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깐느 라이온스의 혁신 사자들 살펴보기 – 4

– 바바리안 그룹의 이노베이션 그랑프리 수상 기념 자축 트윗

안녕하세요? 채카피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바로! 이노베이션 부문의 시상식이 끝났습니다. 그랑프리는 Barbarian Group의 Cinder가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노베이션 부문 첫번째 그랑프리이니 나름 의미도 깊을 것 같네요. 결국 시상식 전에 파이널리스트의 사례를 전부 소개해 드리진 못했지만 그래도 포스팅한 사례 등 중에 cinder가 껴 있어서 나름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현장에 계신 @kevin_yoonlee님이 트위터에 올려주신 사진
현장에 계신 @kevin_yoonlee님이 트위터에 올려주신 사진

이미 이노베이션 부문 시상식은 끝나버렸지만, 그래서 조금 허탈한 마음도 들지만 당초 말씀드렸던 것처럼 나머지 파이널리스트들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깐느가 큐레이션한 사례들이 주는 시사점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Radio Ambulance – Ambulance location notification system
Maruri Grey / Ecu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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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바로 ‘적정기술’입니다. 위키피디아의 설명에 따르면,

“적정 기술(適正技術, 영어: appropriate technology, AT)은 한 공동체의 문화적인, 정치적인, 환경적인 면들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기술을 말한다. … 특정한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가장 단순한 수준의 기술을 말한다.”

지난번에 살펴본 남아공의 ‘Engen Fireblanket’ 사례 역시 적정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에 잘 타지 않는 섬유라는 게 그렇게까지 첨단의 신기한 기술은 아니니깐요. 이제 살펴볼 사례 역시 과도한 테크놀로지가 아닌 그리 어렵지 않은 수준의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멋진 성과를 이뤄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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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에서 날라온 Radio Ambulance가 그 주인공으로 쉽게 말씀 드리자면, 강제 라디오 방송 시스템입니다. 여느 남미 국가들처럼 과테말라 역시 교통 체증이 심하다고 합니다. 보통의 자가용이야 조금 불편하고 짜증이 날 뿐이지만 앰뷸런스와 같은 응급한 상황의 자동차라면 불편이 아니라 생명이 걸려 있는 문제입니다.
광고대행사 Maruri Grey는 응급차 내부에 Radio Ambulance라는 장치를 부착해 앰뷸런스 도착 시간이 40% 이상 줄어드는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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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Radio Ambulance 버튼을 누르면 라디오 전파가 발산되며 반경 1km 내에 있는 모든 자동차의 라디오를 통해 “앰뷸런스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운데 차선을 비워주세요~” 와 같은 메시지가 강제적으로 방송됩니다.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저보러 만들라고 하면야 당연 못하지만;; 약간의 공학 지식이 있는 분과 함께 작업한다면야). 이런 사례들을 미루어 짐작켄데 깐느가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의도하는 것은 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것이 어니라 사람들에게 어떤 유용함을 제공했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요. 이는 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깐느 라이온스 비롯한 여타 광고제들을 관통하는 맥락으로 보입니다.

Ambulancia from Maruri on Vimeo.

 

A Boy And His Atom: The World’s Smallest Movie – Stop-motion animation made with atoms
Ogilvy New York /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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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수년전부터 나노 기술과 분자조작 기술을 축척해왔는데,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원자 수준(12개의 원자 크기)의 초정밀 컴퓨팅 저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저장장치계의 신세경이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대단한 기술인데 그냥 넘어갈 수야 없겠죠? 오길비 뉴욕과 IBM은 이런 성과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영상을 제작하기로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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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컴퓨팅이니만큼 원자를 촬영해보자는 것이었죠. 원자란 것은 도대체 얼마나 작은 것일까요? IBM 캠페인 소개 사이트에는 인포그래픽을 통해 쉽고 재미나게 설명을 해두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작은 크기일지를 오렌지에 빗대 설명하네요. 원자 크기 <= 오렌지 크기 <= 지구 크기 라는 비율로 설명을 했습니다. 원자를 오렌지만한게 확대를 한다면 그 비율 그대로 지구가 오렌지만한 것과 같다는 것이죠.

IBM과 오길비는 산호세에 있는 IBM의 연구소에서 원자를 확대해 촬영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냥 촬영할 수는 없는 법. 대략의 스토리 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원자 소년과 그의 여자 친구가 춤추고 뛰노는 간단한 스토리 라인을요.
스토리 라인을 그리고 연구원들에게 가져가 촬영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원자를 (무지막지하게) 확대하고 촬영, 그리고 조금씩 위치를 바꿔가며 촬영. 스톱모션 영상이 그러하듯 노가다 작업을 한 것이죠. 멋들어진 첨단 설비를 갖춘 연구소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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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번의 원자 이동을 통해 스톱모션 비디오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수천번을 이동했지만 눈에 드러나는 프레임 수는 242개. 새삼 스톱모션 비디오가 노가다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숫자네요. 이런 노가다에 사람들은 즉시 환호를 보냈다고 합니다. 영상 공개 첫날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니 그 호응도가 짐작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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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네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스톱모션 영상이라는 인증도 받았다고 하네요.

심사를 위한 프레젠티이션을 직접 들으신 @kevin_yoonlee님께서는 “Ogilvy NY and IBM – 광고주와 에이전시의 놀라운 협업~”이라며 두 기업의 파트너십을 언급하셨습니다. IBM과 오길비는 아주 오랫동안 대행관계를 이어오고 있죠. 그런 신뢰 속에서 이런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진행되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추후 깐느 이노베이션 부문을 종합하는 포스팅에서도 다루지만, 깐느가 이렇게 영상의 촬영 기법에서의 혁신성도 품고 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IBM Research에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스톱모션 영상과 제작에 관련된 각종 설명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Nike+ Kinect Training – Fitness title for Xbox 360
AKQA / United Kingdom

왜 안 나오나 했습니다. 지난해 퓨얼밴드로 티탸늄/통합 마케팅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줬던 나이키가 말입니다. 이번에는 R/GA가 아닌 또 다른 파트너인 AKQA와 함께 깐느 이노베이션 부문에 등장했습니다.
키넥트 트레이닝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콘솔 게임기인 X-Box의 동작인식 디바이스인 키넥트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퍼스널 트레이닝 프로그램입니다. 퓨얼밴드가 주로 아웃도어에서의 운동을 담당했다면, 키넥트 트레이닝은 거실에서의 운동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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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트레이닝으로 유명코치한 코치를 기용해 실제 그들이 지도해 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주요한 특징입니다. 키넥트가 사람의 동작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동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바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것이죠. 이 사례야 워낙에 유명하니 이 정도로만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AKQA는 게임과도 아주 인연이 깊은 대행사입니다. X-box의 대박 인기 게임인 헤일로의 광고를 오랬동안 진행해오고 있죠. 그래서인지 게임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 http://www.slideshare.net/chaecopy/nike-air-to-nike-plus-15974125)
(출처: http://www.slideshare.net/chaecopy/nike-air-to-nike-plus-15974125)

덧붙여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브랜드가 플랫폼을 가짐으로써 생기는 성장 모멘텀입니다. 나이키의 경우 나이키 플러스 앱과 웹, 퓨얼밴드와 키넥트와 같은 디바이스를 통해 생성되는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습니다.

이를 토대로 사용자 맞춤형 제품을 제안할 수도 있고 신제품 개발 시 참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데이터가 많다고 해서(빅 데이터) 유용한 것만은 아닙니다. 의미 있는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굿 데이터) 플랫폼을 가졌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이키는 나이키 플러스 이전만 하더라도 전형적인 제조업 기반의 회사이었습니다. 이제 나이키 플러스로 상징되는 테크놀로지를 활용함으로써 디지털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깐느가 이노베이션에서 내심 기대하는 것도 이렇게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산업을 재정의내릴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 있는 사례가 출품되길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나이키 홈페이지에서 키넥트 트레이닝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Karta Mastercard Display – Nowe technologie
Getin Noble Bank – Poland

최근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상에서 공인인증서에 대한 반론이 뜨겁습니다. 금융보안을 헐렁하게 만드는 골치덩이이자, 인터넷 경제의 성장을 막는 악의 축으로 지목되어 온 공인인증서를 이제는 폐지하자는 논의입니다.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 인터넷 쇼핑을 해보신 분이라면 국내의 결제 환경이 얼마나 멍청하고 답답하고 짜증을 유발하는지 느끼셨을 것입니다. 그 정도로 국내의 인터넷 금융환경은 피곤하고 힘든 상태라고 봐야겠죠.

우리보다 결코 금융이나 IT 두분야 모두에서 뛰어나나도 생각하지 않았던 폴란드가 혁신적인 카드 시스템을 등장시켜 뻘쭘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내놓은 것은 보통 은행거래를 할 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고 카드 자체로 거래가 가능한 Karta Mastercard Display입니다. 네, ‘세계 최초의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 카드’라고 Getin Bank 웹사이트에 소개되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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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의 주요 특징은 비접촉 결제 옵션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물건을 구입할 때 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긁는 방식이 아니라 해당상점으로 직접 돈을 송금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유럽의 경우 카드 복제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사용을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또 계좌의 잔액을 표시할 수 있으며, 일회성 암호를 전송받을 수 있는 토큰 기능도 있다고 합니다. 카드 내부에는 아주 작은 리튬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는데, 카드 유효기간인 3년간 지속되지는 않는다고 하는군요.

폴란드어로 된 웹사이트를 구글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소개 영상을 봐도 제대로 이해가 안되더군요. 아무리 구글링을 해봐도 영문으로 된 자료는 안보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반가웠던 이유는 저 역시 금융 카드에 LCD를 넣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는 없을까란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제공하는 보안 카드 중 카드 형태로 된 것도 있는데 이를 일반 카드에 적용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으니깐요.
아이디어를 조금 더 구체화시키기 위해 몇몇 전문가분들께 문의를 드렸지만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란 답변을 듣고 잠시 접어두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들은 어떤 기술를 활용한 것인지 더욱 자세히 알아보고 싶군요. 한달 뒤쯤이면 영문으로 된 자료라도 등장해주길 바랄뿐입니다.
이 사례는 광고대행사가 아니라 Getin Bank 전담팀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광고인들의 축제에 광고주들이 전면에 나선 경우라 조금 기분이 묘하군요. 하지만 앞으로 이노베이션 부문에서는 그럴 일들이 좀 더 잦아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혹시 폴란드어가 가능한 분이라면 웹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그리고 제게도 좀 귀뜸해주세요 ^^;

소개영상

광고영상

 

Tech Ball – Sports technology
SapientNitro / United King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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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Ball은 축구공 안에 비디오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장해 공의 관점에서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강렬한 슛을 날릴 때 내장 카메라로 움직임을 볼 수 있고 사운드도 들을 수 있다면 분명 신나는 일이겠죠. 그런데 소개 영상을 보니 데굴데굴 굴러가는 화면이 좀 어지럽기는 하더군요.

그들은 스포츠 분야의 테크놀로지스트, 프로 축구선수(리버풀 FC)들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테스트를 했다고 합니다. 공은 피파 공인구와 같은 모양, 같은 중량을 갖도록 제작했으며 필드 테스트를 통해 실제 축구공과 차이가 없는지를 알아보았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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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GPS와 RFID센서도 내장해 스마트폰으로 공의 괘적과 시피드 등을 특정할 수 있게 만들어 축구 훈련 시 참고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용 앱도 개발한 듯 하구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카메라를 운동장비에 도입한 것은 사실 미식축구가 먼저였습니다. 미국이 미치는 스포츠, 돈이 모이는 스포츠에 가만히 있을리 없죠. 선수들의 헬맷에 카메라를 장착해 보다 박짐감 넘치는 경기 화면을 뽑아낼려는 시도가 있었죠. 광고대행사 SapientNitro는 이를 축구공에 적용한 게 아닐까 합니다.

광고주는 스탠다드 챠타드 은행인데, 이 은행은 피리미어 리그 리버풀 FC의 메인 스폰서이죠. 축구를 매개로(더군다나 축구에 미친 나라 영국이니까) 자사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아니였을까 합니다.
사물에 다양한 센서와 네트워크 연결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부분에서 internet of things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internet of things의 중요성은 더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깐느 이노베이션 부문에서도 말이죠.
Tech Ball을 만든 광고대행사 SapientNitro는 2011년 Sneakerpedia로 사이버 부문 골드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스포츠엔 나름 일가견이 있는 대행사 같군요. 제2의 R/GA나 AKQA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LFC Sponsorship 에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글 : 채용준
출처 : http://goo.gl/Roy7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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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깐느 라이온스 이노베이션 부문의 경향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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