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 21] 여러 기기에 흩어져있는 사진을 한눈에, ‘라이트(Leit)’ @ A-camp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문성수 대표는 마지막 학기 즈음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태플릿 제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이 태플릿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원드라이브(OneDrive)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조건 써야 했는데, 이미 드롭박스(Dropbox)와 Daum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던 문성수 대표에겐 번거롭기만 한 상황이었다. 그는 “클라우드 3곳을 하나로 묶는 게 필요하겠다 싶어서 서비스 개발에 들어간 것이 마이드라이브스(MYDRIVES)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만들고 보니 활용도는 다양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는 경쟁자가 많았고, 대용량 파일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진 않았다. 1년간 사업 설명을 하면서 받은 피드백을 모아보니 ‘사진에 집중하라’는 날이 섰다. 문성수 대표는 앱센터(AppCenter)의 A-camp 프로그램에서 만난 팀원들과 함께 지난 9월 이 같은 피드백을 반영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10월에 iOS 버전을 내놓은 후 지난달 정식 버전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마이드라이브스를 인터뷰하기 위해 대전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Q. 사무실이 대전에 있다.

■ 학교 근처의 저렴한 사무실 비용

지금보다 조직이 컸던 초기에는 박혜령 디자이너를 제외한 모든 팀원이 카이스트에 재학 중이었고, 학교에서 사무실을 지원해줘서 대전에서 스타트업을 하게 되었다. 중간에 지원받던 사무실에서 나왔을 때에도 대전을 고수했던 건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팀원들과 한곳에 있고 싶었다. 학교 기숙사 밖에서 컴퓨터만 붙잡고 있으니 방학이 계속되는 느낌이 들다가도, 행사 발표자로 초대되어 서울에 올라가면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낀다. 박 디자이너의 경우 대전으로 내려와 자취생활을 하면서 서울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외부 활동을 하는 일이 줄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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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진에 특화된 서비스로 피벗팅을 했다.

■ 실패한 스타트업이 인터넷에 공개했던 자료가 큰 도움

현재의 서비스가 나오기까지 여러 번의 변화가 있었지만 마이드라이브스의 생각의 토대는 변하지 않았다. 그건 바로 ‘경계를 허무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피벗팅을 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건 ‘에버픽스(everpix)‘라는 해외 서비스가 인터넷에 공개한 자료였다. 그들은 2013년, 우리와 유사한 서비스의 문을 닫으면서 무려 2년간 쌓은 사업 자료와 자신들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된 과정을 모두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들이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니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었다. 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 서비스 시장조사 자료 등을 보면서 왜 망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더라.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을 하는 데에 많은 공부도 되었다.

 Q. 실패 사례에서 얻었던 인사이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 개발에만 몰두하여 마케팅 소홀, 무제한 백업 기능 제공

에버픽스는 페이스북, iOS 기기에 있는 사진을 한곳에 모아서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였다. 어느 정도 규모의 사용자 수도 있었고 사업적으로도 성공했지만 거기서 더 커지지 못했을 뿐이다. 그들이 스스로 밝힌 패착은 2가지였다. 첫째, 마케팅 활동을 뒷전에 둔 채 새로운 기능 개발에만 집중하여 더 많은 사용자 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둘째로는 한 달에 4~5달러만 내면 사진을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는 백업 서비스라는 점이었다. 백업을 제공하는 이상, 시장에서 구글 같은 대기업을 상대하기에는 작은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힘든 서버 비용이 밀려왔다.

비슷한 서비스의 실패 사례를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서비스를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사진을 복사해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어디에 있는지 가리키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접했을 때에는 일단 모든 사진이 보이니까 전부 가져온 것처럼 보여도 내부 방식이 다르다. 이렇게 작동할 경우에는 우리 서버에 저장하지 않아도 되니 운영비가 들지 않는다. 한편 보안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게, 우리 서비스로는 ‘보기’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사진들을 믿을만한 곳에 저장하고 싶어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작은 스타트업이 자신의 사진을 갖고 있다는 게 찝찝할 수가 있는데, 우리는 저장을 하지 않으니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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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 모든 사진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0,000장의 사진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사진의 분산’이라는 문제를 경험한다. 사진은 오래된 사진 앨범에, 컴퓨터에, 클라우드에, SNS에 업로드 되어있지만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라이트(leit)는 사용자의 인생과 추억을 담은 모든 사진을 한 곳에서 보여주고 공유하는 서비스이다. 맥, 드롭박스,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플리커)에 흩어져있는 사진의 위치를 각각 알려줌과 동시에 시간과 장소 순, 기기 별로 정렬하여 직관적인 타임라인에 보여준다. 또한, 사용자의 사진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태그된 사진도 자동으로 보여주어 다른 사람들과의 추억도 공유할 수 있다. 이미 여기저기에 작게 정리된 사진들을 다 불러모아 다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라이트로 사진을 불러온 후 수정하는 정보는 우리에게 쌓이게 된다. 그 정보를 통해 라이트를 꾸준히 사용하게끔 만들었다.

Q. 경쟁사와의 차별점은.

 ■ 사진을 보는 데에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게끔 하다

 라이트의 경쟁 서비스는 드롭박스에서 만든 사진앱 ‘카루셀(Carousel)‘이나 애플의 ‘아이클라우드(iCloud)‘이다. 이런 서비스들은 사용자의 사진을 모아주고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하지만, 클라우드나 기기의 제한이 따른다.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경계를 허무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사진을 보는 데에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게끔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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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사진 공유 동기화 기능, 인화 사진 스캔 서비스 준비 중

공유 기능에 있어 추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내 사진과 친구 사진을 같이 볼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서로 찍었던 사진을 메신저로 주고받을 필요 없이 친구가 나의 사진 공유 요청을 받아주기만 하면 동기화가 되어 양방향으로 연결되는 기능이다. 더 나아가서는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 파일도 모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해나가려고 한다.

사진 스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사용자의 잊혀진 추억을 찾아준다는 모토로 서비스를 진행하다 보니, 오래된 사진 앨범 속에 인화된 사진들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인화 사진을 쉽고 저렴하게 스캔하고, 앱에서 언제든 볼 수 있게끔 사진 스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11월에 출시한 서비스이므로 현재 사용자 확보가 가장 큰 목표이다. 많은 피드백을 부탁한다. 동시에 투자자들과의 미팅을 통해 사업을 더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지금까지 우리 회사를 위해 함께 일해주었던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누구는 짧게 있다가 떠났고, 누구는 길게 있다가 떠났고, 또 누구는 지금까지 같이 일하고 있다. 이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그때 같이 꿈꿨던 것을 단지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글: 안경은
원문: http://blog.appcenter.kr/2014/12/leit-mydr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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