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만드는 국내 스타트업 누가 있을까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세계 인구는 2배 이상 늘어난 데 비해 고기 생산량은 4배 이상 늘어났다. 고기 생산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가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문제 등 환경오염 이슈가 크게 대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 생산량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2050년까지 고기 생산은 4억 5,500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한 고기 생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한 가운데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임파서블푸드, 미욘드미트 처럼 식물로 만든 햄버거 패티를 내세워 진짜 고기와 경쟁하는 브랜드가 크게 주목받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대체육 연구가 한창지만 아직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지구인컴퍼니는 가장 빠르게 이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이다 2017년 설립된 지구인컴퍼니는 못생긴 농산물 재고를 가공해 판매하던 지구인컴퍼니는 1년 넘게 식물성 고기를 연구, 곡물을 활용한 대체육 개발에 주력했다.

지구인컴퍼니는 지난해 10월 공개적으로 식물성 고기 언리미티를 선보이는 시식회를 열었다. 육전, 불고기, 만두, 직화구이 등 언리미티 제품으로 구성한 한식 한차림을 소개한 것. 시식회에 참여한 이들의 평가는 실제 고기랑 구분하기 어렵다로 꽤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지구인컴퍼니의 주요 타깃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고기를 사랑하는 육식애호가다. 첫 시식회를 연 자리에서 민금채 대표는 “고기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고기를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라이트 한 고기를 맛보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0억 원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한 지구인컴퍼니는 유치금으로 새로운 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요리사 출신 창업자가 만든 디보션푸드는 질감이 낮은 콩고기 대체육 대신 실제 고기와 유사한 대체육을 연구한다. 분자요리 전문가 박형수 대표가 쉐프 경력을 가진 공동창업자와 2018년 디보션푸드를 설립했다. 디보션푸드는 비욘드푸드, 임파서블 푸드와 경쟁하기 위해 분자요리법, 식품공학, 영양학 기반 기술을 활용, 원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는 고기와 유사한 질감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대량 생산을 위한 대체육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밝혔다.

곡물, 콩 등을 원재료로 활용한 식물성 대체육 대신 연구실에서 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세포 기반 고기를 만드는 곳이다. 연구실에서 고기를 만들기 때문에 식물성 대체육 보다 더 적은 에너지와 공간 등이 사용되고 온실가스 방출도 크게 줄어 환경오염 문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배양육의 원리는 살아있는 가축의 조직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고 분해시켜 근육세포를 만들고 이를 성장시켜 고기조직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과정이 매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어 아직 제품을 사용화 한 곳은 없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배양육 개발 스타트업이 여럿이지만 국내에는 그 수가 많지 않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는 2019년 설립된 셀미트가 있다. 세포생물학을 전공한 박길준 대표가 박사시절 함께 연구했던 연구원들과 함께 설립한 배양육 생산 스타트업이다. 셀미트는 설립 4개월 만에 투자를 이끌며 국내 배양육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박길준 대표는 “세포를 키울 때 필수적인 세포 배양액의 가격을 낮추는 기술개발과 고기 질감을 구현하는 기술개발이 배양육에서는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 셀미트만의 고유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구과학기술대학교(DGIST) 창업팀 씨위드가 배양육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씨위드는 2019년 DGIST 대학원 뉴바이올로지 전공 학생 창업팀으로 배양육 씨밋 생산 원천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씨위드는 지난 2월 열린 실험실창업 페스티벌 랩스타트업 2020에서 IR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실 배양육은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식물성 대체육보단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 최근 멤피스미트가 소프트뱅크로부터 19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제품 상용화에 한발자국 다가섰지만 실제 상용화에 이어 연구실 고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까지 이뤄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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