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 ‘슈퍼앱’ 패권 전쟁 속, 3사 경쟁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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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승자가 누구’인지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대신, 본문에서 더 흥미로운 질문을 할 것이다. 승자가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 승리 요인에 대해 질문을 통해 ▲그랩 ▲고투 ▲씨그룹이 각자 선택한 전략을 분석한다.

동남아 스타트업에 대한 미디어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닮은 듯한 다른 두 개 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IPO에 성공한 데카콘이자, 승차 공유 서비스에 기반한 닮은 듯한 두 개 기업, 그랩(Grab)과 고투(GoTo)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쟁자가 한 명 더 있다. 싱가포르의 씨 그룹이 그 주인공. 신흥 경제국에서 누구의 슈퍼앱 플레이가 우세할지 보기 위한 3자 대결이 시작되었다.

그랩과 고투는 승차 공유와 음식 배달 서비스 그 이상으로 진화된 형태를 보이며 향후 주요 수익거리가 될 ‘결제 시스템’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결제 시스템을 확보하게 된다면 모바일 기반의 결제 시스템이 보급화된 10개 아세안 지역 도시에도 진출이 용이할 것이며, 세번째 라이벌인 싱가포르의 씨 그룹을 상대하기도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경쟁에 있어 ‘그래서 이긴 사람이 누구인지’가 제일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승자가 누구인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대신, 그 승자가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랩과 고투, 그리고 씨그룹은 여러 앱의 기능을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클러스터 앱을 만들되, 각자의 장점을 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3사를 대상으로 다섯 개 주요 전략 영역에서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며 사업 영역을 방콕에서 마닐라까지 동남아 지역 내 300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에 성공했다. 그랩페이 앱을 필두로 그랩은 전자계좌, 대출 그리고 대출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강점으로는 넓은 사업망과 시장별 맞춤형 현지화 전략 그리고 출중한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 약점으로는 슈퍼앱으로서 갖춰야 할 두 가지 서비스 영역이 구축되지 않은 점이 있다.

고투는 대중교통 수단인 오젝(ojek; 오토바이)의 이름을 딴 ‘고젝’과 이커머스 플랫폼 ‘토코피디아(Tokopedia)’를 인수한 기업으로, 3사 중 가장 많은 제품군을 보유한 것이 핵심 강점 중 하나다. 아세안 중 2억 7천만 명 이상의 인구수가 가장 많은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기반하고 있다. 약점은 인도네시아 이외 지역에서의 낮은 존재감을 꼽을 수 있으며 자국 시장 주도권을 해외로부터의 친입자들에게 뺏기지 않게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공개: 골든 게이트 벤처스는 루마 마판 (Ruma Mapan)을 인수한 고젝의 소액 주주이다. 또한, 골든 게이트 벤처스는 고젝의 스핀아웃기업인 고플레이(GoPlay)에 투자한 바 있다.)

씨 그룹은 온라인 게임 개발 및 배급사인 가레나(Garena)가 전신인 기업으로, 다국적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Shopee)’와 결제 앱인 ‘씨머니(SeaMoney)’를 소유하고 있다. 핵심 강점들로는 이미 뉴욕 증시 시장에 상장된것처럼 수익성과 대중성이 입증된 쇼피와 씨머니 앱을 들 수 있다. 단점은 아래에서 계속 서술할 예정이다.

◆ 3사 대상, 다섯 개 전략 요소에서의 분석 결과

 본 슈퍼앱 선별 기준은 총 다섯 가지로 ▲승차 공유 ▲배달 ▲엔터테인먼트 ▲이커머스 ▲결제 앱 기능 ▲리더십을 평가한다. 해당 요소들이 중요한 이유와 3사 평가 내용은 아래와 같다.

(*1점은 준비가 완료된 상태, 0점은 준비 미달, 0.5는 그 중간 상태로 이해하면 된다.)

 

[승차 공유 그리고 음식 배달]

승차 공유 서비스 자체는 수익성이 낮을 수도 있으나 도로 위의 자동차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돈이 되는 사업이다. 승차 공유는 손해를 보는 사업이지만, 유저 수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음식 배달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 결제 앱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업장들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거리에서 매일 브랜드 로고에 노출된다. 정리해보면, 승차 공유 서비스는 브랜드를 알리는 인지도 제고 수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

  • 그랩 :  1점. 그랩의 제휴 택시와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도시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곳까지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고투 : 1점. 고젝의 예술의 경지에 닿은 수준의 교통 서비스는 이제 자동차 서비스까지 추가하며 인도네시아 지역 한정이긴 하나 높은 시장 침투력을 보이고 있다.
  • 씨 그룹 : 0점. 승차 공유 서비스를 갖추고 있지 않다. 지난 분기에서야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 경쟁사 대비 매우 뒤쳐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

인시그니아 벤처스파트너스(Insignia Ventures Partners)의 잉란 탄(Yinglan Tan)은 작년 와일드포커스(Wiredfocus)에게 테크 플랫폼 기업들은 “(플랫폼에) 유저가 장기적으로 남아있게 할 계획 수립을 해야 할 것”이라 말한 바 있는데, 이 부분이 바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근본적으로 하는 일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사람들이 스크린을 통해 본인이 만든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관심을 끌고, 또 그 관심을 유지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씨 그룹: 1점.  씨 그룹의 가레나는 명실상부 이 분야의 승자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게임이 압도적인 장르이기 때문. 게임은 젊은 연령대 사용자들이 모바일 구입 이후 처음으로 설치하는 앱 분야 중 하나로 상호작용이 가능해 사회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게임 산업은 사회적 영향이 큰 만큼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며 높은 수익성을 보이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 고투: 0.5점. 고투의 고플레이 엔터테인먼트는 아시아 피쳐 영화와 비디오 시리즈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서비스 중이다. 인기는 좋지만 경쟁 상황은 좋지 않다. 니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드라마 가십걸을 리메이크한 가십걸 자카르타 버전 등의 고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을 하고 있으며 젊은 시청자층을 위한 라이브스트리밍 또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정도로도 충분한 수준이지만 가레나의 경우 아세안 전 지역 수준의 시장성을 갖고 있는 반면 고플레이의 콘텐츠는 인도네시아만 집중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0.5점으로 평가를 하였다.
  • 그랩: 0점. 몇 년 전만해도 그랩은 아시아 지역 배급사인 후크(Hooq)와 영화 및 시리즈물에 투자를 한 적도 있으나, 이후 후크가 도산하며 현재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커머스]

아시아 기업들은 많은 재고량을 사전 구입하는 아마존의 낮은 마진율의 이커머스 사업 모델 대비 판매자와 구입자를 연결해 최대 이익을 뽑을 수 있는 경량식 이커머스 모델을 선호한다. 한편, 아시아 지역 내 이커머스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알리바바 산하의 라자다(Lazada)부터 인도네시아 기반 유니콘 기업인 부카라팍(Bukalapak.)까지 현재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결제 앱 Payment App]

중국 알리페이(Alipay)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결제 서비스를 보유하는 것은 기업에게 세 가지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된다. 앱은 비용 기반 수익 창출 제작자이자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 )처럼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앱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데이터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소비자의 구매력 파악, 신규 제품 구성, 심지어 파트너십을 결정하는 등의 향후 주요 마케팅 활동의 핵심 자산으로 쓰이게 된다.

  • 그랩: 0.5점. GrabPa그랩페이는 동남아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며 더욱 그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때에는 각각 OVO 와 모카(Moca) 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해외 시장의 경우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전략을 택해 최대 노출 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동시에, 현지 파트너들은 소비자 확보와 데이터 판매 측면에서 보면 그랩의 아킬레스건으로도 작용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랩은 현지 시장의 결제 서비스를 인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고투: 0.5점. 고투를 사용하는 기업체와 소상공인의 수가 늘며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인도네시아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결제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또한, 토코피디아와의 합병은 외부 기업이 구입 목록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씨 그룹: -0.5점! 씨머니는 가레나 게이머들이나 쇼핑 유저, 혹은 쇼피 유저들에게는 유용한 결제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씨그룹이 승차 공유나 배달 서비스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업체와 판매처, 상인 네트워크를 확대할 방안인 두 개 부문 서비스의 부재는 결제 측면에서 씨 그룹에게 치명적인 단점이기에 -0.5점을 산정했다.

[설립자/CEO에 대한 평가]

테그 기반 기업이 초기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유지한 채 대규모로 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테크, 즉 기술에 중점을 둔 회사들은 혁신과 진화를 해야 하며, 창업자(또는 그들 중 한 사람)는 회사와 구성원들을 혁신과 진화의 개발 단계 과정을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알리바바의 잭 마(Jack Ma)는 기업가적인 비전과 문화를 지켰으며, 애플은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초창기 스티브 잡스 운영 시기에 번창했으나 그가 떠난 뒤 주춤하는 행보를 보였고 그리고 잡스가 돌아왔을 때 회사 또한 다시 활기를 띠었다.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에어비앤비(Airbnb),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인텔(Intel), 이 다섯 개 기업들의 공통점은 창립자의 리더십 마인드를 계승해왔다는 점에 있다. 이상적으로 볼 때, 새로운 리더로의 세대 교체는 회사가 확고한 위치를 확보한 후에 이뤄진다.

동남아 스타트업계는 혁신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정확히 규정된 리더상은 현재 없는 상태다. 설립자과 CEO들은 무형의 리더십 상태를 즐길 수 있지만 동시에 엣지를 보여야 하는 시기이기는 하다.

  • 그랩: 1점. 앤소니 탄은 그랩을 하버드 MBA 시절 구상한 뒤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 씨 그룹: 1점. 포레스트 리(Forrest Li)는 가레나가 신생 기업일때 인수해 씨 그룹을 구성했으며 현재까지도 경영권을 갖고 있다.
  • 고투: 0.5점. 고젝의 설립자인 나디엠 마카림은 현재 인도네시아의 교육문화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다. 토코피디아의 주요 공동 설립자들도 합병된 뒤의 GoTo 그룹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은 신규 기업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대규모 기업을 하나로 만드는 복잡한 담론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이 복잡한 문제들은 경영진들에게 많은 숙제를 내줄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초기 멤버들이 회사를 떠난 것은 아니다.고젝의 전임 CEO 앙드레 소엘리스티오(Andre Soelistyo )와 토코피디아의 전임 대표인 패트릭 카오(Patrick Cao )가 남아 합병팀을 이끌게 된다. 이 두 사람은 각각 20년 이상의 인도네시아 내 사업 경력을 갖춘 베테랑들이다

[총점]

언뜻 보면 3사의 경쟁 상황이 비등해 보이지만 각 기업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점이 있음을 분석할 수 있었다. 그랩의 강점은 결제 기능과 넓은 시장에, 씨 그룹의 강점은 엔터테인트물과 이커머스에 있었다. 고투의 강점은 인도네시아 자체였고, 해외로부터의 경쟁자들과의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VC로서 가장 선호하는 회사는 ‘생존을 위해 벽을 등에 지고 전투에 임하는’ 참가자인 고투를 뽑고 싶다.

동남아시아는 크고 성장하고 있다. 한 명 이상의 승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고, 인수 거래부터 잠재적인 초대형 합병에 이르는 모든 당사자들의 전략적인 움직임도 여럿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하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이번 동남아에서 발생한 ‘배틀 로얄’의 과정과 결과를 지켜본다면, 다른 지역에서의 수퍼앱 서비스의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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