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플랫폼 품은 ‘인니표 우버’

그랩(Grab)이 인도네시아 스타트업인 쿠도(Kudo)를 인수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우버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기업. 이번 인수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투자를 위해 이뤄진 것이다.

이미 지난 2월초 양사가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 바 있다. 양측은 이번 합병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뤄졌는지 정확한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1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양사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한다.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따르면 쿠도는 그리벤처스(GREE Ventures), 500스타트업(500 Startups), 이스트벤처스(East Ventures) 등으로부터 미공개 시드와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그랩은 지난 2013년 중국 차량 공유 스타트업인 유치(Youche)를 인수했다. 유치 인수는 그랩의 그랩의 베이징 지사 설립 일환으로 진행된 것. 이에 비해 이번 인수합병은 전략적 성격이 짙어 이번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그랩은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에 초점을 맞춘 결제 플랫폼인 그랩페이(GrabPay)를 시작했다. 결제 플랫폼 개발을 위해 인도 R&D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그랩페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7억 달러 투자 프로그램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구글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차량 공유 시장은 지난 2015년 25억 달러에서 2025년 131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그랩은 이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결제 서비스 제공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랩이 이번에 인수한 쿠도는 인도네시아에서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거나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소비자도 온라인으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 쿠도는 처음엔 공공장소에 위치한 POS 키오스크를 이용했지만 이후에는 에이전트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현재 인도네시아 내 마을 500곳 이상에서 40만 명 이상 에이전트를 보유하고 있다.

그랩 측은 이번 합류로 쿠도와 그랩 플랫폼이 하나로 통합될 예정이라면서 그랩이 인도네시아 내에서 쿠도의 에이전트 네트워크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쿠도가 더 많은 소비자를 그랩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그랩은 또 이런 방향을 이끌 그랩페이 임원으로 전 유로넷 EMEA와 아시아 관리 이사를 역임한 제이슨 톰슨(Jason Thompson)을 선임해 본부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도는 인도네시아 O2O 플랫폼 선두주자로 지난 2014년 알버트 루시우스(Albert Lucius)와 아궁 누그로호(Agung Nugroho)가 설립했다. 쿠도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분포되어 있는 에이전트를 통해 은행 업무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기술 취약 계층 고객이 전자상거래나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쿠도는 기술을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이나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했던 우수 인재를 다수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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