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Source: http://www.flickr.com/photos/36169570@N08/1024875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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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에서는 이를 인재(人災)라 한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라고도 한다. 이미 예견돼 있던 것이라 지적한다. 최초 위기를 숨기려 했다 비판한다. 대응이 형편없이 늦었다 비웃는다. 이해관계자들의 원통함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화를 낸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라며 칼날을 간다. 이 속에서도 기업들은 진화하지 않으니 문제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 하지만 한두 명 정도의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이 또 위기관리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위기관리 업무에 매달린다. 평소에는 회사에 출근하시지도 않던 회장님께서 자주 보이시고, CEO를 비롯해 많은 임원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대응책들을 마련하게 된다. 부서간 전화와 보고의 횟수와 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심지어는 상호간 휴대전화 연결에 충돌이 일어나 불통 사태까지 발생할 때도 있다.

일선에서도 수십에서 수백 명의 직원들과 외부관계자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을 이루곤 한다. 누가 우리측이고 누가 이해관계자측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위기들을 관리한다. 이 틈새에 기자들도 사람들과 엉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면 당장 온 오프라인에 우리 회사가 ‘악당’ 같은 회사로 묘사돼버리곤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뒤엉켜서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끄럽고 어지러운 시간들을 보내는 것. 이것이 위기의 특성이다.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혼돈(Chaos)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혼돈을 관리하려 만들어 놓는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즉,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한마디로 “누가(who)’를 정하는 작업이다. 이런 위기상황은 누가 관리 책임을 질 것인가? 책임을 받은 지정된 부서나 개인은 어떤 활동들을 통해 위기관리에 임할 것인가를 미리 고안해 공유하고 그에 익숙함을 더하는 준비들을 말한다. 준비라는 말의 뜻은 ‘미리 마련하여 갖춤’이다. 우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인가를 미리 바라보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의 첫 걸음이다.

가시적으로 어떤 위기가 다가올 것인가를 예측이나 감지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우리 사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시스템 속으로 끌어 들여 활용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그 다음이다. 각 실무 부서들과 임직원들은 절대로 ‘책임과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위기관리에 나설 수 있는 주체들이 아니다. 일부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재한 기업에서는 몇몇 개인의 개인기로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하곤 하는데 그렇게 관리되는 위기는 사실 정확한 의미로서의 위기는 아닌 셈이다. 위기는 어느 한두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서는 큰 문제를 의미한다.

회사를 구성하는 핵심적 기능들 하나 하나를 꼽아 “누가 무엇을 해야 한다”라는 정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면 명실상부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다. 일단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그 후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과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문서와 챠트 등으로 임직원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던 그림 속의 시스템을 밖으로 실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노력들이 그런 것들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원하는 CEO들을 위하여 지금까지 50번에 걸친 핵심적 조언들을 이어왔다. 이 칼럼을 계속 접해본 CEO라면 반복되는 단어들에 이미 익숙해 졌을 것이다. ‘평소’ ‘관심’ ‘질문’ ‘확인’ ‘커뮤니케이션’ ‘점검’ ‘역할과 책임’ ‘준비’ ‘공감’ ‘이해관계자’ ‘프로세스’ ‘모니터링’ ‘크로스 체킹’ ‘리스닝’ ‘워룸’ ‘의사결정’ ‘ASAP’ ‘역량’ ‘시간관리’ ‘리더십’ ‘훈련과 시뮬레이션’ ‘전문가 활용’ ‘예산’ ‘감사’ 등등. 이 모든 것이 바로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지금부터라도 회사 내에서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CEO가 되자. 임직원들로 하여금 뚜렷하고 정확한 ‘위기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 그들에게 ‘만약에?’라는 화두를 던져 스스로 체계를 찾고 만들게 하자. 시험해보고 반복해 보자. 정말 우리가 취약성을 극복했는지 확인해 보자. 그 결과를 가지고 모든 임직원들을 치하하자. 우리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더욱 더 강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자.

성공하는 CEO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다. 그 리더십을 빌어 지난 1년간 반복적으로 강조된 상기 위기관리 조언들을 기억하고 지금 바로 실천하자. 여러 성공한 CEO들로 인해 부디 위기 없는 회사들과 한국이 되길 기대한다!

글 : 정용민
출처 : http://goo.gl/v9gq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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