도 데모데이 시간을 가지며 실리콘밸리에서의 ‘생생한’ 방랑기도 들려줄 예정입니다.

스타트업인에게 있어서 가장 공통적으로 갖는 ‘고충(苦衷)’은 뭘까?

그것은 아마도 자사 제품 혹은 서비스의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려는 조급함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 걸어온 삶을 되돌아보면, 힘든 순간에 ‘어떻게 잘 밟고 일어섰느냐’에 따라 가치있는 성장을 했다는데 동의할 것이다. 그 어려움은 단편적인 문제해결이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끊임없는 고민을 요구했고 긴요한 시간을 달라고 보챘을 것이다.

그렇다. 조급함 대신 충분한 시간을 필요로 했고, 개선시킬만한 ‘어떤 문제’를 필요로 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시작하다
아이비베리의 박용덕 대표는 국내 굴지의 인터넷 포탈 기업에서 이커머스, 검색,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일로 경력을 쌓아오면서 자신만의 사업을 꿈꿔왔다고 한다. 게다가 박 대표는 주변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의문을 던지곤 했는데, 특히나 온라인 결제 시스템에 있어서는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결국 박대표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 문제해결과 그 대안을 마련하고 싶다는 것에서 사업아이템을 얻었다. 이름하여 쿠스토(Cou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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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토를 서비스하는 아이비베리의 박용덕 대표

쿠스토는 지역 상인과 그 지역의 고객을 연결해주는 로컬 기반의 쿠폰 서비스이다. 마치 ‘해피아워’, ‘타임세일’ 이벤트처럼 지역과 시간을 기반으로 한 쿠폰을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터넷 쇼핑을 할 때라던가, 온라인 결제를 할 때 사기를 당했다던가 하는 케이스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매년 어마어마한 규모로 온라인 결제 관련 사기가 일어나고 있어요. 심지어 우리나라의 결제 방법이 훨씬 복잡한데도, 한국 사람들은 온라인 결제에 있어서 항상 경계하고 조심스러워하게 됐고요. 이러한 온라인 결제 방식뿐만 아니라, 로컬 관련된 시장에도 문제점이 보였어요. 많은 소셜커머스에 로컬 상점들의 딜이 올라오는데, 분명 한쪽은 이익을 보고 한쪽은 피해를 볼 텐데 왜 모두가 그 흐름에 뛰어들까 싶었어요.”

이처럼 박 대표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과 기존의 로컬 서비스에 관해서 문제점을 느꼈다고 한다. 분명 시장에는 많은 문제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런 의문 없이 주어진 불합리한 시스템을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이를 해결해보고 싶었다고.

그렇다면 박 대표가 제안하는 기존 시장이 가진 문제에 대한 솔루션은 무엇일까? 온라인 결제에 있어서의 불신, 불안을 해소하고, 플랫폼 참여자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쿠스토는 ‘해피아워’, ‘타임세일’과 같은 로컬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주고, 그 쿠폰을 살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하지만 이런 쿠폰 플랫폼의 문제점은 혹시나 쿠폰을 기한 내에 쓰지 못하면 소비자의 손해가 크다는 거죠. 쿠폰은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사용 전에 ‘미리 결제’되니까요. 또한 온라인에서 빈번한 ‘결제 사기’라는 것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아보기 전에 미리 결제한 것으로부터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있고요. 이런 문제 상황에서 쿠스토가 제시하는 해결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결제 방식이에요. 쿠폰 딜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더라도,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받고 나서야 실제로 결제가 되는 거죠.”

구매자는 쿠스토 어플리케이션에서 쿠폰을 추천받거나 정하고 난 후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지만, 실제로 과금되어 돈이 빠져나가는 순간은 쿠폰을 사용하러 매장에 방문해서 매장 직원이 PIN 번호를 입력한 순간이다. 즉, 쿠폰을 실제로 써야만 과금이 되는 시스템이라고.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과금이 되었던 기존의 시스템에 ‘실제 쿠폰 사용 시’ 과금이 되는 솔루션을 도입하여, ‘구매하기’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혹시나 있을 손해의 위험을 줄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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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에코노베이션센터에 입주한 아이비베리 팀

박 대표는 이렇듯 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바꿔보겠다!’고 나섰지만, 그렇다고 정의감과 사명감만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박 대표는 구글 창업자인 Larry Page가 그의 책에서 언급한 한 구절을 들려주었다.

“Larry는 책에서 ‘Nikola Tesla처럼 되고 싶지만, Nikola Tesla처럼 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해요. Nikola처럼 세상에 이롭고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고는 싶지만, 그걸로 돈을 벌지 못한다면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다는 거죠. 저도 쿠스토로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동시에 좋은 수익 모델도 발견하고 싶어요.”

그리고 박 대표는 그 수익 모델이 쿠스토의 후불 결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비단 쿠스토의 쿠폰 서비스에서뿐만 아니라,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결제’가 필요한 많은 상황에서 쿠스토의 결제 방식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게다가 구매시 결제(지불)를 처리하지 않고 ‘승인’만 받아 두었다가,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쿠폰을 사용할 때 할인이 적용된 금액을 계산하는 쿠스토의 방식은 특허까지 받은 솔루션이라고 한다.

지금 시작하려 한다면, 실리콘밸리로 가라
쿠스토는 스타트업 노매드 프로그램의 피날레로 열린 케이레츠 포럼과 함께 한 데모데이에서 뉴스젤리와 공동 2등을 차지하며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에게 서비스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만큼 2주간의 실리콘밸리 체류 기간 동안 얻을 수 있던 것이 많았을 텐데, 박용덕 대표와 쿠스토는 무엇을 느끼고, 어떤 점을 변화시켜서 돌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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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노매드 데모데이 당일 쿠스토의 서비스를 설명하는 아이비베리 팀

“우선 가장 좋았던 점은, 현지 전문가분들이 저희 서비스를 굉장히 잘 이해해주셨다는 것이에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결제 시스템이 복잡하다 보니 현재 결제 시스템부터 설명해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니까, 정작 저희 서비스 이야기는 많이 못하던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결제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으니까, 저희 서비스 이야기를 하기가 더 쉬웠어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무얼 해야 할지 더 많은 조언을 듣는 것도 가능했고요. 저희 서비스에 대해 이해가 깊은 분들이랑 이야기하면서 국내에서는 ‘이걸 한다면, 될까? ‘싶었던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하면서 ‘이걸 하면 되겠다!’하는 확신도 얻어올 수 있었고요.”

또한 쿠스토는 최종 데모데이에서 2등을 하고, 현지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쿠스토가 ‘실제로도 참 괜찮은 서비스구나’라는 확신도 가지게 되었다고. 하지만 박용덕 대표는 ‘가능성’만 보고 당장 글로벌 서비스를 론칭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라고 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 이전에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이라고. 

“이번 실리콘밸리 경험을 통해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한 서비스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해졌어요. 하지만 순서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먼저 잘해야 해외로도 갈 수 있다는 확신 또한 얻어왔어요. 미국에도 아주 같지는 않지만 쿠스토와 비슷한 서비스가 많아요. 그런데 언젠가 글로벌한 시장을 나가야 할 때, 그 경쟁에서 이기려면 더욱이 한국 시장에서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듯 박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는데,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반대로 ‘당장 미국으로 갈 것’을 단호하게 말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면 그냥 짐을 싸서 미국으로 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예 법인을 미국으로 옮겨서 거기서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시간을 투자하는 건데, 그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실리콘밸리처럼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쿠스토는 현재 서비스를 오픈하여 주로 카페를 타겟으로 쿠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점점 오픈 마켓 형식의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면서 어느 카테고리의 점주던지 원한다면 자유롭게 쿠폰을 올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박용덕 대표는 ‘쿠스토’가 시간과 위치 기반의 쿠폰 서비스를 넘어 쿠폰 마켓과 결제 시스템 자체를 개선하는 좋은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쿠스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면서도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까지 갖춘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길 응원해 본다.

글 : Moana Song (moana.song@venturesquare.net) 인턴 박선민(sunmin2525@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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