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특허, 몇 개가 적정할까?

이 글은 위포커스 특허법률사무소 김성현 변리사의 기고문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스타트업 특허, 몇 개가 적정할까? 정답을 말해줄 수 없다. 왜냐하면 질문이 틀렸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중견기업, 대기업까지 모두 포함해서 적정한 특허 개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올바른 질문은 ‘몇 개’가 아니라 ‘어떻게’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본인이 스타트업의 대표자라면 지금 한 번 생각해 보자. ‘당신의 회사는 특허를 어떻게 받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자신이 있는지.

지난 10여 년간 무수히도 많이 들었던 말이다. 몇 개쯤 받으면 되는 건가요?, 이 정도면 된 거 아닌가요? 남들이 특허를 받으니까 나도 하나둘씩 받고 있었는데. 이거 도대체 언제까지 받아야 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이다.

얼마 전 모 기업의 스타트업 웨비나의 기술특례상장 관련 세션에 참여했었는데, 그때에도 동일한 질문들이 올라왔다. ‘IPO에 유리한 특허 등록 건수’, ‘적정 IP의 등록 건수’, ‘국내 및 해외 출원/등록 각 몇 개’, ‘지재권의 정량적인 목표’ 등 조금씩 표현은 다르지만 결론은 도대체 특허를 몇 개 받으면 되느냐는 질문들이었다.

이런 질문은 대부분 특허를 상장이나 실적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기억하자. 특허는 기술의 경쟁우위를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특허를 많이 받았다고 해서 그 기술이나 제품이 경쟁 기술이나 제품에 비하여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팩트가 그렇지 않나. 성공한 기업들 중 일부는 매우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반대로 특허가 전혀 없는 기업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특허와 성공 간에는 상관관계는 있을지언정 인과관계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국내 유니콘 기업들을 살펴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올바른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보자. 특허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 것일까? 특허는 기술의 모방 난이도에 관한 지표라는 것부터 이해하고 시작해야 한다. 경쟁사가 자사의 기술을 모방하는 것을 막아낼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려면 적어도 자사의 기술과 매칭이 잘 되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필자는 항상 ‘개수’보다는 ‘매칭’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매칭’은 생각보다 어렵다. 왜냐하면 기술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트렌드가 변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사가 보유한 기술이 계속 업데이트 내지는 고도화됨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프로젝트 단위로 조직과 자원을 운영하는 SW 기업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제품 단위로 개발과 판매가 이루어지지만 변화의 크기나 속도가 빠른 산업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일정 주기마다 매칭 상태를 관찰하고 유지 보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항상 우리의 주력 제품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에 적용된 핵심 기술은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핵심 기술마다 하나의 특허는 필요하다. 누락된 특허가 있다면 곤란하다. 핵심 기술은 아니더라도 고객의 선호에 영향을 미치고 매출에 기여하는 사업화 기술 내지는 응용 기술이 있을 것이다. 그것도 특허를 받았는지 확인해 보자.

이제 당신이 가진 특허를 점검해 보고, ‘당신의 회사는 특허를 어떻게 받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준비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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