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공간, 상상 대신 직접 만지며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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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자인진흥원×벤처스퀘어 공동기획-스타일테크 슈퍼루키] 마음에 드는 가구를 찾았는데 막상 사려니 집에 어울릴지, 공간은 얼마나 차지할지 감이 오지 않을 때가 있다. 가구점에 가서 직접 봐도 환경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 가구인 탓에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가구뿐 아니라 벽지, 바닥재 역시 상상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앱이 바로 ‘어반베이스 AR.’ 어반베이스 AR은 인테리어와 가구 브랜드 제품을 3D로 모델링한 다음 이를 이용자가 가상으로 배치할 수 있게 한 앱이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AR을 비롯한 신기술을 리빙 산업과 결합, 스타일테크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주거 공간의 모습을 꿈꾸며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디자인적 요소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내부 디자인팀과 기획팀, 3D그래픽팀이 협력하는 한편 제품 디자인 경력이 있는 내부 전문가가 이를 한번 더 검수한다”고 말한다.

또다른 인테리어 서비스인 ‘3D 홈디자인’도 있다. 3D 홈디자인은 공간 자체를 3D로 구현, VR기기로 둘러보면서 체험할 수 있으며 어반베이스 AR과 마찬가지로 가구를 배치하거나 인테리어를 꾸밀 수도 있다. 어반베이스는 이를 기반으로 일룸, LG전자와 제휴를 맺고 매장용 컨설팅 서비스를 마련하는 한편 지난 2월 건축가용 전문 플랫폼 ‘AR 스케일’을 출시하며 확장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어반베이스가 집중하는 것은 데이터다. 건물 도면 데이터는 영속성과 응용성 모두 뛰어나다. 인테리어, 건축뿐 아니라 산업적으로는 근로자 근무 패턴, 시설 배치와 동선 최적화 시뮬레이션 개발에 응용될 수 있고 사고나 재난 상황에서 건물 구조 파악을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데 이용하는 등 공익적 활용성도 강하다.”

알고리즘 개발에서 시작=어반베이스가 보유한 핵심 기술은 2D 도면 이미지를 3차원 공간으로 자동 변환하는 ‘오토 스케치’다. 이에 관한 아이디어는 하 대표가 어반베이스를 창업하기 전 건축가로 일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하진우 대표는 졸업 후 건축업계에 종사하면서 아날로그적 업무 프로세스의 한계를 느꼈다고 말한다. “클라이언트랑 미팅을 할 때면 매번 층별로 도면을 A3용지에 출력해야 했다. 도면에는 건물 구조뿐 아니라 배관선, 전기선 등 온갖 복잡한 설비를 표시하기 때문에 건축주는 한눈에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그가 떠올린 방안은 건물 도면을 3D 모델링해 컴퓨터 게임하듯 마음대로 컨트롤하며 보여주는 것. 전자통신공학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열정을 꾸준히 키워온 덕에 이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할 수 있을 만큼 그 스스로 기본 실력도 갖춘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당시 법인도 없었고 투자와 기부의 차이를 모를 만큼 창업에 대한 지식도 없었다. 원래 생각했던 비즈니스 모델은 3D 모델링 알고리즘을 개발해서 오토데스크 같은 곳에 판매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이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기본기를 익혔지만 고민은 계속됐다. 당시는 데이터 개방과 공유의 개념이 부족했던 탓에 당장 입수할 것이라고는 아파트 도면뿐이었기 때문. “처음에는 아파트를 3차원 공간으로 구현해봤자 그 수요가 부동산중개 분야에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들이 기꺼이 비용을 내고 이용할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하 대표는 “생각해보니 바닥재, 샷시 같은 인테리어 업체나 가구 회사라면 가상 공간을 통한 결과물 구현과 판매 연계에 대한 니즈뿐 아니라 실제 비용을 지불할 의사도 높을 것 같았다”며 “시야를 넓히니 이용자가 될 만한 빅플레이어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2016년 론칭한 것이 가상공간 인테리어 플랫폼인 3D 홈디자인이다.

가상 인테리어 플랫폼 3D 홈디자인 서비스 화면

현장 목소리가 확장성 비결=사실 어반베이스가 인테리어 분야에 주목한 것은 어느 가구사의 제안이 결정적이었다. 서비스 출시 초기에는 일반인 이용자 과금에 기반한 수익 모델을 설정했는데 한 가구사가 매장 내 컨설팅과 제품 판매에 어반베이스의 플랫폼을 도입하고 싶다며 제휴를 요청했다는 것. 이후부터는 가구, 전자제품 기업과의 본격적 제휴를 통해 브랜드 제품 3D 에셋을 플랫폼에 추가했고 이용자가 제품을 배치해본 다음에는 바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서비스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하 대표는 “현장의 니즈에 귀기울인 덕분”이라며 “어반베이스가 보유한 원천 기술을 갖고 새로운 시장을 제안, 형성하기 위해서는 실제 시장 안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론칭한 건축가용 플랫폼 AR스케일에 대해서도 “원래 전문가를 위한 서비스를 따로 만들 생각이 없었지만 건축계 커뮤니티와 강의에 가다보니 전문가 서비스에 대한 제안을 꾸준히 듣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라는 행사를 직접 마련하기도 했다. 하이테크에 관심이 있거나 어반베이스 기술을 활용하려는 이들을 모아 어반베이스가 추구하는 방향과 기술을 소개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는 것. “특히나 건축계는 교수나 석사생 이상이 주축을 이루는 학술 모임은 많지만 주니어 건축가나 일반 대중을 위한 행사는 부족하다. 최근에서야 커뮤니티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젊은 건축가들은 스타트업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만한 자리를 여전히 갈망한다.” 그러면서 하 대표는 “건축업계는 잔잔한 호수와 같다. 이곳에는 조약돌 하나만 던져도 큰 파급이 인다”며 “VR·AR은 건축 산업 내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에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과 파급력을 가진다고 본다. 이러한 신기술 활용이 건축계에서 일상화되는 시대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유망 스타트업 협업 원해=하진우 대표는 유망 스타트업 성장 지원과 협업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초기 스타트업을 만난다면 아이디어 고도화나 시제품 제작까지도 함께 하고 싶다는 것. 하진우 대표는 과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성장에 필요한 네트워킹이 광범위하고 탄탄하게 형성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IoT 분야 전문가나 현직 스타트업 창립자 풀이 충분히 마련, 초기 창업자가 선배 스타트업의 경험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 또 창업자가 보유 원천 기술을 활용해 어떤 분야나 시장에 진출하면 좋을지 혹은 어떤 전문가 풀을 찾아가야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어 하진우 대표는 “현재 어반베이스 직원이 서른 명 정도인데 과거 5명이던 때에 비해 개발이나 기획 속도가 느려진 것이 사실이다. 피보팅을 비롯해 새로운 비즈니스로 전환하거나 실패를 빠르게 반복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관련 스타트업과 연계, 새로운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확장성을 함께 꾀함으로써 타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부분을 서로 채워주고 함께 성장하고 싶다”며 “이러한 팀이나 예비창업자를 만난다면 시드라운드에 이를 때까지는 지원하고 싶다”는 뜻도 덧붙였다.

※ 해당 기사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벤처스퀘어가 스타일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 인터뷰 입니다. 스타일테크는 패션, 뷰티에 AI, 빅데이터, AR/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산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9년부터 스타일 산업 신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중·소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스타일테크 전용 공유오피스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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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진 기자
/ minhj2241@venturesquare.net

도전과 실패에 보다 관용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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