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브랜딩은 따로 있다] 법칙3. 비주얼과 디자인으로 이야기하라

예전에는 네이버·구글과 같은 포털을 주로 사용해서 정보를 검색했다면, 요즘은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로 빠르고 간편하게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변화의 포인트는 텍스트로 보여주던 정보들이 이미지로 바뀌었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은 더 빠르게 나의 취향을 표현하고 타인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변화에 맞게 기업도 자신의 브랜드를 나타내는 방법이 조금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 구구절절 글로 말하고 설명했다면, 지금은 이미지 한 장으로 우리의 브랜드를 소개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장의 사진에 담기는 비주얼과 디자인이 중요하다. 비주얼 체계가 명확하면 고객의 시선을 한 번 더 머물게 할 수 있고, 경쟁사와 다른 우리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처럼 물량공세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어렵다. 그대신 우리만의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그것이 바로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위한 브랜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을까?

회사에 디자이너가 없는 스타트업 또는 브랜딩에 대해서 잘 모르겠는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카도가 간단 명료하게 설명해보겠다.

[우리 브랜드만의 상징요소 만들기] 

우리는 일상속에서 상징요소를 보고 각각의 회사나 브랜드를 구별한다. 프릳츠 커피는 물개, 뉴닉은 고슴도치, 더워터멜론은 수박. 이렇게 브랜드를 말하면 바로 생각나는 이미지들이 있다. 이렇게 우리 브랜드만의 구별되는 상징요소가 브랜딩에 있어서 강력한 한 방이 된다.

상징 요소는 주로 고객들이 회사나 제품, 서비스를 접할 때 처음 보거나 듣는 것 들이다. 이 첫번째 경험을 토대로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인지하고 다른 경쟁사와 구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징 요소를 비주얼적으로 표현할 때에는 로고,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좋더. 프릳츠커피의 로고인 물개가 프릳츠커피의 상징요소로 자리잡은 것처럼 말이다.

몇몇 분들은 상징 요소를 단순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상징요소는 흥미를 이끌어 잠재고객에게 우리 브랜드를 전할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리면서,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할 여러분만의 상징 요소는 무엇일지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우리 브랜드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컬러와 폰트 정하기]

노란색 하면 어떤 기업이 떠오를까? 카도는 ‘카카오톡’이 떠오른다.

보라색 하면 ‘마켓컬리’가 생각나고, 파란색 하면 ‘토스’가 생각난다. (초록색 하면 아보카도?!)

위와 같은 브랜드처럼 하나의 컬러를 정해서 일관성 있게 보여준다면,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쉽게 기억할 수 있다. 그러면 브랜드 이미지도 더 강력해지기 때문.

색깔 뿐만 아니라 폰트도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하는 힘이 있다. 폰트로 브랜딩을 하는 기업에는 현대카드와 배달의민족이 있다. 특히 배달의민족은 한나체, 주아체와 같은 서체를 직접 제작해서 자신의 브랜드에서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과 예비 고객까지 모두가 그 서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무심코 쓰는 폰트이지만, 브랜드 노출과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에는 매우 효과적이다. 물론 우리 브랜드만의 폰트를 직접 개발해야 브랜딩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서체 중에서 우리 브랜드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폰트를 정해서 모든 문서와 외부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특정한 컬러와 폰트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고객들에게 ‘이 브랜드는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인식을 줄 수 있고, 이것은 강력한 브랜딩을 위한 시작점이 된다.

[비주얼 가이드라인 만들기]

스타트업은 주로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이나 사용자를 만나기 때문에 템플릿이나 가이드라인이 중요해요. 이때, 앞에서 정한 컬러나 폰트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디자인 프레임도 통일성 있게 되어 있다면, 우리 브랜드의 명확한 방향성과 취향을 보여줄 수 있다. 컬러, 폰트, 템플릿이 우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제대로 연관되어 하나의 비주얼 가이드라인이 된다면, 이것은 강력한 브랜딩의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만 보면 다 아는 것 같은데, 실제로 우리 브랜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히지 않는가.

카도가 실제로 비주얼과 디자인으로 브랜딩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프릳츠커피컴퍼니 로고

창업가의 브랜딩에서는 뚜렷한 비주얼과 디자인으로 사업과 브랜드를 키워가고 있는 프릳츠커피컴퍼니의 김병기 대표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많은 커피 브랜드 중에서 프릳츠커피만의 정체성을 고객한테 전달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었다.

“모든 요소에는 디자인이 들어가 있어요. 생두를 사러 가서 에스프레소 추출을 할 때 맛을 떠올려보거든요. 이 역시 넓은 의미로 보면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프릳츠를 만들 때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요소로서의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봤어요. 작은 회사는 마케팅에 쓸 자금이나 여력이 없기 때문에 확장성이 매우 중요한데, 디자인에는 확장성이 있더라고요.”

프릳츠의 네임이나 로고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네임과 디자인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도 궁금하지 않나요? 그런데 의외의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랐다.

“커피는 시각적으로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먹어봐야 맛을 알 수 있어요. 브랜드 네임도 비슷한 선상에서 보면, 아무렇게나 지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름이 어떻든 저희가 하는 게 이름을 만들어가니까요. 한 가지 신경쓴 것이 있다면, 네임을 들었을 때 다른 브랜드나 제품이 연상되는 것이 아닌 우리만을 떠올릴 수 있는 네임을 원했어요. 비틀즈처럼 고유명사화 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었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네임이 ‘프릳츠커피’인데요. 처음 ‘프릳츠’를 들었을 때 다른 브랜드나 제품을 떠올릴 확률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일차적으로 대표님이 원하셨던 네임이 맞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프릳츠’에서 디귿 받침은 한글의 고어에서 쓰는 방식이다. 이 포인트는 한국에서 한국 디자인을 드러내는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대표님의 가치가 들어간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자신만의 방향성과 가치를 가진 ‘프릳츠’의 비주얼 가이드는 무엇일까?

“프릳츠커피의 디자인 가이드 라인은 코리안 빈티지입니다.”

프릳츠커피컴퍼니 드립커피 패키지

네임에서부터 한글의 고어방식을 사용하는 프릳츠는 공간에서도 한국적인 느낌을 표현한 것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프릳츠 커피 1호점을 방문해보시면 공간 자체가 한옥 구조로 되어있고, 인테리어 하나하나에도 한국적인 디자인과 빈티지한 느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패키지 디자인에서도 빈티지 감성과 한국적인 디자인이 결합되어있는 것을 보고, 프릳츠커피에는 정말 모든 요소에 디자인이 확장되어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렇게 자신만의 뚜렷한 비주얼과 디자인 가이드를 가졌기 때문에 고객들이 더 프릳츠를 기억하고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프릳츠 외에도 비주얼과 디자인이 브랜드에 주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는 브랜드로 뉴닉이 있다.

뉴닉 로고

 

뉴닉은 국내 최초로 이메일 뉴스레터를 플랫폼으로 활용한 스타트업이다. 뉴스를 일상의 언어로 재밌게 풀어내는 미디어 회사로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싶은 밀레니얼을 위한 시사 뉴스레터를 만들었다. 지난 2018년에 런칭해서 런칭 4개월만에 3만 6천명의 구독자를 모았고, 지금은 약 4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탄탄히 성장중이다. 다른 뉴스레터 플랫폼과 비교해보았을 때, 뉴닉이 가진 가장 큰 차별점은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 독자층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독자 중 약 80%가 20대로, 밀레니얼이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일지 늘 고민하고 그들의 관심사나 삶의 습관에 맞게 이슈를 선정한다.

뉴닉 고슴이 캐릭터

뉴닉만의 또다른 차별점이 있다면, 뉴스레터를 전해주는 친근한 친구가 있다는 것이다. 뉴스레터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SNS나 기사에서 한번쯤은 보셨을 뉴닉의 ‘고슴이’다. 뉴닉에서는 ‘고슴이’가 매일 아침 시사 이슈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친근한 반말로 전해준다.

이제 뉴닉의 상징이 된 고슴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고슴도치의 털과 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제단 방식에서 유사한 부분을 발견했다고 한다. 뉴닉의 양수현 디자이너님은 뉴닉을 만들면서 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재단 방식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한다. 윤전기에서 인쇄를 할 때만 나오는 신문의 뾰족한 끝과 구멍을 뉴닉의 캐릭터에도 담아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와 어울리는 동물을 찾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고슴도치의 털이 신문의 뾰족뾰족한 재단 같기도 하고, 조그맣지만 어쩐지 강한 느낌도 있다는 생각했다. 고슴도치라는 캐릭터에서도 신문을 토대로 하는 뉴스레터의 특성을 나타내셨다는 점을 보면, 뉴닉은 정말 작은 것 하나에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스타트업인 것 같다.

뉴닉 고슴이 캐릭터

뉴닉은 컬러로 자신의 브랜드를 말하는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뉴닉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뉴스레터에서 강조하는 텍스트에도 주황색이 꼭 들어간다. 그래서 저는 이제 주황색 하면 ‘뉴닉’이 떠오를 정도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사소하고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하나의 컬러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증명하는 예시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캐릭터, 컬러, 디자인 가이드로 자기다움을 마음껏 표현하는 두 브랜드를 만나보았다. 저번 화에서 자기만의 다움을 발견해보라 제안 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브랜드 속에는 어떤 답들을 찾을 수 있었을까? 이번 화를 통해서는 그 자기다움을 표현하기로 다짐하고 표현 방법을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당장 거창한 디자인 가이드를 만들지 않아도 좋다. 우리 브랜드만의 상징요소, 컬러, 서체를 결정하고 사용하는 것으로 여러분의 비주얼 브랜딩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아보카도의 글이 여러분의 브랜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카도는 곧 4번째 법칙으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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