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권하는 사회

요즘 대학가를 중심으로 창업경진대회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청년 창업과 관련된 정책을 확대해 내놓고 있다. 언론에서도 청년 창업에 관한 기획기사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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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flic.kr/p/3er8RK

경험도 없는 청년들을 실업 대책의 일환으로 창업 전선에 내모는 것이 무모하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실업률을 줄일 수 있겠지만, 창업의 특성상 실패하는 경우가 다시 실업률을 높일 것 아니겠는가를 지적한다. 괜히 실패와 좌절을 맛보게 하는 것 아니냐며 염려한다.

물론 정부의 청년 창업 정책이 청년 실업난 극복에 목적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방향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청년 창업 지원은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뿐만 아니라, 크고 안정적인 직장만 바라보는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첫째, 지금의 청년창업은 정부정책이 아니라 패러다임 변화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정부가 창업을 권장한다고 해서 창업이 늘어나는 게 아니다. 정부는 청년 창업 이전에 1인 창조기업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그다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났다. 본격적인 모바일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선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은 PC 앞이 아니라 버스 안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기회들이 나타났고, 청년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의 청년 창업 정책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창업을 하는 편이 대기업과 공무원만 바라보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훨씬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사회적인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머릿속에는 어차피 중소기업은 없다. 중소기업은 구인란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일단 창업을 하면 대기업만 바라보고 취업 재수, 삼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창업을 하고 나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창업에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면 세상을 배울 것이다. 그 때가 되면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비전있고 일이 재미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몫 이상을 해낼 것이다.

셋째, 사업을 하는 몇 년이 지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1만시간 법칙을 이야기했다. 하루 세 시간씩 10년 동안 연습하면 전문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루 아홉 시간씩이면 3.3년 후에도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사업을 시작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루에 9시간 이상 그것을 생각하며 실행하게 될 것이다. 3년 뒤 일반 회사원이나 친구들의 생각이나 전문성을 비교해 보면 차원이 달라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청년 창업의 몇 가지 장점에 대해 정리해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창업 실패 후 재기가 어렵다는 말을 한다. 창업 후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빚만 지지 않으면 재기가 어려울 리 없다.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경영의 한 영역이다. 지금 정보기술 분야의 창업인 경우 과거 닷컴시대 창업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던 서버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몇 만원이면 된다. 월 100만원이 넘던 인터넷 전용회선도 지금은 더 빠른 회선을 월 2만원 대에 쓸 수 있는 시대다.

창업도 취업이나 전문직 종사자가 되는 것처럼 진로의 한 영역이다. 하지만 청년의 대부분이 대기업과 공무원만 바라보고 있다. 대기업에 가고 공무원을 할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줄 필요도 있다. 창업은 실패해도 배우는 게 많고, 성공하면 얻는 게 많다. 주위에 스타트업을 시작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라. 저마다 자신의 꿈을 증명하기 위해 움직이고, 뛰고 있다.

글 : 조성주
출처 : http://bit.ly/ZSUd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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