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깐느 라이온스의 혁신 사자들 살펴보기 – 2

“the most pioneering forms of technology including, but not limited to, apps, tools, programmes, hardware, products, and other radical software which have been developed to help put into practice the creative excellence in communications.” – David Droga(Innovation Lions 심사위원장)

안녕하세요? 채카피입니다.
이노베이션 부문 시상식이 현지 시각으로 6월 18일 화요일 오후 7시에 열린다고 합니다. 이거 이거 마음이 급해지는군요. 수상작들이 발표되어 버리면 이렇게 shortlist 들을 살펴보는 게 김빠지잖아요. 암튼 지난번에 이어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급하게 살펴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관련 정보를 같이 찾아보니 조금 분량이 되네요. 지난번처럼 3개씩 끊어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순서는 Cannes Lions 웹사이트에 공개된 순이랍니다. Shortlist를 살펴보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이제 광고의 경계는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맨 위에 언급한 이노베이션 부문 심사위원장 데이비드 드로가(이 아저씨, 세계에서 가장 광고제 수상을 많이 한 크리에이터로 유명하죠)의 표현이 실감되더군요. 이런 변화의 기운을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나 전해 드릴 수 있다면 무척 기쁘겠습니다.

 

Vision Shift System – New video experience system
Dentsu /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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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덴츠의 또 다른 shortlist입니다. 네코미미와 비슷하게 하드웨어를 출품했네요. 구글링을 해봐도 관련 자료가 잘 검색이 안되네요. 겨우겨우 유튜브 소개 영상을 하나 발견해 그 내용을 옮겨봅니다.
Vision Shift System은 2012TOKYO GAME SHOW에서 최초로 공개된 것으로 목표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적 경험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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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이용한 하드웨어는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하나는 360″ 카메라. 아이폰 앱 중에 파노라마 앱이 있죠? 그것과 비슷하게 작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카메라가 가로로 길게 펼쳐져 보이는 방식이라면 그들은 이걸 다시 구형으로 말아내는 방식으로 세팅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 자이로 센서(gyro-sensor 1초 동안에 각도가 얼마나 움직이는가를 측정하는 센서 중력을 감지해 물체의 전후, 좌우, 상하 움직임을 인식하는 장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최근엔 스마트폰에도 이 센서가 장착되어 게임 등에 활용되고 있죠)와 결합을 합니다. 이것을 다시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기기와 결합해 사람이 착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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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콘이 쓰고 나와 큰 화제를 모았죠. 기존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가 고정된 스크린이 아주 크게 보이는 방식이라면 이 비전 시프트 시스템은 얼굴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시각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 갑자기 좀비로 변한다거나, 뮤지션이 갑자기 튀어나와 음악을 연주한다거나 하는 식의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지루하게 달리다가도 이 시스템을 장착하면 마치 뉴욕 마라톤에서 달리고 있는 듯한 경험도 줄 수 있다고 부연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It is not virtual reality, but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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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컨데, 보다 실감도가 높아진 증강현실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덴츠가 출품한 것들은 둘다 디바이스이고 일종의 웨어러블 컴퓨팅의 일종이라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또 기술 자체만으로는 어떤 구체적인 경험을 제공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수상 가능성은 좀 낮아보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새로운 하드웨어가 등장하게 되면 그에 따른 인사이트와 크리에이티브를 담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가 따라 등장하기 마련이죠. 이들이 단순히 깐느 수상을 넘어 새로운 플랫폼이자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키넥트나 구글 글래스처럼 SDK 등을 개발해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투브에서 소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개 영상을 보니 깐느에서의 프레젠테이션이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Motley – Telling Stories At The Speed Of Culture – Social media publishing tool
Digital Arts Network / Denmark

소셜미디어 상에 흐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드는 게 왜 중요할까요? 얼마전 제가 속해 있는 팀의 Social Analytics 셀에서 포스팅한 리포트에서는 크게 3가지 매력을 들고 있습니다. (관련링크)

자발성 : 소셜 리서치가 무엇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
연관성 :브랜드/제품에 국한된 분석을 넘어 관련 산업, 라이프스타일까지 연관지어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
시계열 : 조사가 행해지는 시점뿐만 아니라 시계열 분석이 가능해 기존의 조사가 주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매력

이렇게 소셜 미디어는 기존의 미디어가 갖지 못하는 특성들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쉽사리 듣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래서 수많은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혹은 외부 전문 회사들과 협업하며 소셜 리스닝 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와 펩시, 델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모아모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얘기를 나눌게 할만한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Digital Arts Network 덴마크가 고민한 부분이 이 지점에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Digital Arts Network(http://www.digitalartsnetwork.com)는 옴니콤 그룹과 TBWA가 나날이 성장하는 클라이언트의 디지털 광고의 니즈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기 위해 야심차게 출범한 조직이라고 합니다. TBWA 내의 디지털 스페셜리스트들을 모은 조직이라고 하네요. 그 수가 약 700명이라고 하는데 creative technology, e-commerce, social media, user experience, content, mobile, analytics, search 전문가들을 더욱 확충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시아에는 중국과 일본, 싱가폴에 오피스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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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Arts Network가 만든 것은 Motley라는 Social media publishing tool입니다. 웹사이트를 들어갔더니 소개 페이지도 없고 로그인 페이지만 덩그러니 있더군요. 소개 영상을 토대로 어떤 시스템으로 작동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영상에선 Digital Arts Network의 Motley는 칼스버그 소셜미디어 담당자를 예로 들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판단한 소셜 미디어 시대의 타임라인은 지난 시대의 그것과 다르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15일에 한번씩 새로운 컨텐츠-신문광고라던가 배너광고가 해당될 수 있겠죠-를 제공하면 되었던 것이 이제는 15분에 한번씩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해야 할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정보나 컨텐츠가 Feed상에서 Stream하는 시대죠 지금은.

덧붙여서 말씀을 드리자면, TV광고 시대의 영상 컨텐츠의 시간은 15초였다면 소셜 미디어 시대의 영상은 5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는 유튜브의 광고노출 시간과 같은데, 이 시간 안에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지 못하면 바로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트위터가 인수해 화제가 된 Vine의 영상 제한 시간이 6초인 것이나 해외에서는 animate gif, 국내에서는 움짤이 인기있는 이유도 이런 경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 물론 정말 좋은 컨텐츠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죠. kony 2012(http://invisiblechildren.com/kony/) 와 같은 영상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면 말이죠.

이런 시대에 어떻게 하면 빠르게 사람들(커뮤니케이션 타겟)에게 매력적인 컨텐츠를 발견하고 또 생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즉, 빠른 시간 안에 새롭고도 타겟들이 원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컨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는데, 소셜 미디어 담당자들이 그들의 소셜미디어 상에서 활용할만한 컨텐츠를 찾고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솔루션입니다.

그들이 눈여겨 본 것은 빅데이터의 활용이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타겟들이 내뿜는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현재 어떤 관심사에 대해 말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제안하는 것이죠. Motley는 ‘컬처 인게이지먼트 스코어’라는 단어로 자사의 알고리즘을 표현했습니다. 일종의 시맨틱 웹(시맨틱 웹은 정보와 자원 사이의 관계-의미 정보를 처리하고 파악하는 프레임워크)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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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칼스버그 소셜미디어팀에서 제안한 것은 ‘다닐 아게르’란 축구선수에 대해서 이야기 하라는 것입니다. 친절하게 이유도 분석해 보여줍니다. 현재 칼스버그의 타겟들은 축구에 관심이 많고 특히 칼스버그가 메인 스폰서로 있는 리버풀의 선수 다닐 아게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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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만 얘기한다면 너무 범위가 넓죠? 그래서 더 깊게 들어가 최근 다닐 아게르가 손가락에 문신을 했다는 걸 들며 이에 관한 켄텐츠를 만들라고 구체적으로 제안해 줍니다. 손가락에 한 문신은 YNWA. 슬랭어 사이트를 검색해보니 ‘You’ll Never Walk Alone’라는 의미라네요. 타겟들의 관심사를 담아 사진과 함께 포스팅하자 ‘좋아요’와 ‘댓글’의 수가 팍팍팍 올라갔다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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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숫자가 중요하죠? Motley를 통해 칼스버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참여도가 40% 상승, 비용은 35% 감소했다고 합니다. 국내 대대수의 소셜 미디어 계정 운영방식은 자사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수준이거나 날씨나 요일 등을 언급하며 안부를 묻는 것이죠. 이에 반해 Motley의 시스템은 과연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Motley의 웹사이트 : http://www.getmotley.com
Motley의 소개 영상입니다.

 

 

Cinder – Software technology
The Barbarian Group /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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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안 그룹은 Cinder이라는 오픈소스 플랫폼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습니다.
“Cinder is a peer-reviewed, free, open source C++ library for creative coding. CINDER PROVIDES A POWERFUL, INTUITIVE TOOLBOX for programming graphics, audio, video, networking, image processing and computational geometry.”
그러니까 Cinder는 그래픽, 오디오, 비디오, 네트워킹 이미지 프로세싱, 지리정보 가공 등의 프로그래밍을 위한 강력하고도 직관적인 도구이며 구체적으로는 C++언어를 주로 다루는 오픈 소스 라이브러리라는 의미입니다.

프로그래밍에 대해 조금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엇! 이건 GitHub(https://github.com)와 비슷한 거 아냐? 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GitHub는 쉽게 말해 개발자들의 소셜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오픈 소스들이 올라오는 곳이며 코드를 생산해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며 또 소비자로서 다양한 개발자들이 만든 소스들을 살펴보며 자신의 프로젝트에 맞는 것이 있다면 골라 사용할 수 있는 곳이죠.
시작은 인터렉티브 디지털 광고 제작을 위한 만든 사내 라이브러리였다고 합니다. 내부의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협업하기 쉽게 라이브러리 형태로 다양한 소스들을 공유한 것이었죠. 이것을 외부로 개방해 인터렉티브 디징인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와 아트스트들이 라이브러리를 활용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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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바리안 그룹이라는 광고대행사가 프로그래밍 오픈 소스 플랫폼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과연 깐느 라이온스에 출품할만한 의미가 있을까요? 장소를 잘못 찾은 것이 아닐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다시피 바바리안 그룹은 전설적인 캠페인 버거킹의 ‘복종하는 닭’을 구현한 것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광고 대행사는 CP+B였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바바리안 그룹의 몫이였죠. 그들은 디지털 인스톨레이션이나 인터렉티브 미디어에 강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죠. 아마도 바바리안 그룹은 어느 광고대행사보다 개발자의 비중이 높을 것입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오픈 소스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인터렉티브를 선보여야 하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오픈된 소스를 사용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한 유용성에 대해서 말이죠. 현재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컴퓨팅 그룹 에브리웨어의 대표 두 분이 사내 강연을 해주시면서 위와 같은 일이 빈번하다는 얘기를 들려주신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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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er 웹사이트를 가보면 Cinder란 플랫폼을 활용해 진행된 다양한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의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광고 캠페인(특히나 블록버스터급의)을 보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해 작업을 진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Cinder와 같은 오픈 소스 플랫폼에 캠페인 캠페인 리소스 등을 올려 작업을 진행하면 어떻게 될까요? 광고물의 퀄리티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개발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개발에 참여한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더욱 많은 Buzz가 일어날 수도 있겠죠.

다만, 상업적인 활동에 개발자 등의 크리에이터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세상을 위한 Good-will을 담은 것에 한정 지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뭐 처음부터 움츠려 들지 않아도 될 지 모릅니다. 히뜩하고 기발한 컨셉의 작업이라면 브랜드의 관여 여부와 상관없이 신이 나서 참여할지도 모르죠. 올해 깐느 수상이 유력해 보이는 “Red Bull Stratos”과 같은 초대형 스케일의 멋진 프로젝트라면 기꺼이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요? 광고대행사 바바리안 그룹이 이 Cinder를 깐느에 출품했고, 또 깐느는 이를 파이널리스트에 올린 이유는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Cinder 웹사이트 : http://libcinder.org
Cinder 소개 영상

Cinder Creative Coding from The Barbarian Group on Vimeo.

 

겨우 6개의 사례를 살펴보았는데도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군요. 아무튼 수상작이 발표되기 전까지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글 : 채용준
출처 : http://goo.gl/4wl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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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깐느 라이온스 이노베이션 부문의 경향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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