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프레스카(AD fresca) – 부트스트랩 스타트업의 미국 시장 진출기

이 글은 애드프레스카 대표 이의정님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서 발행한 글입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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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애드프레스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의정 (Dano)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모바일 앱을 라이브 서비스로 만들어 주는 실시간 운영 툴을 제공하는 SaaS (Software-as-a-Service) 회사입니다.

저희는 아직 미국에서 이렇다고 내세울 만할 사업적 성과를 거두지도 못 했고 펀딩을 받아서 확장을 노리는 단계의 회사도 아니어서 사실 이런 글을 쓰기가 좀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제가 지난 몇달 동안 미국 SF에 사무실을 설립하고 현지 영업을 전개하면서 배운 것들이 비슷한 계획을 가진 다른 분들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요일 오후 카페에서 이 글을 적어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사무실, 숙소, 자동차 등을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해서 써 보려고 합니다. 사실 전략, 전술 등은 회사마다 상황마다 크게 달라서 오히려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이 더 와닿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나중에 다른 부분들 (법무법인, 고용 등)에 대해서 써 볼까 하는 생각은 있는데 과연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감안해 주셨으면 하는 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낮은 예산입니다. 저희는 겨우 먹고 사는 부트스트랩 스타트업입니다. 새로운 뭔가를 하나 하려면 다른 뭔가를 포기해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게 아니면 제가 차를 판다든가,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인출한다든가… 쿨럭.) 따라서 목표는 최대한 돈을 적게 쓰면서도 제 스스로가 너무 불쌍해지지 않고 미국 사업을 효율적으로 전개하는 것입니다. (매일 서브웨이 샌드위치 큰 거 하나 사서 점심, 저녁으로 반씩 나눠 먹으면 진짜 우울해 집니다.) 따라서 저희의 선택은 미국에 계시는 대기업 주재원분들이나 현지에 사시는 분들이 내릴 선택과는 전혀 다릅니다.

두번째로는 조금 긴 호흡입니다. 가끔 미국에 방문해서 일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잘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기회주의적인 단계의 외국업체를 여기 사람들이 Opportunistic (기회주의적)하다고 표현하더군요. 저희는 B2B 업체이고 고객과 긴밀히 일을 해야 하다 보니 그렇게 해서는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사업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저희도 초기에는 그렇게 시장을 타진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그 단계는 넘어섰고 따라서 보다 더 긴 호흡으로 시장을 보고 미국 시장에 사업을 안착시키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잠깐씩 출장 오셔서 업무를 하시는 분들의 선택과는 또 다를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의견이라는 점입니다.  조금만 상황이 달라도 전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고 당연히 더 나은 선택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정보가 있으면 알려 주세요. 배우겠습니다. :)

# 저희 상황

–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를 고객으로 하는 B2B SaaS로 고객과의 관계형성이 중요
– San Francisco와 Bay Area에 고객들이 많음
– 사전에 SF에 3차례 방문을 통해서 사업 가능성 타진 및 영업 전개 후에 미국 사업을 전개하기로 결정
– 미국 풀타임 인력 1명 (SF에 거주) + 한국 대표가 미국 HR의 전부

이런 상황에서 최대한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 많은 논의를 거쳐 찾은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 결론

– 사무실은 SF에 구한다.
– 대표의 출퇴근은 대중교통 (Muni – 버스나 지하철, BART – 장거리 지하철)을 이용한다. Cal Train은 너무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야근이 어려워서 포기
– 대표는 한국 3주, 미국 3주 일정으로 오고 간다. (비자 문제, 업무 효율성)
– 일정 비용 한도 내에서는 시간 절약을 최우선 가치로 한다.
– 차는 필요할 때만 빌린다. (South Bay에 내려가야 하는 경우에만)

# San Francisco에서 사무실 구하기 

먼저 처음에는 co-working space를 둘러봤는데 결코 비용이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오픈 스페이스 – 열린 공간에 책상들을 4~6개씩 배치하는 구조 – 의 경우 대개 월 $350 ~ 550/인 정도 (reserved이냐 아니냐에 따라)이고 Private office도 있긴 한데 가격 대비 정말 작습니다. 그리고 계약 조건도 그렇게 유연하지 않았고 그나마도 경쟁이 치열해서 미리 signup을 해 둬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미국시장에서 현재 Customer Development 단계에 있기 때문에 1) 토론을 많이 해야 해서 시끄럽다. 2) 큰 화이트보드가 필요하고 3) 컨콜과 비디오 데모를 많이 한다. 라는 업무 특성이 있어서 Private Office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회의실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미팅은 고객사에 방문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회의실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몇 곳을 알아 본 후, 결국 Regus라는 Managed Office를 사용하기로 했고 일단 테스트를 위해서 3주만 작은 사무실을 써 보기로 하고 단기계약을 맺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안 해 준다고 했지만 딜이 안되는 건 없더군요.)

한달 정도 사용해 보고 나서 Regus의 서비스에 만족해서 Regus에서 좀 더 큰 공간 (현재 2명, 최대 3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을 계약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약을 하려고 보니 계약 조건은 6개월 계약 + 한달 사용료 무료, 인터넷 사용료 $100/인, 키친 사용료 $30/인 (커피, 물, 공동 냉장고 제공)등이 제시되더군요. 예상치 못했던 비용 증가 – 인터넷, 키친 사용료 등 – 에 놀라 협상을 통해 인터넷 사용료는 1인만 내고 WIFI access point 가져다 설치해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모든 비용을 포함한 Effective Rate는 월 $1,300가 되더군요. (월 $800짜리를 구하는 걸로 시작했는데…) 참고로 Regus의 회의실 사용료는 말도 안 되게 비쌉니다. 작은 회의실이 시간당 $85 정도. 그걸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나중에 잘 찾아 보니 open desk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있더군요. 법무법인들 (ex. Wilson Sonsini)이 스타트업들과의 상생 – 나중에 자기들하고 계약하라고, 미국에서 스타트업에게 법무법인은 필수이니 – 을 위해서 startup program (오픈 스페이스에 책상, 회의실, 음료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들이 있더군요. 저희도 나중에 세미나나 회의실을 사용해야 하면 그런 곳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주: 저희도 처음에 시장 타진을 위해 오고 갈 때에는 커피숍, 숙소에서 주로 일을 했고 사무실을 얻지 않았습니다.  굳이 SF에 사무실을 얻으셔야만 하는 게 아니라면 San Jose에 있는 KOTRA 사무실을 이용하실 수도 있고 South Bay에 사무실을 구하실 수도 있고 지인 사무실에 주소만 두실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로컬 업체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저희 업종의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되서 사무실을 얻고 현지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 숙소 구하기

처음에는 지리를 잘 모르니 숙소도 당연히 SF에 구했습니다. SF의 집 관련 가격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정말 비쌉니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 대비 숙소의 수준은 아주 떨어집니다. 비슷한 가격에 집이 깨끗하면 동네가 후지든가 하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무실을 구하기 전에는 저렴한 호텔 ($79~90)을 찾아서 Lombard street 근처의 싸구려 모텔에 묵었습니다. 좁고 낡고 불편하지만 방에 깨끗한 개인 화장실이 있고 주차가 가능한 장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잘 안되서 분통을 터뜨리기 일쑤였고 매니져한테 항의해 봐야 소용이 없었습니다. 한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구글 행아웃 또는 Skype을 사용하는데 그게 안되니 답이 안 나오더군요. 일단 하루 $80가격이 너무 부담이 컸고 교통편도 불편해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Airbnb에서 San Francisco의 좀 저렴한 동네의 방 – Private Room, shared bathroom – 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SF 지역에 리스팅된 방 중 괜찮은 곳은 대부분 제게 너무 비쌌습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대략 월 $1,800 ~ $2,000 정도. (네, 그 이하로 가면 사람이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그런 곳 몇 군데에 묵어 봤습니다.) 3주나 한달이나 거의 비용이 같은 곳도 있습니다. 장기 숙박의 경우 가격 네고는 꼭 하시고 리뷰가 없는 데 사진까지 거의 없다면 절대 가지 마시라고 하고 싶어요. (화장실 사진을 꼭 요구하세요.)

Airbnb는 좀 잘 나가는 방의 경우에 갑자기 여행 일정이 늘어나면 기간을 연장하기 거의 어렵습니다. 대개 또 다른 예약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다른 방을 구해서 이사 나가야 하는데 갑자기 단기로 방 구하는 게 또 쉽지 않습니다. 한번은 2주 동안 이사만 3번 해 봤습니다. 결코 유쾌하지 않습니다. -_-

SF 시내에 방을 구한 경우 주로 Muni를 타고 출퇴근했는데 가끔 밤 12시 이후에 사무실에서 나오면 숙소까지 걸어가야만 했습니다. 가끔은 ‘과연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걸어 다닐 수 있을까? 10년 후에도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곤 하는 상황에 마주 하기도 했습니다.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동네들은 아니었어요. ^^;

그 다음에는 비용을 더 줄이기 위해 Oakland 북부와 Berkeley의 방을 찾고 BART로 출퇴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네에서는 Financial District에 있는 저희 SF 사무실까지는 3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하고 새벽 12시 26분까지 막차가 있습니다. BART 왕복은 대략 $8 정도가 들고, 방세는 하루 $40 ~$80 정도입니다. Ashby 근처와 Rockridge 근처에 묵어 봤는데 Rockridge 근처가 훨씬 좋습니다. 이유는 College Avenue에 좋은 식당과 가게들이 많이 있어서 Ashby 지역보다 훨씬 덜 위험하고 주말에 할 일(?)도 있습니다. (Oakland가 전반적으로 치안이 안 좋다고 하는데 그나마 Ashby가 나은 것 같지만 Rockridge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Ashby 근처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 Rockridge 근처에는 Airbnb를 많이 하지 않는 데 제 생각에는 점차 많아질 것 같습니다. 저도 당분간은 이 동네에서 방을 찾으려고 합니다.

SF에 한국분이 운영하는 하숙집이 몇곳 있다고 듣기는 했습니다만 제가 직접 묵어 본 적은 없습니다. 한번 시도해 볼까 하고 있습니다만 그닥 끌리지는 않습니다.

현재 사무실 계약이 끝나게 되면 SF에서 조금 저렴한 동네에 Loft (복층형으로 되어 있고 2층에 침실 있는 공간)를 하나 얻어서 숙소 겸 사무실로 사용해 볼까 합니다. 예산이 $3,000 정도라서 괜찮은 걸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장점은 ‘요리를 할 수 있고 일정한 숙소가 있으니 매번 숙소 구하는 수고와 마찰, 그리고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다’인데 그게 한 곳에 갇혀 지내게 되서 우울증을 유발하는 기제가 될 수도 있어서… 쿨럭… 암튼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는 걸로.

# 자동차

차를 필요시에만 사용하는 걸로 결정했기 때문에 저는 Zip Car를 사용합니다. 한국 운전 면허증이 있다면 영문 운전 경력 증명서 (한국 경찰서 방문 필요. 영문은 온라인 발급 불가)를 발급 받아서 Zip Car에 보내면 회원 가입이 가능합니다. 운전 시에는 한국에서 발급 받은 면허증과 국제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참고로 City CarShare는 미국 운전면허증이 없으면 가입할 수 없더군요.

초반에는 저렴한 렌탈카를 장기로 빌려서 사용했었는데 SF의 주차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이제는 SF에서 미팅이 있으면 주로 걸어 가고 먼 경우에는 Muni를 탑니다. 또한 가끔 이런 저런 딜을 통해서 Zip Car보다 더 저렴한 방법을 찾을 수는 있는데 항상 차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그냥 Zip Car를 사용합니다.

Zip Car에서 차를 빌릴 때 차종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저는 $7.50/시간 정도의 가장 저렴한 차종 – 안전성이 걸리기는 합니다만.. – 만을 사용합니다. 간혹 가장 가까운 주차장에 해당 차종이 없는 경우 어느 정도까지는 걸어 가서 빌리기도 합니다. (시간이 금이지만 렌트 시간이 길어지면 꽤 차이가 납니다.) 대개 하루에 미팅을 2 ~ 3개 정도 몰아 잡으면 오전 10시 30분 미팅, 점심 먹고 오후 1시 미팅하고 SF에 돌아오면 오후 3시 정도 됩니다. 그러면 6시간 (9AM~3PM) 정도 사용하는거죠. 길게는 8시간 또는 9시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제가 쓰는 요금제는 연 $60입니다. 그리고 자동차 보험 (damage fee waiver)은 꼭 들어 두시길. 전 차를 안 써도 월9불씩 꼬박꼬박 나가는 걸 선택했습니다. 이게 월단위 갱신이라서 사실 어떻게 할 수가 없고 언제 차를 쓸 지 모르기 때문에 안 둘어 들 수도 없습니다. 다른 보험에서 보장이 된다면 필요 없을 수도 있을 겁니다.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면 예약 시간을 바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어 편리합니다. 이렇게 하면 빨리 돌아 온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 30분 단위로만 가능합니다.) 혹시라도 트래픽에 갇힌 경우 반드시 시간을 미리 늘려 두세요. 도착 후에 시간이 남는 경우 다시 조정하면 됩니다. 만약 예약한 시각까지 차를 돌려 주지 못하면 벌금이 꽤 나옵니다. (처음에 딱 5분 초과했는데 $50달러 정도의 벌금이 부과되서 Zip Car에 처음이라고 사정해서 돌려 받은 1인.. -_-)

Zip Car의 단점은 반드시 차를 픽업한 곳에 다시 돌려다 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침 일찍 집 근처에서 빌리고 오후에 사무실 근처에서 돌려준다. 이런 거 안되니 일정을 잘 잡으셔야 합니다.

글 : 이의정
출처 : http://goo.gl/bpdV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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