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동은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기회의 땅’

쇼룩파트너스 신유근 대표

멀지만 가까운 나라, 사막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지역. 아랍에 관한 이야기다. 이 화려한 도시가 기업에게 사막 위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누구나 중동에만 가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미디어의 이야기와, 우리 조상들의 산업 역군 시절 등. 그렇다. 중동이 사막의 신기루처럼 느껴지는 때도 분명히 있었다.

2020년, 지금은 어떨까? 이제 아무도 중동에 가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측면으로 또 다른 신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본사를 두고 있는 VC ‘쇼룩파트너스’의 선봉장, 한국인 신유근 대표다. 단순 물류 시장 및 전통적인 산업 수출보다 신유근 대표는 아랍 지역의 새로운 인구 지표와 그에 따른 시장 특성에 집중, 중동 지역 내 대표적인 초기 벤처캐피탈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동에서의 VC로서만 멈춘 것이 아니다. 쇼룩파트너스는 토스랩을 포함한 한국의 여러 회사와도 협업을 하고 있다. 협업사 중 하나인 토스랩은 실제 쇼룩파트너스에서도 사용 중인 업무용 메신저 JANDI의 개발사로, 최근 1천 3백만 달러 규모의 Series B 단계 투자를 마무리하며 중동 진출을 발표한 바 있다. 이렇듯, 중동과 한국 모두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쇼룩파트너스의 신유근 대표를 만나 글로벌 VC로서의 쇼룩파트너스에 대한 소개와 중동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에 관해 물었다.


쇼룩파트너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다.

쇼룩파트너스는 2016년 나와 마흐무드 아디가 설립한 초기 벤처캐피털 회사다. 본사는 아부다비에 있고, 두바이, 리야드에 오피스와 직원을 확장했으며 곧 바레인에도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설립 이후 주로 핀테크, 플랫폼,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25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2018년 아라비안비즈니스(Arabian Business)가 선정한 ‘올해의 투자사’, 2019년 핀테크 아부다비 (Fintech Abu Dhabi)가 선정한 ‘올해의 핀테크 투자사’ 및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매거진(International Business Magazine)이 선정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벤처캐피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목표와 원칙이다. 자사의 목표는 중동 지역의 기술 스타트업의 혁신 지형을 형성하고 또 추진하는 것으로, 이를 이루기 위해 설립자의 파트너, 회사 설립자, 가치 투자자라는 기본 원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생소할 수도 있는 중동 시장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태어난 곳은 한국이고, 고등학교는 캐나다에서 다녔다. 그리고 대학교는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에서 금융과 중국어를 전공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중동 친구들이 꽤 있었다. 마흐무드도 그중 한 명이다.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친구가 되었지만 말이다. 뭐, 여튼 와튼을 졸업하고 월 스트리트의 투자 은행가, 샌프란시스코의 사모펀드로 이직해 기술, 기업가정신, 투자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가던 중, 시장성과 가능성을 보이는 중동 지역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무바달라(Mubadala)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에서 근무를 하며 중동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마흐무드 아디, 그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는 한국과 중동을 연결하고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을 꿈꾸게 되었고, 지금은 어느 정도 그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성과 가능성이라고 하면 어떤 뜻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기 좋은 시장이다. 아랍 지역의 인구는 4억 5천만 명이 넘는데, 꽤 높은 인구당 GDP 수치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나 인도, 중국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연령대는 젊다. 아랍 지역의 인구 절반은 스마트 기기와 신기술 습득이 빠른 만 25세 이하의 젊은 층이 차지하고 있다. 인구층도 이점이지만, 지리학적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아랍 지역은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전역의 다른 신흥 시장과 인접해 있어 타 국가로의 진출도 용이하다.

이와 같은 특성을 기반으로 쇼룩파트너스의 본사가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는 혁신과 기술 스타트업의 지역 허브로 자리 잡았다. 아부다비는 이러한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부펀드 설립 창업지원 프로그램 허브71 (Hub71)과 NYU 아부다비 StartAD와 같은 세계적으로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인센티브와 인큐베이터,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의 기술 전문가들과 기업가들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중동 시장에서 현재 각광받는 분야는?

현재 아랍 지역에서 부상하고 있는 영역은 전자상거래와 핀테크인데, 이는 국내 사정과도 유사하다. 다른 점은 한국 스타트업이 중동 스타트업 대비 AI, 블록체인과 생명공학 관점에 강점이 있다는 점이다. 한편, 중동 스타트업은 물류와 이동성 시장 관련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차이점을 잘 분석한다면, 국내 스타트업이 중동 지역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밀켄연구소의 2019년 보고서 ‘중동의 핀테크 시장’에 따르면 중동 전역의 핀테크 분야는 연평균 30%의 복합 성장률(CAGR)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2017년도 기준 중동 지역 내 핀테크 기업은 약 30개로, 8,000만 달러 수준의 투자금을 모았던 반면, 20222년에는 300개 이상의 핀테크 기업이 탄생, 20억 달러 이상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보고서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핀테크 이외에 다른 분야는?

많은 영역이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애그테크 (agtech)는 이미 아부다비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공공 보건과 웰빙뿐만 아니라, 식량안보, 원격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했기 때문에, 아부다비에서는 애그테크(agtech), 에듀테크(edtech), 헬스테크(healthtech)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과 중동을 연결하고 가교 역할을 꿈꾼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A. 한국 스타트업인 토스랩을 포함, 많은 한국 회사와 협업하고 있다. JANDI의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다. 한편, 2019년 KOTRA와 협력해 ‘주수르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Jusoor Accelerator Program)’을 운영한 바 있는데, 우리는 한국의 5개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아랍에미리트에 초청해 업계 리더, 투자자, 파트너, 고객으로부터 멘토링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 바 있다. 주수르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우리의 깊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어떻게 우리가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독특한 기회를 만들 수 있는지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쇼룩 파트너스가 스타트업에 투자에 있어 고려하는 요소는?

자본 중 80%는 아부다비에 위치한 쇼룩파트너스의 지역적 특성에 따라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요르단 및 이집트를 중심으로 중동, 북아프리카 및 터키(MENAT)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20%는 한국 등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중이다.

자사의 기업 평가 기준은 크게 5가지다.

  1. 지역에 특화된 새롭고 구체적인 혁신 기업, 비즈니스 모델, 개념 및 기술 또는 이미 성숙한 시장(미국, 유럽 및 아시아)에서 입증되었으며 A+의 뛰어난 현지 적응 체계와 함께 중동으로 이전한 기업
  2.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에도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Pure Harvest, Sarwa, Smart Crowd Property같이 명확한 시간 내 성장이 확실한 기업의 경우 매출이 없어도 선택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쇼룩파트너스의 투자 기업 중 약 40%는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기업이었고 모두 뛰어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3. 성장하고 있는 대형 시장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
  4. 현장의 낭비를 줄이고자 하는 린 비용 구조(lean cost structure)와 제한된 마케팅 비용 및 운영 비용으로 매출 및 고객 유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
  5. 쇼룩파트너스가 설립자에게 가시적이고 중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

최근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다섯 가지 기준에 변동 사항이 생길 수는 있으나, 자사의Bedaya Fund는 안정적 재무 상태에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 기회에 참여하고 있다”.

다섯 가지 기준을 충족시킨 기업이 있다면 최근 어떤 투자를 했는지?

최근 쇼룩파트너스팀은 NymCard, Retailo 및 Capiter에서 3개의 투자 라운드를 이끌며 바쁜 여름을 보냈다. NymCard는 B2B “modern issuer processing” 인프라 기술로 클라이언트가 자신의 고객 풀을 대상으로 원활히 카드를 발급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Retailo는 FMCG의 소규모 소매 업체를 위한 사우디 중심의 B2B 전자 상거래 공급망 솔루션으로, 지역 식료품점 및 키오스크와 같은 소매 업체에게 신뢰할 수 있는 공급 업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주문하게 돕는 서비스다. 마지막으로 Capiter는 FMCG의 소규모 소매 업체를 위한 이집트 B2B 신용 및 공급망 솔루션으로, 현지 식료품점 및 키오스크와 등 소매 업체에게 운영 자본, 재고 관리에 대한 신용 금융 접근 및 유통사에 제품을 디지털로 주문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쇼룩 파트너스에 투자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동 스타트업 DB인 매그니트(Magnitt)나 링크드인과 같은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중 중동에 진출해 사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면 편하게 연락해 주시길 바란다.

쇼룩파트너스는 링크드인이나, 매그니트 등 어떤 매체를 통해서라도 연락을 주는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그에 대한 답변을 보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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