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 시장에 도전장 내민 토종 스타트업

지난 1월 배양육 스타트업 멤피스미트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2,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멤피스는 가축의 세포를 추출해 대체육을 만드는 회사. 유명 벤처캐피탈을 비롯해 빌 게이츠도 이번 투자에 참여하면서 배양육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실험실에서 만드는 고기인 배양육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이유는 현재의 가축사육 시스템으로는 전 세계 육류 공급량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가축 사육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도 배양육 개발의 필요성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됐다.

국내에도 배양육을 연구하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셀미트는 박사 출신 연구원들이 지난해 3월 설립한 배양육 스타트업이다. 창업 4개 월 만에 4억 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하고 전남대학교 내 배양육 연구소를 설립했다.

박길준 셀미트 대표는 과거 유럽에서 근무할 당시부터 배양육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 근무하며 흥미로운 정보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세포성장을 연구한 개인적 호기심으로 ‘나도 해볼 수 있겠다’ 싶어 시도 했는데 가능성 있는 결과를 얻었다”며 “이후 과거 함께 연구를 했던 최창경, 김희정 박사와 토론 끝에 팀을 구성했고 한국에 돌아와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전남대 이경본 교수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팀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배양육의 원리는 가축을 도축하지 않고 살아있는 가축의 조직에서 분리해낸 줄기 세포를 대량 배양하고 분화시켜 대량의 근육세포를 만들고 성장시켜 고기조직을 만드는 방법이다. 박 대표는 배양육 대량 생산을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는 크게 2가지라고 설명했다. 첫째는 세포를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성장배지의 가격을 낮추는 것. 배양육이 식물성 대체육보다 확산이 더딘 이유도 생산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실제 고기처럼 질감을 구현하는 기술 개발이다. 임파서블 푸드에서 내놓는 햄버거 패티 같은 경우 식물성단백질을 이용하는 데 여기에는 헴(Heme) 이라고 하는 고기의 육즙구성성분을 효모를 식물성단백질과 혼합하여 고기 맛을 내고 있다. 배양육에서도 최대한 고기의 질감과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가 진행 중이다.

셀미트도 살아있는 소, 돼지, 닭의 조직에서 추출한 세포들을 대량 배양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저렴한 세포배양액을 자체 개발 하는 중이다. 또 식용 가능한 여러 물질을 이용해서 원래 고기가 갖고 있는 질감을 구현해 낼 수 있는 기술 역시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낮은 가격과 고기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셀미트만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멤피스미트 등 앞서 나가는 기업들도 핵심기술을 공개하지 않고 배양육 생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식물성 대체육과 비교해 배양육이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배양육은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 예측하기 조심스럽지만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을 비교했을 때 배양육에서 조금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얻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식물성 대체육은 식물을 키우는 시간, 물, 공간 등의 자원이 필요하지만 배양육은 더 적은 자원으로 개발이 가능하고 고기 질감 역시 식물성 대체육 보다 실제와 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물성 대체육은 상용화돼 직접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반면 배양육은 아직 상용화 전 단계다. 시장 선두주자인 맴피스미트는 내년 시장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배양육 시장은 앞으로 2022년경에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한 조사에 따르면 2040년쯤 기존의 육류 (40%), 배양육(35%) 그리고 식물기반 대체육(25%)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셀미트는 올해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후 시제품의 정교화 및 다양화를 위해서 여러 분야에서 인재를 채용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 유치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배양육 기술은 지구 환경을 위해서 또 우리와 다음세대를 위해서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믿는다”며 “기술적으로 배양육을 가공식품을 위한 갈은 고기 (minced meat)의 형태가 아닌 부위별 덩어리 고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며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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