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는 빈곤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최근 세계적인 원조나 개발과 관련한 컨퍼런스나 모임에 가보면 과거와는 다른 양상들이 많이 보인다고 한다. 과거에는 거의 각국 정부를 중심으로 하는 공공섹터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민간섹터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서 다양한 NGO와 대학그 그리고 기업의 사회공헌 분야에서 온 사람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특히 혁신적인 기술 솔루션을 이용해서 그 동안 개발도상국가들이 오랜동안 극복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커다란 성과도 늘기 시작했다.

최근 이슈가 된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전 세계 인터넷 공급과 관련한 활동도 사실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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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에서 극심한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12억 명에 이른다. 보통 극심한 빈곤층을 월드뱅크에서 하루 1.25 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들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 정도 사람들의 빈곤을 극복하게 만들려면 단순히 지원하는 펀드의 금액이 조금 늘어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다 적은 돈으로 훨씬 커다란 실질적인 혜택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혁신은 그런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급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과거에는 꿈꾸기 어려웠던 혜택을 적은 예산범위 내에서 가능하게 만든다.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디지털 기술과 모바일 디바이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디지털 기술과 모바일 디바이스가 만드는 디지털 경제는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데, 단지 원조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성을 갖추게 된 사람들이 원조를 받는 것과 동시에 자신들이 실질적인 참여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가지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훨씬 더 크다.

이 분야의 연구를 진행해온 부즈 알렌 해밀턴(Booz Allen Hamilton)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디지털화는 39억 명에 이르는 취약계층에게 4.1조 달러(원이 아닙니다. 달러입니다!)에 이르는 GDP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가장 큰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이다.

가장 기본적인 공공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던 이들 국가에 있어서 스마트폰 보급과 인터넷 접근을 통한 디지털 경제는 국가의 판을 새로 짠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아프리카가 이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경제 국가의 혁신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다. 아프리카의 나라들은 오래되었지만 선진국 등에서 검증된 기술이나 사회 인프라와 관련한 것들을  아예 건너 뛰고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한 혁신적인 시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시도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독특한 성공사례도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수행된 세계어류센터(WorldFish Center)의 농업을 통한 수입증대와 영양과 관련한 프로젝트(Aquaculture for Income and Nutrition, AIN)에서 지역의 농부들에게 기술교육을 하고 약간의 급료를 줄 때 미국국제개발처(USAID)에서 개발한 mSTAR(mobile Solution Technical Assistance and Research)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모바일 지갑으로 직접 급료를 주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이를 통해 참가한 농부들이 기존의 방식보다 급료를 받는데 걸린 시간이 15일이나 단축이 되었다.

사실 기간만 단축된 것이 아니다. 이런 개발도상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겪기 쉬운 도난이나 부정사건 등과의 연루도 대단히 어려워졌고, 중간 단계를 거치는 것도 줄어들어서 전체 프로젝트의 효율도 크게 올라갔다.

필리핀의 이동통신사 글로브 텔레콤(Globe Telecom)의 GCASH 인프라도 비록 국제원조는 아니지만 비슷한 혁신의 결과가 있었다. GCASH는 일종의 모바일 화폐 서비스로 에서 시작된다. 이들은 모바일 커머스를 위해 G-Xchange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정부와 손을 잡고 저소득층을 지원할 수 있는 GCASH REMIT 이라는 플랫폼을 적용해서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많은 국제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관련한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GCASH를 이용한 유통모델이 독특한 것은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개별적인 개인 유통업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전자방식으로 휴대폰 사용권을 즉석에서 사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GCASH 관련한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개인에게 내주고, 이들이 개인대 개인으로 간단히 필요한 만큼 사용권을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GCASH가 더욱 훌륭한 것은 단순히 이동통신사 서비스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다양한 P2P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Conditional Cash Transfer (CCT) 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필리핀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GCASH를 활용하는 것이다. 저소득층에서 학교에서 교육을 받거나, 정기적인 필수 건강검진, 그리고 아이들의 예방접종과 같이 국민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활용해야 하는 경우에 지불의 성격을 간단히 파악해서 서비스에 필요한 현금을 지급한다.

처음에는 필리핀 LandBank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실제로 이런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소요되는 비용이 매우 컸다. 그러나, GCASH 플랫폼을 활용해서 이미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많은 유통업체들이 일종의 현금을 미리 지불하고, 나중에 국가에서 해당 내역을 환급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비용이 급속히 줄어들었다.

무려 3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현재 GCASH 플랫폼을 지원하는 곳이 필리핀 전국에  수만 개에 이른다. 형태도 다양해서 은행들과 전통적인 수퍼마켓, 휴대폰 대리점, 일상적인 물건을 파는 잡화점 등이 있으며, 시골지역에 많은 구멍가게들도 참여하고 있어서 지역사회 곳곳에 파고들었다.

이처럼 디지털 경제를 통한 혁신은 접목대상이 전방위적이다.

참고자료
글 : 하이컨셉
출처 : http://goo.gl/Jjdl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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