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의 창조경제론 6] 글로벌 플랫폼이 유통 벽 파괴…한국은 개방·상호연동성 부족

Source : http://www.kakao.com/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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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 퀴즈킹 등의 카카오톡게임이 스마트게임의 판도를 뒤엎고 있다. 가수 싸이가 전 세계를 누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음악과 게임은 과거에도 분명히 있었다.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는 2009년부터 사업을 해왔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플랫폼’이다. 싸이의 성공은 유튜브가,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의 성공은 카카오톡이 플랫폼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창조성을 확산시키는 효율이 플랫폼이다

창조경제는 아이디어 사업화가 쉬운 경제를 의미한다. 과거 컴투스, 게임빌과 같은 한국의 모바일 게임업체는 전세계 개별 통신사의 수많은 피처폰을 상대로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규모의 경제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알리바바 같은 개방적 시장 플랫폼의 등장은 시장 진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앱스토어는 전세계 단일 플랫폼으로서, 통신사업자와 관계없다. 창조적 아이디어를 구현한 앱을 앱스토어에 올리면 바로 세계화가 시작된다. 유통의 장벽이 파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앞에서 혁신은 작을수록 활성화하고, 플랫폼은 클수록 강력해진다는 ‘창조경제의 패러독스’를 정리한 바 있다. 작은 혁신이 거대한 플랫폼과 결합해 만들어진 현상이 싸이 열풍과 카톡게임 광풍이다.

플랫폼은 커야 하므로 반드시 개방돼야 한다. 그러나 주요 국가보다 3년 늦은 아이폰 도입 이전에는 우리나라 모바일 플랫폼은 실제로 개방돼 있지 않았다.

현재 통신사의 망 개방, 네이버와 같은 포털서비스의 개방, IPTV와 같은 단말의 개방, 그리고 정부의 개방은 아직도 미흡하다. 단순히 API(사용자 인터페이스)만 개방한다고 개방 플랫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제3자적 생태계가 형성돼야만 한다.

플랫폼 자체는 다양한 형태를 가진다. 온라인상에서도 수많은 형태의 플랫폼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세계시장 판매망을 구축한 대기업의 영업역량이 플랫폼이다. 이런 플랫폼을 통해 ‘다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개방 플랫폼을 통해 혁신이 대량으로 창발돼야 창조경제로 진입할 수 있다.

나눠야 더 많이 갖는 법이다. 전세계 개방 생태계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가치를 창출하나, 한국의 산업생태계는 플랫폼의 비개방과 상호연동성 부족으로 세계적으로 그 역동성이 떨어져 있다. 창조경제의 주요 정책이 바로 플랫폼의 개방과 상호연동성 확보가 돼야 하는 이유다.

플랫폼이 개방되면 창업 기회가 많아지고 쉬워진다. KT, SKT의 IPTV가 벤처기업에 개방되면 수많은 서비스가 등장해 소비자를 즐겁게 할 것이다. 네이버의 지식in이 개방되면 더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정부 데이터가 더 개방되면 더 많은 민간 서비스가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플랫폼을 소유한 기업은 태생적으로 통행세(렌트) 수익에 안주하게 된다. 이를 공정하게 규제하는 것은 심판인 정부의 역할이다. 국내 홈쇼핑 채널이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 국가는 홈쇼핑을 인허가로 제한하지 않는다. 플랫폼 개방은 공정을 추구하는 정부의 필수적인 역할인 반면, 스마트경제를 앞서갈 플랫폼 구축은 정부가 지원할 분야다.

창조 플랫폼은 다수가 모일수록 가치가 더욱 커진다. 창조 플랫폼 육성을 위해선 유인책이 필요하고 시범사업이 절실하다.

글 : 이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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