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직장인들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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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피는 생활의 촉매제이다.

회사 생활의 일부는 아니지만, 우리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빈번하게 가게 되는 곳이 바로 커피숍이다.

커피는 때로는 우리에게 따뜻한 말벗이 되어주기도 하고, 또 때로는 정신 못차리고 있을 때, 정신을 차리도록 따끔하게 혼을 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때에 어색한 침묵의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는가 하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수다를 떨 때에도 수다가 더 술술 잘 나오도록 도와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커피는 신기한 음료이다.

커피는 콩을 볶아서, 그 볶은 콩을 갈거나 말린 후에 물을 내려서 마시는 음료이다. 여기에 우유나 설탕, 시럽 등을 섞어서 사람마다 다양한 기호에 따라서 마신다. 이때 콩을 볶는 것을 배전이라고 하는데, 강배전, 즉 콩을 강하게 볶을 수록 나중에 물을 내리는 시간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espresso) 라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빠르다(express)’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결국 고온,고압하에서 물을 미세한 커피 분말 사이로 빠르게 뽑아내어서 마시는 커피를 말한다.

한편, 예전에는 한집건너 하나씩 다방이 있었다고 하지만, 요즘은 어디를 가던지 쉽게 커피 전문점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커피 전문점을 대표하는 것은 역시 스타벅스. 위에서 말한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커피음료를 가장 대중적으로 보급한 것이 바로 스타벅스인 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카페라테, 카페모카, 카라멜 마키아또와 같은 어려운 이탈리아식의 이름들을 우리 일상에 들어오도록 한 것도 모두 스타벅스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90년대 후반에 스타벅스 강남역점이 처음 생겼을 때, 나의 생활은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생활에서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점은 나의 생활의 일부가 된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스타벅스를 접한 것은 98년 즈음에 이대 앞에 있는 점포를 처음 들어가 봤을 때로 기억한다. 99년 즈음에는 마케팅 수업 발표를 위해서 강남역 스타벅스와 스타벅스의 수입회사인 신세계의 한 이사님을 취재(?)까지 했으니, 불과 12년 전만 해도 스타벅스는 우리에게 매우 생소한 비즈니스였다.

한편, 마케팅 수업에서 스타벅스가 잘 될것 같다고 발표를 하니까, 많은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던 기억이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1) 가격이 너무 비싸다. 2) 한국의 커피 문화는 서빙을 받아야 하는데, 서빙을 해 주는 사람도 없다. 3) 의자가 불편하다. 4) 담배를 피울 수 없다. 5) 인스턴트 커피나 캔커피에 길들여진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 등이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과 질문들이 계속 이어져서 나는 프리젠테이션 후에도 그런 질문을 한 학생들과 열띤 토론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돌이켜보면 그들을 설득하려고 애쓴 나의 모습도 참 부질없다. 스타벅스 주식이나 살 걸 그랬다.

스타벅스의 성공으로 커피빈, 카페베네, 탐스커피 등등 에스프레소 기반의 커피 음료를 파는 곳이 굉장히 많이 생겼고, 몇몇 곳들은 오히려 스타벅스보다 메뉴도 다양하고, 한국 현지의 사정에 잘 맞춘 비즈니스 모델로서 성공한 곳들도 있다. 2011년 현재, 전국에는 약 3000개 정도의 점포가 있다고 한다.(거의 하루에 하나 꼴로 생긴 셈이다) 나는 역삼역 사거리에 있는 회사를 다녔는데, 심심해서 한번 세어보니 역삼역 사거리 근방 400m 이내에, 약 20개 정도의 커피전문점이 있었다.

그러다가 요즘은 점점 홍대나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로스팅을 직접 하는 샵들이나 핸드드립 커피를 전문으로 파는 곳들도 생겨나고, 전문 바리스타들을 중심으로 스타벅스를 커피계의 맥도날드 취급하면서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맛을 자랑하기도 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샵들도 물론 있지만, 주로 홍대나 청담동 근처의 작은 집들이고, 그나마도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하는 곳들이 많다. 하지만 호주 출신의 폴 바셋(Paul Bassett) 같은 사람은 아예 국내의 대기업과 손잡고 한국에 매장을 내서 운영하고 있다. 물론 대기업에서 한다고 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폴 바셋의 커피 정도면 매우 만족스럽기에 무리한 사업확장이나 변덕스러운 소비자 기호에 뒤쳐저서 점포들이 없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직장인 부대의 필수 보급품, 커피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커피는 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이다.

나는 2011년 가을 학기를 중국의 북경대 MBA에서 한 한기 동안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투자론 관련 수업에서 지금 중국의 스타벅스에 투자하는 것이 맞을까? 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적이 있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스타벅스가 아니라, 중국의 스타벅스만 떼어놓고 봤을때, 과연 지금의 중국 스타벅스의 미래는 밝을 것인가? 라는 말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외국 학생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스타벅스의 성공 가능성이 높고, 당연히 투자해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들었다. 여기서 외국 학생들이라 함은,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서구의 국가들에서 온 친구들, 혹은 일본이나 한국처럼 비교적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아시아 국가 출신의 학생들이기 때문에, 자국에서의 스타벅스의 성공을 지난 10년간 이미 목격한 상태였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우리의 출신 국가들에서 그랬던 것 처럼, 중국 또한 앞으로 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스타벅스가 더 큰 성공을 중국에서 거두리라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인 학생들은 스타벅스의 중국에서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이었다.

물론 스타벅스가 중국에 들어온지 몇년 되지 않은 초기단계라서 중국인들이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친숙하지 않았다면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중국에 스타벅스가 들어온 것은 한국이나 일본에 스타벅스가 들어온 것과 거의 비슷한 시기였다. 그리고 적어도 내가 중국에 머문 2011년 까지는, 중국의 스타벅스는 한국이나 일본의 성공에 견줄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 학생들이 스타벅스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중국은 차(tea)문화이므로 커피가 성공하기 힘들다. 2) 스타벅스 커피는 중국인의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너무 비싸다. 3) 서구문화를 동경하는 매우 니치 타겟(niche target)에 국한되어 있다 등의 이유에서 였다. 사실 MBA 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단순히 문화나 습관을 이유로 사업의 타당성이 매우 낮다고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그런 생각을 뒤집어서 기회로 볼 수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한계들 때문에 지금까지 비즈니스 기회를 크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숨어있는 경우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스타벅스에 대해서는 그래도 중국 최고의 학부라고 하는 북경대의 MBA 학생들이 이렇게 일관되게 이런 부정적인 견해를 내 놓아서 나는 다소 놀랐다.

나는 일본에서도 1년 정도 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번화가에 가면 한 블록 건너서 스타벅스가 있고, 스타벅스 뿐 아니라 그와 비슷한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커피 전문점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중국도 한국이나 일본과 문화적, 유전학적으로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세 나라간에 다른 점이 많지만, 서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유사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많은 중국 친구들이 중국에서의 스타벅스의 성공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할까?

그 해답은 반대로 한국과 일본에서는 어떻게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고종황제께서 커피를 즐기셨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것은 오래전이다. 그러나 커피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1960년대 이후이다. 70년대 이후에는 커피를 파는 리테일이 급속도로 늘어났고, ‘다방’ 이나 ‘커피숍’ 이라는 장소로 대표되는 폭 넓은 커피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다.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며 사업 이야기를 하고, 릴렉스 하던 다방과 커피숍 문화는 2000년대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들이 보급되면서 랩탑을 가지고 인터넷 서핑을 하는 사람들과, 사업 이야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비즈니스맨들, 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해서 토론하는 엄마들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커피 문화는 바로 인스턴트 커피 (커피 믹스) 문화이다. 우리나라의 인스턴트 커피 인심은 어떤 회사를 가더라도 정말 따뜻하고 푸근하다고 느낄 정도로 후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스턴트 커피는 매우 특이한 형태의 커피로서 전세계에서도 한국, 일본, 독일 등의 일부 국가에서만 성공한, 정말 독특한 케이스. 그 이유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독일 모두 공통적으로 군대를 통해서 커피가 보급되었다는 점에 기인한다. 한국과 일본 모두 미 군정이 오랜동안 들어서 있었고, 40년대 말부터 50년대 초까지 미군들이 서양의 문화들을 소개하는데 공헌한 바가 크다. 미군들이 처음 한국이나 일본에 왔을 때는 커피콩(빈)을 가져오기도 힘들었을 것이고, 에스프레소 문화보다는 간편한 인스턴트 커피를 즐겼을 것이고, 이들과 교류가 많던 당시의 사회 지도층들이 이를 따라서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기 시작하고, 이런 문화가 50년대~60년대에 계속 확대되어서, 70-80년대에는 어느 회사의 어느 오피스를 가던지 찾을 수 있는 필수품이 되었다. 마치 전쟁과 같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에게 군인들의 보급품이던 인스턴트 커피는 어쩌면 딱 어울리는 형태일지도 모른다.

3. 한국은 아직 커피중독이 아니다.

2006년 OECD 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수면시간은 하루 평균 470분 정도로 OECD 국가들 가운데 꼴찌이다. 하루 9시간 가까이 자는 프랑스에 비해서도 턱없이 짧은 시간만을 자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이 하루 8시간 이상 자는 것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치이다. 우리가 이렇게 잠을 안자는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두가지를 꼽고 싶다. 야근과 TV.

우리나라의 방송중에서 재미있는 방송들이 밤 11시 경에 하는 것은 사실 매우 신기한 일이다. 다른 나라의 어느 TV를 보더라도 이 시간대가 황금 시간대인 경우는 드문데, 우리나라의 각 방송국들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은 11시를 살짝 넘겨서 시작한다. 그렇다고 내용이 엄청 야한 19금도 아닌데 말이다. 이런 예능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하고 잠자리에 들면 아무리 빨라도 12시는 넘는다. 만약 9시까지 출근하는 회사를 다닌다고 하면, 8시간을 자기에는 빠듯하다. 하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야근일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일들이 야근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한다. 야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가족과의 대화 시간은 충분하게 갖기 어렵고 잠자리에 들기 바쁘다.

이렇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졸립게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필수품이 바로 커피이다. 이렇게 잠을 못자는 국민들이 사는 곳에서 커피 프랜차이즈가 불과 10년만에 3000개 이상 생겼다는 것은 어쩌면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카페인 충전을 해야만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우리는 점심을 먹고나면 꼭 커피전문점에서 값비싼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최소한 커피 믹스라도 한잔 따뜻하게 마셔야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잠을 못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인지, 아니면 커피를 마셔서 잠을 못 자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의 커피 소비량은 전세계에서 보면 그다지 높지 않다. 1인당 1년에 12kg 정도의 커피를 소비하는 핀란드가 전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에 반해서 대한민국은 그 1/10 정도인 1.8kg 정도밖에 되지 않는 54위이다. (Countries by coffee consumption per capita”. World Resource Institute. 2008. Retrieved 2010-02-24.) 아니 우리가 이렇게 많이 마시는데도 전세계 국가중에서 50위권이라는 것은 정말 놀랍다.

실제로 유럽에 가보면, 그들에게 커피는 정말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다. 길을 가다가 카페에 들러서 에스프레소를 한잔을 홀짝 마시고 다시 자기 갈길을 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에서 거의 음료수 페트병만한 크기의 벤티(Venti) 사이즈의 커피들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 장면들을 보면, 이 사람들 정도는 되어야 정말 커피에 중독되었다고 말할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마저 든다. 반면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는 커피 자체에 향해져 있기 보다는 비즈니스의 토론이나 친구들간의 수다, 그리고 스스로의 휴식에 맞추어져 있기에 그 속도가 ‘느림’에 맞춰져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있는 카페들이 제공해주는 앉을 자리들은 확실히 외국의 그것에 비해서 훨씬 편해서, 우리는 종종 커피 한잔에 시간을 잊곤 한다.

4. 커피를 통한 일상의 탈출, 그리고 재충전

경영 컨설팅 회사 올리버 와이만이 매년 실행하는 서베이에는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가 없어 보이는 산업과 가장 다이내믹하고 혁신적인 듯한 산업을 각각 하나씩 골라 주세요.” 라는 질문이 있다고 한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늘 `가장 보수적인 산업` 톱5 안에 들었다가 어느 해인가부터 `가장 혁신적인 산업` 카테고리 상위권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산업이 하나 있으니, 바로 리테일이다. 점점 더 다양화되는 기호와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있어서 리테일은 온라인도 아니면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애플 리테일, 바디샵, 홀푸드 마켓, 아메리칸 걸스 등의 업체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리테일을 선도하는 업체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좀 식상한 예이긴 하지만 스타벅스는 경영학적으로 의미가 깊은 회사이다. 커피숍이라는 혁신이 더 이상 될 것이 없을 것 같던 산업분야에 새로운 생명을 넣었으니 말이다.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가 제시한 스타벅스의 비전은 ‘제3의 장소’였다. 즉, 집과 직장이 아닌 나 혼자만의 휴식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바로 그런 장소 말이다.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커피숍은 어떤 의미일까?

때로 우리는 직장의 일들을 커피숍으로 싸짊어지고 가서 처리하기도 하고, 집에서는 도저히 휴식을 취할 수 없기에 커피숍을 찾지는 않는다. 하지만 또 반대로 업무와 관련된 미팅을 조금 릴렉스 한 분위기에서 하고 싶을때 커피숍을 찾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얻고 싶을 때 커피숍을 찾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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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있지만 커피를 통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커피를 한잔 뽑아들고 공원이나 나무 한그루 밑에 있는 벤치를 찾아서 앉아 여유를 부리는 것이다. 한편, 내가 유학한 노스웨스턴 대학은 시카고 인근에 있다. 시카고에서 가장 커피 맛이 좋기로 유명한 곳은 밀레니엄 파크 건너편 즈음에 있는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Coffee) 라는 곳이다. 이 곳에서 흙냄새 잔뜩 나는 에스프레소를 한잔 사서 밀레니엄 파크를 거닐면, 도심에 있으면서도 뭔가 따뜻한 땅을 밟고 있는 느낌이 든다.

나 또한 지금 이 글을 쓰는 곳이 바로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30마일쯤 떨어진 에반스톤이라는 곳에 위치한 피츠 커피(Peet’s Coffee)라는 곳이다.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가 처음에 커피 프랜차이즈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시애틀에 위치한 커피숍이 바로 이 피츠 커피이다. 피츠 커피도 그 후로 스타벅스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받아들여서 전국 체인으로 거듭났고, 내가 사는 에반스톤에도 그 점포가 하나 있어서 나는 이곳을 자주 찾는다.

글을 읽거나 쓰다가, 공부를 하다가, 혹은 운동을 하러 가다가 가끔 이곳에 들러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면서 창밖을 구경하다보면 한결 머릿속에 얽힌 실타래들이 풀리는 것을 느낀다.

언젠가 다시 서울의 빌딩 숲에 들어가 오전 근무를 끝내고, 팀원들과 점심을 먹고 가위바위보 내기를 통해서 누군가가 쏜 커피를 마시고,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다시 오피스로 들어가 팔을 걷어붙이고 일을 해야 하는 날이 오면, 이 날들과 이 커피들이 생각날 것 같다.

몹시 찐하게.

글: MBA Blogger
출처: http://mbablogger.net/?p=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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