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치열한 경쟁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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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알리바바가 유통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롱테일 소비 경제를 잡은 덕분이다. 이들은 이제 간편결제, 송금, 보험영역에까지 발을 들였다. 유통업에서 그랬듯 금융업에서도 이들은 롱테일 전략을 시도할 것이다. 금융도 돈의 유통일 뿐 이들 전략의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한국인터넷진흥원 핀테크기술지원센터에서 열린 핀테크 트렌드 세미나. 정구태 NH농협은행 차장이 금융권이 바라본 핀테크, 블록체인 동향을 전하기 시작했다. 정구태 차장은 줄곧 핀테크의 등장으로 전통적 금융업계는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마주했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제는 은행 없이도 여러 작은 핀테크 서비스가 모이면 고객이 원하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충족할 수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매일 경쟁하던 다른 은행, 카드사, 증권사는 더이상 경쟁자가 아니다. 이제 그들은 IT기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핀테크는 스타트업도 뛰어들 수 있는 영역이다보니 대기업도 속속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존, 알리바바를 봐도 간편결제, 송금, 대출, 자산운용, 보험까지 금융 전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IT기업인지 금융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앞으로는 이런 추세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많아질 것이다.”

과도기를 지나는 국내 금융 규제 혁신도 이같은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는 라이센스로 엄격히 업태를 구분하지만 미국, 중국은 그렇지 않다. 비금융사도 자연스레 금융 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라이센스가 필요한 때가 오면 스몰 라이센스를 받아 사업을 진행한다”며 “이제 우리 정부도 기존 금융 시스템보다 더 혁신적이고 더 많은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서비스를 장려하는 것 같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넓히겠단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관련 규제를 풀어주면 금융 트렌드와 맞물려 핀테크가 기존 금융업을 잠식하고 영역을 넓히는 시기는 빨리 온다”고 정 차장은 말했다.

테크핀 기업의 등장도 예고했다. 핀테크1.0이라 할 수 있는 토스, 뱅크샐러드는 프론트엔드만 맡고 기존 서비스를 보다 편하게, 고객 중심으로 제공한다면 핀테크 2.0는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사이 미들 영역을, 핀테크3.0격인 테크핀 기업은 백엔드까지 쥐게된다는 것. 은행, 카드사 없이는 아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던 데서 나아가 기존 금융권만이 갖던 인프라를 확보하고 금융사를 완전히 배제한 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한다는 전망이다.

블록체인 동향에 대해 정구태 차장은 크게 디지털 화폐,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두 가지 화두를 던졌다. 먼저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서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각국 중앙은행의 CBDC를 시작으로 화폐 시스템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비트코인은 결제수단이라기보다 금에 가까웠다. 그런데 리브라나 CBDC는 화폐”라며 CBDC 장점으로 빠른 속도, 관련 제반 비용 불필요, 통화정책 효율화, 세수개선. 신용리스크 경감을 꼽았다. 중개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시중은행 위축, 금융자우너 배분 효율성 저하, 글로벌 통화 대립 확대를 단점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전세계 중앙은행 70%가 이미 CBDC를 시도하거나 연구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대표적이다. 비트코인이 월드뱅크라는 개념을 화두로 던졌다면 리브라와 중국인민은행의 CBDC은 그 구현 모델을 제시했다. 그 다음은 무엇이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디지털 화폐를 둘러싼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 본다. 나라, 회사든 집단이든 시스템 안착에 성공하는 이가 이 경쟁에서 주도권을 갖게될 거라 본다.”

다음으로 DID 동향 역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라 요약했다. 정 차장에 따르면 DID가 대체하려는 기존 공인인증서는 허가를 받은 한정된 기관만이 발행, 보관할 수 있었기에 확장성이 낮았고 이들이 확인해주지 않으면 서비스조차 이용할 수 없었다. 기존 금융권 플레이어가 모여 블록체인 기반 위에 구축한 금융권공동인증 역시 이용이 저조했다는 것. 반면 DID는 발급과 제출이 보다 많은 기관에 열려있고 개인정보를 풀 수 없는 암호화된 코드로 나눠가지기 때문에 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없다. 

DID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이어지면서 국내는 DID 어소시에이션,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DID 얼라이언스 코리아란 큰 세가지 축이 형성되기도 했다. DID 어소시에이션은 통신사3사, 마이아디이 얼라이언스는 블록체인사, DID 얼라이언스 코리아는 보안사와 금융사가 주축이 된 블록체인 연합체다.

“결국 모든 거래의 시작은 신원증명이다. 온라인,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비대면 인증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앞으로도 실생활에 내가 나임을 증명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정 차장은 DID 활용 예시로 기업 채용에 필요한 서류도 일일이 직접 떼서 제출하거나 진위여부를 확인할 필요 없이 QR코드로 한번에 확인하는 방안, 회사 출입증을 모바일에 넣어 여러 사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들었다. 

“DID의 기본은 보안이지만 이를 기반으로 선보일 수 있는 서비스는 더 많다. 보안, 인증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서비스를 구상하기 위한 경쟁은 이어질 것”이라며 정구태 차장은 “금융서비스는 복잡한 듯해도 결국 디지털금융으로 해소할 수 있는 단순한 서비스다. 겉으로는 대단해보여도 비금융사에게도 문을 열어준다면 이들조차 신기술로 얼마든 참여해 두각을 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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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진 기자
/ minhj2241@venturesquare.net

도전과 실패에 보다 관용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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