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잡설] 누진세 논란의 핵심은 비싼 전기, 싼전기가 아니다

누진세 폐지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밝혀볼까 합니다. 한수원은 한국의 전기세가 원가 이하다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함입니다.

1. 한국의 전기세가 싼가? 비싼가?

제목에서 핵심이 아니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일단 답만 말씀드리면 가정용전기는 쌉니다. 한전에서 300~400kw사용시 에어콘 사용시, 5만원이라는 다소 과장된 이야기를 했지만, 5만 9천원에서 6만원 3천원선에 결정됩니다. 딱 저희집 정도의 느낌으로 대략 확장형 24평에서 30평 미만대의 아파트를 의미하는 걸겁니다. 물론, 오래된 에어컨과 2 in1 을 쓴다면 더 나옵니다.

저희 집의 경우, 2 in1 설치가 불가능하여 1개의 에어컨과 1대의 선풍기, 1대의 서큘레이터를 동시에 사용합니다. 에너톡으로 측정해보니 누진세 4단계의 400kw 선이 가장 표준 적인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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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 논란은 산업용 전기는 안싸다인데, 이건 좀 말의 어폐가 있습니다. 산업용 전기가 특히 싸다는것은 그동안 한국전력이 주장해오던 사실입니다. 조금만 인터넷을 찾아보시면 한국전력의 그동안의 주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전의 주장대로 고압전력이라 원가가 적게 든다고 갑자기 말을 바꾼다면, 두 요금제의 차이에서 한가지 답을 얻을 수 있으며, 그 차이를 없애는 것이 사실 이 논란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는 기술발전과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에 의한 시대요구입니다.
단순히 누진세가 있는 가정용이 싼가 안싼가 논란이 아닙니다.

2. 산업용 전기는 왜 가정용에 비해 합리적인가 

산업용 전기가 싼지, 안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원가를 알고 있는 한국전력만이 알겠죠.
하지만, 확실한건 산업용 전력은 자체 설비를 통한 가격 하락이 가능하며, 심지어는 시간대별 요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가변형 요금을 쓰기도 한다는 것이죠. 이는 수요와 가격의 탄력성을 가지고 있어서 단순히 한달 총량으로 계산하고 누진세로 퉁치는 가정용 요금에 비해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합니다.
간단히 통신요금으로 말씀드리면, 가정용은 누진세가 적용된 월정액 통신요금을 낸다면, 기업용은 수요에 따른 가격탄력성이 존재하는 통신요금제를 쓴다는 것으로, 통신요금에 대한 전략을 세울수 있음을 말합니다.   문제는 가정용은 위에서 말한 선택권이 없습니다. 이는 그동안 가정은 전기의 일방적 수요자로만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3. 왜 가정용도 이제 누진세가 아닌 가격탄력성을 이야기하게 되었나

그런데 왜 지금 시점에 갑자기 누진세 이야기가 나온걸까요? 일단은 그 원인은 저는 두가지로 봅니다. 먼저

1) 수요 증가와 온난화와 도시 열섬화, 양극화

첫번째는 사회적 요구사항인데, 일단 너무 더워졌으며 가정들의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저희 장모님은 에어콘 키시는것을 무척 아까워하시고, 안키고 버티십니다. 무척 안타깝습니다. 저소득자에 대한 혜택을 더 준다고 말은 하지만, 누진세에 대한 심리적 압박은 저소득자가 더 받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측정할 수단도 없기 때문이죠. 제발 한전은 그 분들에게 에어콘 켜도 된다고 말씀 좀 해주시고, 아니면 그분들에게 최소한의 실시간 전기사용량 정보를 보내주십쇼.
많은 분들이 안그래도 더워서 짜증나는데 에어콘을 킬때마다 한전을 더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이 그 원인이라고 봅니다.

2) 에너지 기반 IoT 서비스 등장 

두번째는 기술 발전입니다. 저는 에너톡이라는 IoT장비를 구매하여 실시간으로 전력사용량을 측정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는 그 데이터를 보고 그저 아끼는 선택밖에 할 수 없죠. 하지만, 만약 산업용처럼 수요기반 가격탄력성을 가진 시장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래는 어제 이야기했던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입니다. 용량은 10Kwh전력을 저장하고, 미국의 한달 평균 전기사용량은 900Kwh라고 하네요. (한국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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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이, 하루에 10kw면, 일반 가정의 하루 전력 양입니다. 가격탄력성이 적용되고, IoT기반 기기가 활성화되면 어떨까요? 한전의 가격API를 받아 싼 시간에 충전하고, 비싼시간에는 배터리를 사용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현재 누진세 폐지로 인해 한국전력이 우려하는 바는 피크시간 타임의 전력 수급 문제입니다. 누진세의 단순 폐기가 문제가 아닙니다. 누진세 다음의 요금은 수요기반 요금 합리화이지, 무조건 싸게가 아니란 의미입니다. 어쩌면 누진세 자체의 시스템 문제가 아닌 획일화된 요금체계를 부르는 이름이 그저 현재의 누진세를 말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며, 대중들도 그렇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전기자동차는 어떨까요 ? 가정에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다면 저 배터리 팩 대신 전기차의 배터리를 써서 가정용 에너지 계획을 최적화 할 수 있을 겁니다.

4.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핵심 인프라 합리적 전기시장 

단독 주택의 경우에는 300kw정도는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으로 커버가 가능한 상황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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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가을, 봄에는 남아돌 것 같은데 해당 전기를 한전에 되팔 수 있으면 이에 대한 설비비용에 대한 투자도 쉬워질겁니다.
공동 주택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가정용배터리를 대량으로 지하에 집적한다던지, 주차장의 전기자동차와 연동한다던지의 모델을 만든다면 전기 사용의 효율은 극대화 될겁니다.
전기를 단순히 낭비하지 말자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쓰자가 향후 가야 할 길이며 이러한 전기인프라의 시장 변화는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전력도 이번 누진세에 대한 이슈를 단순히 전기요금 인하에 대한 요구가 아닌 미래 전기산업 인프라에 대한 요구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글: 숲속얘기[양병석]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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