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과 공공데이터의 관계

최근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시스코(Cisco) 등의 네트워크 회사들이 초기에는 가장 열성적으로 이를 전파하다가 최근에는 인텔이나 퀄컴을 비롯한 반도체 칩 벤더들이 적극적으로 IoT를 알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롯하여 여러 제조사들도 다양한 IoT 관련 제품들에 대한 청사진이나 플랫폼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구글이나 아마존 등의 기업에서 인터넷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미래 IT의 가장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는 IoT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 등을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물인터넷의 핵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다양한 기술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비즈니스 혁신으로 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비즈니스 혁신을 하고자 하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느 회사의 특정 제품이 아니라 어떤 데이터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를 가공하고 유통해서 새로운 혁신시장을 열 수 있는가 여부이다. 이런 작고도 다양한 혁신가들에게 커다란 기회를 열어주는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적으로는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리더십을 확보할 것으로 생각한다.

오픈센서
from OpenSensors.io

그런 측면에서, 최근 재미있는 IoT 관련 기업의 서비스가 눈에 띈다. OpenSensors.io가 그것인데, 누구나 실시간으로 IoT 센서의 데이터를 배포할 수 있는 종류의 서비스다. 다양한 형태의 IoT 기기의 센서가 이 서비스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보내면 이 데이터를 이용한 추가적인 앱이나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공기의 질을 측정하는 IoT 센서 디바이스가 있다고 치자. 이 경우 사람들마다 그 활용도가 틀릴텐데, 이 디바이스를 쓰는 사용자가 천식 증상을 일으켰다고 했을 때, 어떤 입자가 문제가 되었는지 알기 위해서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고자 할 때 OpenSensors.io에 데이터를 간단히 보내고, 이를 다양한 연구자들이 접근해서 분석할 수 있게 해서 문제가 된 입자를 찾아내는 식이다.

이는 물론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IoT 디바이스를 설치한 이유가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데이터를 쉽게 모으고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프라 또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사례이다. 이 플랫폼은 이미 다양한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에너지 사용량을 공유한다거나, 옥스포드 홍수 네트워크(Oxford Flood Network)는 지역 하천들의 수위를 측정하고 이를 공유하며, 영국의 12개 도시와 협업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차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OpenSensors.io 서비스가 재미있는 것은 데이터 스트림을 어느 곳에서나 이곳으로 보내는 것 뿐만 아니라, 마치 SNS 처럼 이런 데이터를 구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개별적이고 사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오픈데이터(Open Data)라고 부르는 데이터들, 즉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데이터들을 모아서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경우에 유용한 모델이라는 한계는 있다. 그렇지만, 환경이나 공중보건, 도시나 지역사회 등을 목표로 하는 서비스의 경우에는 이런 접근방법이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데이터들을 구독해서 여러 개발자나 연구자들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으며, 공유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버스 앱도 만약 버스들의 운행정보를 보내는 센서와 이를 모은 데이터 저장소가 없었다면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비록 개발자가 당시에는 공식적인 루트가 아니라 웹 사이트의 정보를 긁어오는 편법적인 크롤링 방식을 쓰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제는 공공 데이터를 오픈데이터의 형태로 많이 개방하고 있고, 각종 IoT 디바이스와 센서가 이런 목적으로 여러 곳에 설치가 된다면 서울버스 앱과 같은 혁신적인 앱이나 서비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앞으로 많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표준화된 다양한 센서의 데이터가 모여서 커다란 데이터 저장소를 만들 수 있고, 또 이를 이용해서 쉽게 파생혁신 서비스나 앱이 나올 수 있도록 한다면 이는 중요한 IoT 관련 데이터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런 데이터 중심의 사고가 IoT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많은 IoT 관련 사례가 발표되고 있는 각종 환경센서가 탑재된 IoT 디바이스나 커넥티드 자동차, 홈오토메이션 등도 데이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전력이나 교통, 환경 등과 같은 공공성을 갖춘 데이터 기반인 것들이 많다. 데이터 기반의 IoT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다.

이미 관련한 플랫폼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dat와 Octoblu, Zetta 등의 서비스도 OpenSensor.io와 대동소이하면서 각각의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플랫폼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모두들 오픈소스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개방형 서비스를 같이 시도한다는 점이다. 서버를 세팅하고, 이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만하려는 IoT 디바이스 개발자나 기업들의 수요도 만족시키고, 경계를 명확하게 짓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폐쇄형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개발자나 기업의 경우에는 오픈소스로 서버를 구축하거나 프라이빗 계정을 만들어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참고자료

Out in the Open: This Man Wants to Turn Data Into Free Food (And So Much More)
OpenSensors.io 홈페이지
dat 홈페이지
Octo 홈페이지
Zetta 홈페이지

글 : 하이컨셉&하이터치
원문 : http://goo.gl/cBrY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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