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 이해 없다면 테크도 힘 못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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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2월 인싸나잇 주제는 바로 패션테크. 연사로 나선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와 허세일 비주얼 대표는 각자 진행한 강연을 통해 공통적으로 패션테크라 해도 테크보다는 시장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먼저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는 디자이노블이 ‘패션 AI 회사’라고 알려졌지만 막상 패션 AI가 어떤 개념인지, 어떤 영역에서 쓰여야 하는지 대해서는 오랜 고민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다만 “AI란 사람을 도와주는 도구라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은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고 기존에 없던 새 디자인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AI는 사람이 못하던 일, 어려운 일을 대신 해주고 부가가치를 높여줘야 한다고 봤다”고 전했다.

디자이노블이 집중한 것은 크리에이티브 컴퓨팅 영역 즉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었다. 이미 AI를 활용해 대중이 좋아할 만한 소설, 음악을 지어 실제로 사람의 작품보다 더 좋은 평가를 얻은 사례는 있었다. 마찬가지로 디자이노블은 대중적인 인기를 끌 만한 패션 요소를 추려내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AI를 고안했다. 이 역시 스티치픽스라는 이미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낸 서비스가 있는 만큼 국내서도 수요는 있을 거라고 봤다는 것.

그러나 디자인AI 기술에 대한 실제 시장의 반응을 살핀 결과 국내는 그리 수용적인 태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패션AI를 함께 개발할 의향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연매출 300억 기업을 위주로 담당자를 만나봤다. 하지만 당시는 AI를 접목한 패션이 어떤 성과를 내는지 검증된 적이 없었기에 실무자 입장에서는 두려움이 남아있던 것 같다.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AI를 활용해야 할지 분명하지 않았던 점도 또다른 이유”라고 신 대표는 말했다.

“막연히 AI가 찾아주는 인기 요소를 갖춘 디자인을 패션 회사도 필요로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실제 수요와 큰 갭이 있었다. 디자이너에게 AI가 만든 시안을 보여주면 해상도, 확장자 등 실제 제작에 활용하기 위한 조건과 맞지 않아 못 쓴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MD에게 가져가면 생산 단가, 샘플링에 대한 질문이 돌아왔고 당시 우리에게도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던 탓에 답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후부터 디자이노블은 AI를 채용하는 데 적극적인 회사와 함께 협업해나가기 시작했다. 작업기간은 좀 더 걸리더라도 디자이너와 AI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프로세스도 시도하고 있다. AI가 디자인을 제시하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인간 디자이너가 재차 피드백하고 그간 회사마다 쌓은 판매 노하우, 시장 인사이트를 녹여 더 나은 디자인을 찾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탑 위치에 오른 패션회사는 이미, 그리고 앞으로도 잘 나갈 거라 본다. 그러나 나머지 회사는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도 힘들고 바쁜 상황이다. 어느새 미국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패션 회사는 아마존이 돼버렸다. 아마존이 신기술을 활용해 브랜드를 만들고 성장하는 동안 전통적인 패션 회사들은 기술에 소홀한 대가로 재고는 쌓이기 마련이었고 생산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잃었다. 패션시장에서 AI 기술은 이제 꼭 필요한 도구”라 덧붙였다.

이어 허세일 비주얼 대표는 타겟시장 재정립 경험을 전하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테크에서만 찾지는 말라는 조언을 전했다. 비주얼은 현재 온라인 주얼리 셀렉트샵 ‘아몬즈’를 운영하며 중저가 주얼리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허 대표가 처음 제시한 사업 모델은 예물이나 명품 주얼리를 찾는 이들과 주얼리 매장을 잇는 O2O 플랫폼이었다.

“과거 주얼리 시장은 저가 아니면 고가로 나뉘었다. 이후 둘 사이에 10~100만 원대 브릿지 주얼리 시장이 형성됐고 밀레니얼 세대가 등장하면서 어포더블(affordable) 주얼리, 즉 중저가 주얼리 시장이 또 열렸다. 주얼리라 해도 20대, 30대, 40대, 50대가 생각하는 주얼리는 서로 다르다. 50대에게 주얼리는 금, 다이아로 만든 일종의 자산이었다면 20대에게는 패션 아이템이란 인식이 강하다. 게다가 주얼리 구매율, 구매자, 구입량은 오르는데 평균구매가격은 낮아지고 있었다. 낮은 가격 제품이 더 많이 팔리고 있다는 신호였다.”

O2O 서비스가 가능한 시장인지도 의문이었다. 원하는 디자인이 따로 있는 이들, 견적이 필요한 이들에게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SNS나 드라마에서 본 디자인과 비슷한 제품을 찾아내려는 고객이 더 많았다. 이에 허 대표는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발로 더 많이 뛰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진단도 스스로 내놨다. 

“주얼리는 이미 내가 알던 주얼리가 아니었고 시장도 그랬다. 같이 일하는 팀원도 엄밀히 말하면 밀레니얼 세대가 아닌 탓에 중저가 주얼리는 관심 밖이었다. 대표가 시장을 잘못 보면 팀원은 그대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진정으로 시장을 이해해야 팀원도 재밌게 일할 수 있고 사업도 잘된다는 걸 배웠다.”

컨셉을 재정립한 끝에 비주얼은 지난해 주얼리 셀렉트샵 아몬즈를 출시했다. 밀레니얼 세대 고객과 주얼리 브랜드를 이어 제품을 추천, 유통하는 한편 보유 데이터를 활용해서는 브랜드와 제품도 직접 만들었다. 다만 자체 브랜드는 아몬즈에서 선보이진 않고 있다. 기존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백화점, 온라인 면세점에 입점했다.

“비주얼은 개발자가 다수인 패션테크 회사지만 결국 테크는 다른 분야를 서포트할 뿐”이라며 허 대표는 “사업이 성공하려면 대표, 시장, 컨셉이 중요하다. 시리즈A 투자를 받기까지 대표는 최적화된 팀을 구성하고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며 어떤 컨셉으로 시장을 공략할지, 솔루션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거래액, 매출, 입점사 성장세를 비롯한 숫자로 증명해나간다면 시리즈B 투자 유치도 가능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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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진 기자
/ minhj2241@venturesquare.net

도전과 실패에 보다 관용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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