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워크 위한 협업툴?…우린 협업‘룸’만든다”

모바일 환경 구축으로 사무실 밖 근무가 늘면서 지난 5~6년 사이 많은 협업툴이 등장했다. 각자 특화 분야도 다양하다. 메신저로는 슬랙과 잔디, 작업 관리는 트렐로와 아사나, 원격 미팅은 스카이프와 어피어인, 최근 위키식 문서화 툴로 인기를 모은 노션까지.

비캔버스 역시 그 중 하나다. 2014년 비주얼 회의 최적화 툴을 표방하며 서비스를 시작, 2017년에는 정식 출시를 통해 구독 회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비캔버스를 개발한 오시리스시스템즈 홍용남 대표는 다른 협업툴을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는다. “우리 경쟁사는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에 가깝다. 도구는 이미 나올 만큼 나왔기 때문에 어떤 기능을 더 제공하느냐보다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느냐가 관건이다. MS를 경쟁상대로 보는 이유도 리모트워크를 비롯한 업무환경 변화에 주목, 직관적인 소통이 가능한 협업 ‘룸’을 마련하는 데 있다.”

비캔버스는 온라인 화이트보드라 부르는 공용 작업 공간을 통해 자료 정리, 문서 작성, 실시간 협업을 한번에 지원하는 올인원 협업 플랫폼이다. 화이트보드 공간에서는 화상·음성 채팅도 지원하기 때문에 글로 설명하기 힘든 컨셉과 비주얼을 직접 보여주며 피드백을 즉시 주고받을 수 있다. 홍 대표는 “글과 문서로만 소통하는 협업툴은 무전기와 같아서 오히려 오해 소지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리모트워크 시대에는 팀원이 한 공간에 함께 모인 느낌을 주는 것이 관건이다. 멀리서도 유대감을 느끼고 오해와 미스커뮤니케이션은 빠르게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홍 대표는 줄곧 직관성을 강조한다. 그는 “앞으로 사람의 역할은 기술적 영역보다 크리에이티브 영역, 컨셉을 도출하고 기획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며 “혼자서는 내놓기 힘든 컨셉과 기획을 집단지성을 발휘해 도출하는 것이 협업”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때 컨셉을 비주얼로 전하는 것만큼 직관적인 방법은 없으며 이용자가 원할 때 가볍게 모여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얼마 전 오시리스가 선보인 업데이트 버전이 이를 반영한다. 플랫폼을 회의 공간과 도큐먼트 공간으로 이원화해 가벼운 소통을 위한 채널을 마련했기 때문. 두 공간은 기능적으로는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도큐먼트 공간이 문서화를 위한 곳이라면 미팅룸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둔다. 홍 대표는 “실제 소통 과정에서는 정리나 구조화보다 서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지저분하게 요소를 흩어놓는 게 당연하다”며 “미팅룸에서는 캔버스마다 제목도 굳이 정할 필요가 없다. 가볍게 만나 아젠다를 나누고 이해 차이를 좁히면 그만”이라고 전했다. 반면 도큐먼트 공간에서는 특정 토픽 아래 보다 정제된 문서를 만들게 된다. 회사 비전, 조직도, 정책을 정리하거나 지식 베이스를 기록하는 것이 그 예다. 이를 위한 템플릿도 5가지 정도 마련돼있다.

오시리스는 이번 업데이트 후에도 계속 서비스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은 캔버스 레이아웃 추천과 요소 자동 정리, 관리자용 리포트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미팅 중 생성된 캔버스에는 팀원간 협업 과정이 고스란히 남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면 팀원별 기여도나 자주 쓰는 키워드, 연결성을 비롯한 인젤리전트를 줄 수 있다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관리자를 위한 서비스의 마지노선”이라고 말한다. “국내서는 협업툴이라 하면 팀원을 어떻게 관리, 감독할지에 대한 방법도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오시리스는 기업이 요구하는 대로 뒤따라 개발하기보다는 먼저 제안하는 컨설팅 방식을 지향한다.” 즉 비즈니스에 필요할 만한 서비스를 우선 기획, 개발한 다음 고객 니즈와 피드백을 반영해나가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방향 설정에는 국내 기준보다는 세계적 기준으로 협업툴을 개발하겠다는 홍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다. “국내에서 통하는 협업툴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는 어렵지만 해외에서 통하는 협업툴은 국내에서 잘 쓰이고 있다”며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피칭 대회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해온 것도 국제적인 피드백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홍용남 대표가 비캔버스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건 두 가지다. 비주얼 캔버스 기반 협업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과 게임처럼 재밌게 코워킹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 개발 단계에서 여러 온라인 협업 게임을 분석하기도 했다는 그는 비캔버스의 매력으로 소소한 재미와 감성을 꼽았다. “예전에 싸이월드를 꾸미던 감성을 느낄 수도 있다. 스티커나 이모티콘을 붙이고 마음대로 작업 공간을 꾸밀 수 있기 때문.” 그러면서 비캔버스의 이름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협업과 그 성과를 꿀벌이 맛있는 꿀을 모으는 데 빗댔다. 곳곳에 흩어진 벌들이 꿀을 한 데 모으듯 비캔버스(BeeCanvas)가 팀원 하나하나의 역량을 모아 좋은 성과를 이루도록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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