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익의 What is not.. #2] Startup is “NOT 창업”

Startup은 혼돈(Chaos)이다

그리스 신들의 계보를 기술한 헤시오 도스의 신통기에는 태초에 혼돈이 있었다(In the beginning, there was Chaos)라는 말이 나온다. 비슷한 말들은 성경, 각 나라의 신화, 전설 등 여러 곳에 태초 우주의 탄생을 묘사하는 장면에는 어김없이 혼돈의 모습이 등장한다. 시작은 항상 혼돈하고 무질서하고 모호하고 막연하다. Startup도 이러한 모습이다.

Startup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아무것도 믿을 것이 없다, 모호하고, 애매하고, 허황되고, 혼란스럽고, 그냥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하나로 뭉뚱그려져 있어 무엇이 무엇인지 구별이 안 된다. 이것이 서서히 움직이고 진화 하면서 갈라지고 흩어지면서 하나 둘 그것이 무엇인지 모습을 나타낸다. 우리 인간은 혼란스럽고 혼돈된 무질서를 못 견딘다. 어떻게 하여서라도 이 무질서를 질서로 바꾸어 놓아야 직성이 풀리고 마음이 안정 된다. 방안에 책을 하나 가득 어질러 놓으면 마음이 심난하기 그지없다.

단군신화나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나 그리스 신화나 전설들은 하나같이 허황되다. 도저히 믿기 어렵지만 그 시대를 설명하는 데는 그 길밖에 없기 때문에 신화로 설명하려 한다. 오늘날은 모든 설명을 과학이 한다. Startuup은 신화이다. 이 신화가 이성과 논리와 과학으로 발전되었듯이(From Mythos to Logos) Startup은 measure, analysis, pivot, iterate, validate등등을 통해 명확한 과학적 사실로 서서히 만들어 진다(From abstract to concrete or fact).

이렇게 혼돈은 질서를 찾아간다(From Chaos to Cosmos). Startup을 시작하는 사람은 startup으로 남아있기 위해서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창업을 해서 세상을 혁신 시키고 돈도 벌고 욕망을 성취하는 성공을 거두기를 바라고 시작을 한다(From Startup to 창업). 우리는 생각 없이 Startup과 창업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여 여기 저기 쓰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 이제는 구별을 하면 좋겠다.

Startup- Set up-Pop up

setup1

전략경영에서는 가끔 Planning before Plan 이란 말을 쓴다. 무엇을 하기 전에 그것을 할 준비를 먼저 하라는 말이다. 가령 집을 짓는다고 하면 집을 짓기 시작 하기 전에 장소도 알아 봐야 되고 설계도도 만들어야 되고 자재도 알아 봐야 되고 시공자도 알아 봐야 되고 사전에 할 일이 엄청나게 많다. 그러나 정작 집이 지어지면 시공 날짜는 집을 짓기 시작한 날이고 준공 날짜는(set up) 짓기를 끝나 허가를 받은 날이다.

이것이 창업이고 준비는 Startup이다. Start up before set up이다 우리말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작하기 전에 이미 반은 준비기간으로 소모 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던 Start를 하지 않으면 up도 안되고 set up도 안 된다. 그래서 우선 저지르라는 말이 나왔다. 저지르고 단기간에 끝장을 내야 한다. 무서워서 시작도 안 하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일찍 부 터 서양 애들은 Start라는 말의 의미를 창업이라는 영역에 도입을 했다. Startup은 딱히 우리말로 번역할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디에서인가 새싹기업이라는 말을 쓴 것을 본적이 있다 생각이 새싹 같다.

거푸집 같이 많은 창업 서적들

교보문고에 가보면 창업 관련서적들이 벽으로 하나 가득 선택을 기다리며 꼽혀 있다. 창업론, 창업학 개론, 창업과 실무………….목차를 보면 하나같이

  1. 창업이란?
  2. 창업의 절차
  3. 아이템 선정 법
  4. 입지 선정 법
  5. 사업타당성분석
  6. 사업계획서 작성법
  7. 창업자금 조달
  8. 창업지원 기관
  9. 법인 설립 절차와 등록
  10. 세무/회계
  11. 인사조직
  12. 마케팅과 판매
  13. Exit Program
  14. Etc….

10년전에 나온 책이나 5전에 나온 책이나 그게 그거다. 간혹 Startup에관한 국내 서적 이나 Lean startup, UX Analysis, Running Lean, Business Model Canvas, The ultralight Startup같은 번역서 등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옛날 경영학 교과서나 MBA에서 배운 지식으로 접근하면 모두가 꼰대 라고 도망간다. 이런 지식이 꼭 필요하지만 Startup을 시작하는 젊은 이들에게는 이것이 필요하지 않다.

Business Model이 확정되고 고객에 대한 검증도 끝나고 초도 물량도 출하를 하고 조직도 갖추고 창업 절차도 끝나면 당연히 이러한 지식이 자리를 넘겨 받게 된다. 삼성전자와 같은 큰 회사들은 이보다 훨씬 복잡한 경영지식을 필요로 한다. 그도 그럴 것이 Startup은 전혀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에서 Startup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 그들의 생각, 그들의 말과 행동으로 경쟁을 하지 않으면 경쟁에 이길 수가 없다. 옛날의 창업은 그냥 창업이다. 다니던 회사에서 노하우를 획득 한 후에 회사를 나와서 똑 같은 것을 똑 같은 방법으로 창업을 하면 되었다. 아버지가 하던 일 자식에게 하청업체를 하나 만들어 주면 창업이다. 지금도 큰 Franchise의 지점을 내는 것 그것은 그냥 창업이다.

내가 어릴 적에는 김장독을 마당에 묻고 김장을 했다. 어머님이 김치를 꺼내려면 김장독을 열고 김치 위에 덮여있는 거푸집을 헤치고 그 안에 있는 맛있는 김장 김치를 꺼낸다. 그것의 맛은 일품이다. 핵심 즉 알맹이에 접근하려면 거푸집은 걷어 내야 핵심에서 도달할 수가 있다. 지금 있는 창업에 관한 책들은 거푸집을 걷어내고 젊은 이들이 쓸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젊은 이들과 숨을 같이 쉬면 어떨까?

연애와 결혼 

아들에게 Startup과 창업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여러 가지 예를 들어가면 열심히 설명했다. 충분히 이해가 됐을 것으로 생각 했는데 “그런대 Startup이나 창업이나 그냥 같이 써도 별 문제 없을 것 같은데 그걸 굿이 힘들게 설명할 필요 있을 가? 그게 그거 아냐?”

그래 그럼 너는 연애를 결혼이라고 하면 되냐? 아들 놈 말이 그건 아니지 연애는 연애고 결혼은 결혼이지 어떻게 그것이 같아.
바로 그거야 비유로 말 한다면 Startup은 연애고 창업은 결혼이야.
대답을 해놓고서도 비유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보통 우리의 젊은 이들이 연애를 하는 과정을 보면 스스로 우연한 기회에 연애 상대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통 소개팅 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소개팅을 받으면 일정기간 서로 만나보고 내 스타일인지 아닌지 검증 과정을 거쳐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연애로 발전이 되지 않는다. 소개팅을 통해서 알게 된 이성과 결혼까지 Goal In 하는 확률은 아마도 10% 미만이 아닌가 생각된다.

보통 결혼하기 까지 이성을 사귀는 횟수는 아마도 평균 10명은 훨씬 넘는 것으로 추측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통계를 찾아봐도 이런 통계는 없는 것 같다. 이는 Startup이 성공할 확률 보다 훨씬 낮다. 보통 Startup은 8-90%는 실패한다고 보면 연애가 결혼으로 성공할 확률과 어떨까 잘 모르겠다.

소개팅의 의미는 모든 것이 가정이고 언제 그만 둘는지도 모르고 나와 잘 맞는지 우리 가족들은 어떻게 받아드릴는지 모든 것이 미지 수이다. 만일에 잘 맞지 않는 다고 생각되면 그만두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Startup의 생리이다. Startup은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조직도 아니고 꼭 이대로 간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생각했던 것과 상황이 다르면 그냥 그만두어도 상처는 있겠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결혼을 한 다음에는 상황이 다르다 만일에 이혼으로 헤어지게 되면 그 상처와 충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창업 후에 회사 문을 닫게 되면 이어지는 충격의 상처는 이혼만큼이나 크다.

일단 서로 사귀어보기로 결정을 한 후에는 진정으로 나를 사랑해서 결혼을 하려고 하는지 상대방의 각종 data를 수집하고 그것을 분석하고 시험해보고 위험요인이 있는지 없는지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치고 그것을 검증 검증… 해서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겨도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가족과 주변의 의견을 종합하고 모든 검증 작업이 끝나고 결혼을 약속하지만 결혼을 약속하고도 혼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헤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설령 결혼을 약속했었더라도 문제가 생기면 하지 않아도 마음의 상처는 있겠지만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결혼한 후에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다가 이혼 하는 것 보다는 힘들기는 하지만 결혼을 약속을 하였다 하더라도 큰 문제 점이 발견되면 차라리 그만 두는 것이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

대구에서 세계육상 선수권 대회가 있었을 때 우사인 볼트는 100m육상 경기에서 부정 출발로 인하여 상상도 못할 실격이라는 불행을 맞았다. 그래도 다음날 있은 200m 경주에서 1등을 하였다. 충분히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 설수 있는 정도의 충격이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실패를 하려면 차라리 일찍 하는 편이 큰 관점에서 보면 훨씬 좋다. 100m경주에서 95m에서 넘어지면 치명적이다.
연애는 결혼보다 행동의 자유도가(degree of Freedom) 높다. 마찬가지로 Startup은 창업보다 선택과 책임의 자유도가 훨씬 높다.

가끔 또는 자주 연애에서 속도위반이 있다. 마찬가지로 Startup에는 연애에서 보다 훨씬 많은 속도위반이 있다. Startup을 시작하면 회사부터 설립하고 개발담당 마케팅담당 무슨 담당 무슨 담당 사람부터 뽑는데 열중하는 이들을 자주 본다.
Startup의 생리는 그것이 아니다. Startup을 시작하기 전에 삼국지로 말하면 도원의 결의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속도위반은 연애에서뿐만이 아니라 Startup에서는 더욱 안 된다.

Startup은 연애다.
Startup과 창업은 다르다. 생각의 힘줄을 기르자. 알맹이를 알고가자 그래야 창의력이 나온다.
Startup과 창업을 단어 그 자체를 다르다,같다 나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까지의 생각의 과정을 거칠 정도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연애

  주종익

startup

  주종익

글 : 주종익
출처 : http://k-startup.biz/?p=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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