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가격은 누가 정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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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리걸 클리닉] 스타트업 엑싯(Exit)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형식의 엑싯은 모두 본질에선 회사라는 물건의 판매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이런 판매가 이뤄지려면 물건 가격이 결정돼야 합니다. 회사 가격은 어떻게 결정이 될까요?

자유시장체제에서 물건 가격은 시장이 결정합니다. 회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회사를 거래하는 시장이라는 것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회사는 매일 매일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주식시장을 통해 회사의 부분이 매일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어떤 회사의 가치가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이는 바로 주가에 반영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통 회사 가치는 주가의 총합과 같습니다(이를 시가 총액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비상장 주식의 경우 상장 주식과 다르게 자주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가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비상장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크게 3가지 방법을 활용합니다.

우선 자산접근법의 경우에는 이름 그대로 회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 총합을 기업 가치로 봅니다. 회계장부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어 객관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익 접근법의 경우에는 최근 일정 기간 내 회사 순수익을 고려해 회사 가치를 결정합니다. 회사 가치는 결국 회사의 수익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유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상대가치평가란 평가 대상 회사와 유사한 회사가 최근에 거래된 경우 이를 참조하는 방식입니다. 최대한 시장이 평가한 가치를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법제도의 경우에는 상속증여세법과 자본시장법에서 자산접근법과 수익접근법을 일정한 비율로 가중평가해 활용하고 있고 자본시장법에서는 추가로 상대가치 평가법을 참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위와 같은 가치 평가 방법은 조세부과와 같은 구체적인 목적을 위해 개발된 점이기 때문에 실제 기업의 가치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조세절차에서는 객관적인 과세액이 필요한 특성상 기업 자산 총합을 중시하게 되지만 기업의 실질 가치가 자산 총합이라는 명제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가치 평가법을 현행법이 활용하더라도 이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시장 경제에서 가격은 법률이 아닌 거래당사자가 결정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이상과 같은 3가지 접근법을 스타트업에 적용할 경우 난점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그 개념상 대체로 보유한 자산이 없으며 기존에 수익을 낸 적도 거의 없습니다. 또한 유사한 기업을 상정하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 평가는 앞선 3가지 방법을 기반으로 하되 스타트업에 맞게 변형되어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자산접근법을 적용할 때에는 스타트업의 경우 보유 기술과 같은 무형적 자산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익접근법의 경우에도 과거 수익보다는 미래 수익 위주로 봐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무형적 자산(기술 등)에 대한 가치 평가 역시 대체적으로 그 기술이 가지는 수익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스타트업의 가치 평가는 해당 기업이 가지는 미래 예상 수익이 핵심적인 분석 대상이 되고 유사한 다른 스타트업 사례를 참고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물론 이런 미래 수익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일 뿐 아니라 예측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불확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는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의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앞서 기업가치 평가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주식시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 평가가 명확하고 예측가능했다면 주식시장이 매일매일 가격이 변동할 이유도 없고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로 손해를 볼 일도 없겠지요. 많은 이들이 회사 가치를 평가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찾습니다. 그러나 이런 평가 방식이란 존재할 수 없고 오히려 어떤 평가방식도 주관적이고 가변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 경영자로서 위의 내용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결국 내가 팔려고 하는 물건을 높은 값에 팔리게 하기 위해서는 구매자에게 해당 물건의 가치가 이 정도 된다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주장하는 가격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따라서 엑싯을 염두에 둔 경영자는 평소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막연히 “우리는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라는 것보다는 해당 기술 가치를 다른 기관을 통해 검증받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또는 해당 기술이나 사업 모델을 통해 실제로 창출 가능한 수익이 어떻게 되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한편 스타트업은 평소 자신들의 기업이 혁신적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음을 강조하게 됩니다. 그러나 투자자를 설득하려면 최대한 유사한 기업을 제시하고 그 기업이 실제로 창출하고 있는 수익 또는 그 기업이 최근에 인수합병됐다면 그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등 정보를 수집해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준비 과정 없이 막연히 “좋은 회사를 운영하면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매수자를 접근하게 되면 제값을 못 받는 장사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리걸 클리닉은 스법센(스타트업을 공부하는 청년 변호사 모임, 한국법조인협회 스타트업법률센터)과 벤처스퀘어가 진행하는 연재물이다. 스법센은 법률 뿐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과 사업모델, 성공 케이스에 대해 공부하는 변호사 모임이다.

About Author

전정환 변호사
/ liberaljjh@empal.com

법무법인 단비 소속변호사.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스타트업 법률멘토, 서울변호사회 인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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