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 엔트리,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만들고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래밍 교육

“오늘날 컴퓨터 과학에 대한 이해는 필수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국가 경쟁력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이것을 얼마나 잘 가르칠 수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가 언급하였던 프로그래밍의 중요성입니다.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에릭 슈미츠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IT기술의 발전으로 일상 생활의 많은 부분은 소프트웨어가 폭 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문제해결력의 향상 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를 이끌어 나갈 인재의 기본 소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전문 언어를 통한 프로그래밍 교육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습니다. 처음 프로그래밍을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인식으로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블럭쌓기 게임형식의 프로그래밍 교육 플랫폼인 ‘엔트리(Entry)‘가 해결하고자 한다고 합니다. 엔트리를 만든 엔트리코리아의 김지현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베트남 학생에게 엔트리를 설명하고 있는 김지현대표
베트남 학생에게 엔트리를 설명하고 있는 김지현대표

 

영화감독에서 프로그래밍 교육 회사의 대표까지

저는 조금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12살 때부터 친구들을 모아서 단편영화 찍는 것을 좋아했어요. 상상하던 것을 영상으로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영화제나 미디어 페스티벌 등에서 여러차례 수상을 하기도 했고, 고등학교 때는 하와이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최연소 영화감독으로 초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인물검색 김지현 대표) 이 후 자연스럽게 영화감독으로 진로를 정하고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교양 과목 중에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변화의 시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는 일방향적인 매체인데 반해, 컴퓨터는 누군가와 인터랙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때부터 미디어아트, 게임 등 IT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그리고 기술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하고 싶어 공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았고, 현재는 프로그래밍 교육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온 것 같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 제 생각을 카메라에 담아 다른 사람들과 소통했던 것처럼, 지금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수단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아요.

 

엔트리 서비스 메인화면
엔트리 서비스 메인화면

 

쉽게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배우고 창작물을 만드는 플랫폼, 엔트리

 사실 저는 비전공자로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공부에 있어서 어려움을 많이 느꼈어요. 만들고 싶은 것은 많은데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서 좌절하기 일수였죠. 엔트리는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만든 서비스예요. 엔트리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누구나 쉽게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배우고, 이 것을 이용하여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미국의 MIT에서 만든 스크래치라는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의 방식을 채택하여 이를 플랫폼 차원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엔트리의 사용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가 가장 많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울 때에 상당히 진입장벽이 높은데, 엔트리는 기존의 컴퓨터 언어와 같이 영어로 된 어려운 코드를 입력하여 프로그램을 만는 것이 아니라 블록을 조립 하는 듯한 친숙한 인터페이스로 쉽게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으며,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어 어린 아이들의 SW 교육 도구로 적합한 프로그램입니다.

 

엔트리소개이미지
엔트리소개이미지

 엔트리의 주요 특징은 3가지입니다.

  •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이 재미있게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으며, 일상 언어로 이루어져 있는 명령어를 통해 쉽게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엔트리 프로그래밍을 통해 만들 수 있는 것도 무궁무진합니다.애니메이션, 게임, 미디어 아트까지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엔트리를 통해 제작한 창작물을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곧바로 사람들과 공유가 가능합니다
  • 또한 게임 형식의 문제 해결 중심 콘텐츠로 재미있게 프로그래밍 원리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엔트리의 ‘학습하기’ 콘텐츠는 카이스트 연구진들과의 공동 연구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복합적인 사고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컴퓨터식 사고(computational thinking)의 중요성

기존 산업사회에서의 기본소양은 읽고 쓰고 셈하는 것이었다면, IT/SW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는 컴퓨터식 사고(computational thinking)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단편적인 학습에서 벗어나 복합적인 사고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처럼 데이터 수집, 분석, 분해, 자동화 등의 기능이 21세기 학습자 필수 역량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컴퓨터식 사고를 도입하기 위해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통칭한 STEM교육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강화하고 있습니다. 엔트리의 궁극적인 지향점도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실제 창작물로 구현해 내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논리력, 컴퓨터식 사고능력을 키워주는 데에 있습니다. 엔트리가 지향하는 것은 레고와 비슷합니다. 레고 블록은 블록만 있으면 어떤 아이는 배를 만들고, 어떤 아이는 비행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엔트리에 올라온 작품들을 보면 어떤 아이는 플래피버드 게임을 만들고, 어떤 아이는 쿠키런 게임을 만들어 냅니다. 아이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을 만들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큰 즐거움을 느끼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원리들은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네이버 소프트웨어 교육 자문위원회에 소속된 김지현 대표, 송상수 소장
네이버 소프트웨어 교육 자문위원회에 소속된 김지현 대표, 송상수 소장

 

네이버 서비스 ‘소프트웨어 놀자’의 파트너, 베트남 대학들과의 MOU 등의 성과들

베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월 10만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프로젝트는 약 5,000개 정도입니다. 정확한 수치를 측정하기 어려운 부분이긴한데, 상당히 많은 초, 중학교에서 엔트리 사이트와 자체 제작한 엔트리 보드게임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에서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 경험을 주기 위한 ‘소프트웨어야 놀자’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파트너이자 자문위원으로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엔트리에서 교육개발책임연구를 맡고 있는 송상수 선생님(교육회사인 엔트리는 이름 뒤에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통일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인물검색)도 함께 자문위원에 속해 있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호치민사범대와 하노이과학기술대학과 MOU를 맺어 직접 가서 엔트리를 활용한 교육 과정을 소개하고 교사 양성도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IT, 소프트웨어 교육에 관심이 높으며, 소프트웨어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학생들에게 교사 양성 교육을 하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뜨겁고, 정말 즐겁게 배우고 있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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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비전으로 능력 있는 팀원들을 합류시키기까지

CTO인 심규민 선생님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학부 과정 중에 휴학을 하고 엔트리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합류 당시 여러군데의 스타트업에서 제안이 왔었지만,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아이템이었고 도전적이면서 가치있다고 느껴진 엔트리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또 앞서 잠깐 언급해드렸던 교육개발책임연구원인 송상수 선생님의 이력도 대단합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두고 엔트리 팀에 합류 하였습니다.  이 외 다른 팀원들도 함께하기 위해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사를 오는 열정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팀원 인사이드] 송상수 책임연구원에게 엔트리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학부 시절 저는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어 있다는 이유로 젊음을 치열하게 살아내지 않고 제자리에서 안주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교육은 교사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고 하는데, 교사 자신의 계발에 무신경한 모습이 싫었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을 뽑아 놓고 바보를 만든다는 곳이 교육대학교라는 농담도 있었는데, 모두가 거기에 동의하면서도 저항하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당연한 듯이 안주하는 것에 동의 할 수 없었고 교사가 보고 경험한 만큼 아이들이 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교 밖 활동을 매우 다양하게 했습니다. SW관련 사업, 사진 공모전, 증권대회, 영화촬영, 철학과 인문학 동아리, 악기, 대안학교 연구, 여행 등 다양한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또 교사로서의 전문성도 중요하게 여겨서 학부 공부도 매우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리고 졸업을 하고 교사로 근무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했었는데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하기 위해서 젊을 때 밖에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NHN NEXT에 진학하게 되었고 거기서도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소를 만들어서 세미나와 교육을 통한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엔트리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20대는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 안정된 직장을 가지는 것, 기존의 틀과 흐름을 따라 사는 것 보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으며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실패하며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기준에 맞는 일이면 뒤돌아보지 않고 그 길을 선택하며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SW를 배울 때 그 시작 점이 엔트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엔트리의 뜻이 ‘문, 입장, 입구’인 것처럼 말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즐겁게 엔트리로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날이 오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계의 레고(LEGO) 같은 회사가 되고 싶다.

엔트리코리아는 소프트웨어계의 레고 같은 회사를 꿈꾸고 있습니다. 레고가 어릴적 누구나 한번 쯤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인 것처럼 미래의 아이들이 처음으로 가지고 놀게 될 소프트웨어 세상의 레고가 되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엔트리코리아’은 TIPS 프로그램(글로벌시장형 창업사업화  R&D, 이스라엘식)의 14년 7기에 선정된 기업입니다. 운영기관은 카이트창업가재단입니다. TIPS 는 성공한 벤처인의 멘토링-보육-투자-정부R&D매칭을 통한 이스라엘식 기술창업기업육성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기업에게 매칭펀드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벤처스퀘어 독자분들 중에서도 TIPS프로그램에 대한 궁금증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관련하여 간단하게 질의를 진행해보았습니다. TIPS 선정팀에 대한 전체 인터뷰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TIPS에 선정되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선정 이유는 무엇인가요?

TIPS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에게 R&D 자금을 지원하여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저희도 기술적으로 접근을 하긴 했지만,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 등 배경적인 부분도 많이 강조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많이 얻었던 것 같습니다.

 TIPS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에 어떤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가요?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자금적인 지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TIPS 프로그램 중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R&D 과제이기 때문에 마케팅에 예산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자유롭게 마케팅 비용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TIPS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에 어떤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가요?

TIPS 프로그램 이전에는 서비스에 필수적인 기능을 개발하기에 급급했습니다. 하지만 TIPS 프로그램 덕분에 R&D 역량이 늘어나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기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TIPS 프로그램 중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없습니다.

 TIPS 과정을 통해서 얻게 되는 R&D 결과물은 무엇이고 확장성을 어떻게 보고 있으신가요?

저희가 TIPS 과정을 통해 얻게될 결과물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현재 개발된 시스템을 모바일로 확장하는 것으로 이 기술이 구현되면 사용자들은 모바일에 특화된 기능을 통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얻게 됩니다.

두 번째는 교육과정 추천 시스템입니다. 프로그래밍 교육은 맞춤 교육이 필수적인 분야이지만 현재 교육과정은 대부분 획일화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과정들을 빅데이터 처리, 기계학습과 같은 최신 기술을 이용하여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R&D 수행 과정에서 글로벌과 현재 귀사의 기술 수준과의 격차를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요?

저희 서비스는 지난 4월에 출시되어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습니다. 지금 추세를 보았을 때 정식 서비스가 출시될 내년 초가 되면 글로벌 서비스와의 격차는 거의 없어질 것입니다. 또한 TIPS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고, 갖가지 기술을 갖춰 더욱 우위를 점해 나갈 것입니다.

 

 김명지 myungjikim@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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