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임팩트 투자 유치 전략은..”


“나는 보기 위해서 눈을 감는다” 이덕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대표가 폴 고갱의 말을 인용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모든 것이 정지되고 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기회를 봐왔는지를 다시금 보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뜻에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임팩트 투자 시장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17일 온라인에서 열린 제 1회 SUB-SOVIC에 참여한 임팩트 투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격변기가 된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진윤정 이사는 “닷컴버블 당시 1세대 IT 기업이,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유니콘 스타트업이 나온 것처럼 위기 속에서 대기업이 탄생한다”며 “코로나 시대 좋은 스타트업이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나는 이런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에 투자하고 싶다’를 주제로 열린 SUB-SOVIC은 패널토론은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를 좌장으로 이덕준D3쥬빌리파트너스 대표와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정경선HGI 의장이 참여했다. SUB-SOVIC은 SK그룹이 주도하는 민간 사회적 가치 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VAC) 사전 행사로 열렸다.

코로나19 이후 주목해야 할 사회문제와 비즈니스 영역을 전문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덕준 D3쥬빌리파트너스 대표는 “위기 후 기회가 만들어진다”며 “특별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솔루션이 메인 스트림으로 흘러가고 있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봤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누마가 대표적인 예다. 에누마는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교육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교육, 인프라를 활용할 수 없는 선진국에 사용이 확대됐다.

이 대표는 “그동안 소셜벤처와 일부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노력이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는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 변화, 물 자원, 농업 관련해 지속가능한 사회, 생태계를 만드는 비즈니스에 주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안전과 격차를 키워드로 꼽았다. 한 대표는 “위기상황에서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기존 사회문제 윤곽이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살아가는 방식 자체에 큰 변화가 생기고 한국사회에서 ‘일자리’가 모든 걸 흡수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선 의장은 대표는 ‘생존’을 화두로 꼽았다. 기후 변화와 사회 불안정성 가속화, 반복된 경제 위기 등 국가 재정을 지출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중압감이 돌아간다”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간다운 삶에 방점을 찍고, 이를 가능케 하는 솔루션에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식량, 안전, 교육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 대표는 “최소한의 것들조차 위협하는 게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회사들에게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 임팩트 생태계에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는 “우선 투자 시장에는 자금이 많이 유입된 상황”이라며 “VC 펀드 대형화, 신규 VC 설립, 대기업 CVC 등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고 대형화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경선 HGI 의장과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역시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정 의장은 “가장 절실한 사회문제와 최적화된 솔루션을 찾는 과정에서 임팩트가 일반화될 것”이라며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투자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진 이사는 “매출과 수익을 동시에 신경쓰는 곳에 투자금이 몰릴 것”이라며 “질적, 양적 성장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이에 대해 “임팩트투자에 대해 쏠림 현상은 당연히 생길 것”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시간,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인류가 최소한의 인권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에게 큰 희생을 강요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결적 이슈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풀어야 할 가장 필수적인 문제로 이 사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납득할만한 대답을 줄 수 없는 사람들은 많은 투자가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임팩트 투자 유치 전략도 나눴다. 진윤정 이사는 “사람과 시장, 경쟁 우위, 재무적 성장 가능성, 회수 등 다양한 요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 투자금은 많이 풀렸지만, 벤처캐피탈 역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스타트업에 투입할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12개월, 장기적으로는 24개월 동안 자금을 확보할 것”을 권했다.

이덕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대표는 “창업가가 비즈니스를 하는 명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집중해서 보는 편”이라며 “일정 기간을 두고 준비된 팀인지, 타이밍 등을 일정 기간동안 보게 된다”고 말했다. 투자 이후 장기적으로 관계가 이어지는 만큼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 동반 성장 가능성을 이 기간에 주로 살핀다는 의견이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투자 유치에 대해 유연성과 회복탄력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지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나아가 한 대표는 “안전과 격차, 라이프스타일, 일자리 네 개 키워드가 만드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소풍벤처스의 경우 농식품, 기후와 연결된 환경문제, 집, 헬스케어 관련 부분에 투자를 집중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정경선 HGI 의장은 “초기 소셜벤처와 임팩트 투자사의 경우 비즈니스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를 유치하기 보다 가치와 당위성을 기준으로 삼은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 문제 영향력, 솔루션, 효과성을 증명하지 않으면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소셜벤처에서 수익성과 사회적가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하지만 서로 시너지를 내지 않고 개별 방향으로 튄다면 궁극적으로 소셜벤처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두 마리 썰매개 비유를 들었다. 같은 방향을 향해 호흡과 균형을 맞추면서 달리는 썰매개처럼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가 서로 시너지를 내야면서 나아가야 진정한 소셜벤처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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