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뭐예요?” 플랫폼 4곳이 답했다

취미를 묻는 질문에는 괜스레 신박한 답을 고민하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낸 즐거움이 무엇인지가 나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취미는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남는 시간을 채우는 소소한 행복이자 또 누군가에게는 미래를 위한 배움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주52시간 근무제’, ‘소확행’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취미도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사이에도 원데이 클래스 O2O서비스를 시작으로 정규반, 온라인 강좌까지 다양한 형태 취미 활동을 제안하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했다. 그러나 취미를 즐기는 이유가 모두 다르듯 각 플랫폼이 가진 취미에 대한 시각과 지향점 역시 다르다. 이에 7년째 서비스를 운영하는 ‘프립’부터 얼마 전 시장에 첫발을 들인 ‘비스킷’까지 여가·취미 플랫폼 4곳에 각자가 생각하는 취미의 정의가 무엇이고 이를 토대로 어떤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는지 물었다.

프립활동적이고 풍부한 ”=프리 다이빙, 궁궐 투어, 딸기 농장 체험, 유기견 봉사. 모두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 클래스다. 프립에게 취미란 삶과 여가를 건강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 때문에 소수 카테고리에 국한하지 않고 아웃도어, 피트니스, 문화·예술, 요리, 여행, 봉사를 비롯 여가라는 공통분모로 묶을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프립 홈페이지 화면

프립 관계자는 “직장인과 대학생이 실내나 한정된 범위 안에 갇혀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이들이 밖으로 나가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고 여가를 제대로 즐길 환경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타 플랫폼과의 차이 역시 원데이·정규반 클래스뿐 아니라 테마파크 입장권, 일일 투어를 비롯한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처음부터 풍부한 경험을 강조하고 분야를 넓힌 덕에 현재 호스트 수만 7,000명이 넘으며 가입자는 68만여 명을 확보, 6,800여 개 상품을 제공하며 플랫폼 4곳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스마트 기기에 몰두하거나 무언가를 소비하는 데 만족하는 대신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이 보다 풍부해지는 세상을 꿈꾼다”는 프립은 경험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는 정기권에 대한 수요를 반영, 이를 추가 확보할 것과 여행 상품도 확대할 계획임을 전했다.

클래스101 “깊은 배움의 시작점”=101은 미국 대학 기초·개론수업 수강번호에 항상 붙는 숫자다. 클래스101이라는 플랫폼명은 ‘배움의 시작’이라는 뜻을 담는 동시에 경쟁 상대를 취미 플랫폼이나 공방이 아닌 대학으로 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취미는 미래를 준비하고 시작하는 과정이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수업료가 저렴한 편이 아닌데도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2개 이상의 강좌를 듣는 이용자가 1,000명이 넘는다. 저렴한 단기 클래스 대신 지속적이고 심도 있는 클래스를 원한다는 뜻”이라며 “단순히 잉여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공부로서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콘텐츠의 깊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커리큘럼 수요 조사를 진행, 크리에이터와 전담 PD가 이를 바탕으로 수업 내용을 함께 구성한다. 외식업, 웹툰, 음악 프로듀싱 등 업계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 전문성을 높인 ‘시그니처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클래스101 시그니처 클래스 사이트 소개 페이지 화면

이렇게 해서 현재 누적 클래스 수는 300여 개. 이번 연말까지는 1천여 개로 이를 확대할 계획을 전하며 관계자는 “서비스 지속을 위해서는 학습자도 중요하지만 먼저 크리에이터가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만들고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확보한 2,000여 명의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 직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마케팅과 수요 조사를 선행해 성공 확률은 높이고 불필요한 수고를 줄일 것”이라 전했다.

솜씨당재능 펼치고 나누는 현장”=솜씨당의 시작은 많은 작가가 공방 창업이나 원데이클래스 강사 활동을 통해 취미 시장에 도전하지만 고정비, 수강생 모집, 고객 서비스를 비롯 현실적 문제로 포기하는 현실을 목격한 것이었다. 홍보 담당자는 “솜씨와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창업하고 운영에 필요한 부분은 모두 플랫폼이 해결해주는 환경이 필요했다”며 “솜씨당에게 취미란 새로운 사람과 소통하며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이다.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로 혼자 배울 수 있는 취미도 많지만 우리 지역, 동네 즉 현장에서 관심사가 맞는 이들이 모여 경험을 나누고 이를 다시 다른 이에게 전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솜씨당 홈페이지 화면

솜씨당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지역 기반 오프라인 클래스에 초점을 맞춰다는 점. 때문에 이용자는 클래스를 찾기 전에 현재 위치나 관심 지역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 현장 클래스 위주기 때문에 베이킹, 수공예, 플라워처럼 직접 공방에 찾아가 배우는 클래스를 다량 확보하고 있으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정규 과정에 비해 80% 정도 많다는 분석이다. 그밖에 기업 부서나 동호회가 모임을 갖는 자리로 클래스를 활용한다는 설명도 전했다. 기존의 모임과는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와인을 마시며 수채화, 유화 등 미술을 함께 배우는 이색 클래스가 인기라는 것.

이어서 담당자는 “오프라인 특화라는 성격을 살려 지역 출강 서비스, 공간 공유, 지역·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를 기획하려 한다”며 “취미를 공유하고 쇼핑하는 종합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비스킷퇴근후 내게 주는 선물”=직장인 커뮤니티앱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팀블라인드는 “저녁 있는 삶을 직장인이 스스로 디자인하게 할 것”이라며 최근 온라인클래스 플랫폼 ‘비스킷’을 선보였다. 아직은 드로잉, 캘리그라피, 가죽공예 분야 4개 클래스 영상만 오픈한 상태지만 섬유·라탄공예, 목판화를 비롯 5개 클래스가 추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비스킷 관계자는 “취미는 ‘내게 주는 선물’이다. 클래스 수강 신청 직후 이용자에 배송하는 준비물 키트도 선물상자 모양으로 만들고 내용물 퀄리티도 높였다”며 서비스 차별점 역시 콘텐츠의 질을 꼽았다. “기존 온라인 클래스에서는 작가가 강의 영상과 준비물을 스스로 준비해야 했다면 비스킷은 촬영부터 키트 준비까지 온라인 콘텐츠 전문 PD와 작가가 두 차례 큐레이팅을 통해 지원한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원데이 클래스를 마련하지 않는다는 점. 현재 오픈된 강의도 모두 2~3개월에 걸쳐 5~6개 챕터 30강 내외로 진행하며 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취미 생활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일회성 강의는 지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공예, 창작 수업뿐 아니라 “자기계발, 인문학, 공방 창업처럼 직장인 관심사 전반을 아우르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이용자가 직접 강의에도 나서게 할 것”이라며 이용자 니즈에 맞춘 적극적인 영역 확장 계획을 전했다. 그러면서 “유저와 접촉을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팝업 클래스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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