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경영 위해…스타트업도 CFO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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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스타트업이 비상장 기간 동안 투자 유치나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 때문인지 은연중에 “상장만 하면….” 이라는 보상심리를 갖게 되기도 한다. 물론 코스닥 상장은 스타트업의 규모나 사업성에 대한 하나의 ‘인증’이며, 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상장’만을 목표로 삼게 되면 상장 요건에 맞도록 사업을 포장하고, 평가받는 데 급급해져 ‘사업의 본질적 가치’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IPO는 회사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는 과정이며, 코스닥 상장은 벤처 성장의 종착역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장을 통해 인정받은 지속 성장 가능성을 실현해 내는 것은 CEO 및 직원들의 몫이다. 특히 상장 기업으로서 투자금을 관리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등 지속성장 가능성을 유지하려면 CFO의 역할이 중요하다.

CFO는 무슨 일을 하는가?=아무리 사업이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있어도, Cash Flow가 잘 관리되지 않으면 흑자도산을 하게 될 수 있다. 판매 대금이 회수되지 않거나, 고정자산을 계획 없이 구입해 현금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긴급하게 자금을 조달하다 보면 생각보다 나쁜 조건의 자금을 받게 되는데, 당장 현금 부담은 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큰 부담을 주는 의사결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측하고 재정상황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바로 CFO다.

CFO는 현재의 재무상황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CEO와 함께 검토하며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줄여나가는 역할을 담당한다. 투자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남의 돈을 쓸 때는 달콤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에 CFO는 늘 Bad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투자금 운용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일수록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CFO의 조언이 꼭 필요하다.

큰 자금흐름뿐만 아니라 고정비용을 관리하는 것도 CFO의 일이다. CFO의 눈으로 봤을 때 한 달 동안 눈에 보이는 개발성과나 영업이익은 작은 데 비해, 다달이 발생하는 지출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꼬박꼬박 다가오는 직원들의 급여일, 사무실 임차료, 관리비 등 작은 부분까지 회사의 자금 입출에 관심을 가져야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CFO 역할 중요성, 갈수록 더 커질 것=지난 2014년 종합 회계·컨설팅자문사인 KPMG인터내셔널이 CEO를 대상으로 CFO의 현실과 미래지향적 역할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 CEO의 72%가 향후 3년간 CFO의 역할이 확대되고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CFO의 역할은 재무 관리에서 R&D, M&A, 나아가 기업 경영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CFO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때로 CFO는 위기에 놓인 기업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1990년대 초반 노키아는 사장이 자살을 택할 정도로 최악의 경영상황에 처했지만, 당시 CFO였던 요르마 올릴라가 CEO로 전면에 나서 채산성이 떨어지는 기존 사업을 매각, 정리하고 미래 수익성이 밝아 보이는 통신위주업체로 사업구조를 변화시켰다. 이 결정은 사업 정상화를 이끌어낸 것은 물론 1999년 모토로라를 제치고 노키아가 세계 1위 휴대폰 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노키아는 현재 5G 사업을 통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최근 경영 패러다임 또한 외형적 성장을 중시하는 경향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앞으로 CFO가 CEO와 함께 기업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주된 역할을 담당할 것임을 알려준다. 스타트업의 경우 외형적 성장에 집중하다 내실을 놓치기 쉬운데, CFO의 존재는 이러한 리스크를 미리 찾아내 예방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CFO 역시 기업이 거는 기대에 부응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단순한 재무 관리자가 아닌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무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CEO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과정에선 반드시 리스크가 발생하는데, CFO는 이를 감지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리스크를 해소함으로써 회사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CFO들이 대부분 MBA 출신인 것도 기업이 CFO에게 비즈니스 마인드를 요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타트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지만, 실제로 사업운영에서는 돈의 흐름이 중요하다. 흔히 스타트업은 1인 CEO 체제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CFO가 스타트업에 존재한다면 그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에 CFO들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About Author

조연옥 파크시스템스 CFO
/ karen@parksystems.com

지난 2003년부터 벤처기업인 파크시스템스 CFO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에는 상장기업 IR 담당자 중 효과적으로 IR 수행자에게 주어지는 한국IR대상을 수상했다. 미국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전 한화종합금융, 한아름종합금융, 새롬기술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2018부터 기업 핵심 중견관리자와 임원, CEO를 대상으로 한 2년 주말 정규과정인 KAIST EMBA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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