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타트업 하기 (1)] 연재를 시작하기에 앞서

벤처스퀘어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토종 한국인으로 미국에서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좌충우돌 하고 있는 에이프릴 입니다.

저는 작년 2011 년 여름에 미국 워싱턴 주에 미국인, 캐나다인 친구들과 함께 SpurOn이라는 회사를 세웠고, 보기좋게 말아먹었답니다. 하지만, 실제 회사를 세우고, 클로징하는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이 참 많답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저는 린스타트업(The Lean Startup) 책에서 에릭 리즈(Eric Ries)가 말한 ‘유효한 배움(Validated learning)’으로 부릅니다. 지난 1년은 그야말로 내가 과연 성공하는 창업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 요건을 가지고 있는지, 나와 ‘창업자’ 사이의 궁합 (fit?)이 맞는지를 점검해 보고, 고민하는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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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30139965@N05/6731529767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쉽습니다. 누구나 아이디어가 있죠. 하지만, 법인을 설립하고, 돈과 시간을 투자해 풀타임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입니다. 특히, 영어가 자유롭지 않은 제가 미국인, 캐나다인 파트너들과 논쟁하고, 설득하고, 설득당하면서, 무명의 외국인 신분으로 미국 땅에서 미국인들의 주머니를 열어 돈을 벌고자 했던 시도는 힘든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회의 땅인 미국에서, 스타트업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가진 이 곳에서 ‘창업자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이고, 기회인지 감사하게 되었답니다.

지난 일년이 좌충우돌의 시간이었지만, 긍정의 눈으로 보면, 최소한 영어라도 늘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고객에게 예고없이 전화를 걸고, 세일즈 한답시고 방문해 문전 박대를 당하면서 ‘깡’이 남았습니다. 진실로 눈물 젖은 빵을 드셔보셨나요? 사업주를 직접 만나 SpurOn 서비스를 소개하겠다고 몇 시간을 운전하고 가서 달랑 이메일 하나 건지고 나온 날은 혼자 우걱우걱 젖은 샌드위치를 먹으며, ‘아, 이거 못해먹겠다’고 여러 번 절망했었지요.

한국에서 나름 명문대를 나왔고 한 때는 고급 정장에 뻣뻣한 셔츠 깃을 세우던 컨설턴트였으니까요. 그냥 다시 취업을 할까 생각도 했죠. 아니면,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버릴까도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외국인이라서 힘들었다기 보다는 원래 벤처라는게 태생상 힘들고 외로운 과정인게 맞습니다. 그러니 수많은 스타트업이 생기고, 열 개 중 한 두 개만 살아남는다고 하죠. 제게 있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언제나 선택가능한 옵션이었기 때문에, 버틸수 있는 한 어떻게서든  이곳에서 살아남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특히, 한국인의 저력을 믿기에, 언어적, 문화적 핸디캡만 극복할 수 있다면, 한국인 특유의 불도저 정신으로 이 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되뇌었습니다.

저는 현재 새로운 스타트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첫 사업에서는 네 명의 공동창업자(Co-founder) 중 한 명이었는데 이번에는 제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준비중입니다. 첫 사업에서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님을 핑계삼아 뒷걸음질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원래 저답게 좀더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미국에서 창업하면서 얻게 될 소중한 정보와 경험을 여러분들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최근 한국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긴 하지만, 미국은 정말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파라다이스입니다. 그래서 더욱 이 나라의 부러운 벤처 에코 시스템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책임감을 느낌입니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벤처스퀘어에 연재하게 될 ‘미국에서 스타트업하기’를 통해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고 매사에 좀더 적극적으로 임해야겠다는 자기최면을 걸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한국 토종으로 미국에서 사업한다고 우여곡절을 겪게 될 저의 좌충우돌기가 미국에서 벤처를 꿈꾸는 누군가에게는 작게나마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매주 한 번씩 글을 올릴 예정이며, 일단 다음 주엔 제 첫 사업 얘기로 시작하겠습니다. SpurOn팀이 어떤 과정을 거쳐 구성되었고, 어떻게 사업 아이템을 선정했는지 다루겠습니다.

또한, 비정기적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 참여해 행사 스케치를 공유하려 합니다. 이쪽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자주 언급되는 프리웨어, 툴, 방법론 등이 있는데 이를 소개할 예정이며, 한달에 한번씩은 스타트업 권장 도서 중에 한국에 번역되지 않은 도서를 골라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저는 항상 옆자리 친구와 경쟁하고 비교당하며  살았습니다. 저는 한국인들이 이제는 한국인들끼리 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을 상대로 경쟁하고 비즈니스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벤처스퀘어가 그 중심에서 저처럼 타지에서 외롭게 벤처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잇는 소통의 장, 공유의 장, 응원의 장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도 단단한 네트워크를 맺길 희망합니다.  

그럼 일주일 동안 씩씩하게 살다가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글 : 에이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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