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품을 베끼는 경쟁사,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 글은 최앤리 법률사무소 이수현 변호사의 기고문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기업을 대표하는 상품이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이미 다양한 선발 상품으로 가득한 시장 상황에서, 다른 기업의 상품과 차별화된 상품을 구현해내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많은 기업들의 숙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회사가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드디어 만들어낸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제3자가 모방한다면, 그래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우리 제품과 다른 제품을 혼동하는 일이 발생하거나 우리 제품과 유사한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오늘은 만약 우리 기업의 제품을 제3자가 모방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 제품에 대한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를 받는 경우

우리나라는 개인 또는 법인 등의 노력으로 만들어 낸 유무형의 상품 또는 아이디어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특허법,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저작권법 등 다양한 형태의 특별법을 통하여 각각의 권리를 규정하고 요건에 충족되는 자에게 지식재산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때 지식재산이란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에 의하여 창출되거나 발견된 지식, 정보, 기술,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 영업이나 물건의 표시, 생물의 품종이나 유전자원, 그 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지식재산 기본법 제3조 제1호)을 말하는데, 그 중에서도 기업의 상품에 대해서는 주로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권, 저작권 등으로 보호가 이루어지며 해당 권리의 보유자가 될 경우 권리자로서 여러가지 권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이 디자인 등록을 하였다면 디자인권자로서 우리제품의 등록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하며(디자인보호법 제92조), 우리 기업이 상표권자라면 지정상품에 관하여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독점하고 상표법 제108조에 따른 침해행위를 제3자가 하였을 경우 이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지식재산권을 취득할 경우 지식재산권자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매우 중요하므로, 상품의 개발 및 출시시에는 반드시 우리 기업이 취득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이 무엇이 있는지, 그 요건을 충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사전에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상품형태 모방행위 규정으로 보호를 받는 경우

만약 우리 기업의 상품이 지식재산권에 의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지식재산권을 취득하지 못하였음에도 제3자가 우리 기업의 상품을 모방하는 것이 너무나 명백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합니다)로서 우리 상품에 대한 제3자의 상품형태 모방행위를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는 부정경쟁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유형을 13개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상품형태 모방행위는 동법 제2조 제1호 자목에 해당합니다.

 

 

만약 기업의 상품에 대한 제3자의 행위가 상품형태 모방행위라는 점이 인정된다면, 기업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하거나, 제5조에 따라 부정경쟁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것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방행위를 한 제3자는 제18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부정경쟁방지법 및 특허청의 상품형태모방 대응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제3자의 행위가 상품형태 모방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 판단기준을 모두 충족할 경우 모방자는 시장선행자(즉, 최초 개발자)의 상품을 모방하는 부정경쟁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판단기준 하에 특허청은 실제 상품형태모방 행위가 적발될 경우 다양한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는데, 일례로 A사가 개발한 의류 상품의 형태를 B사가 일부 디자인만 추가 변경하여 판매하였고 B사의 행위가 모방행위라는 신고가 들어오자 특허청은 선행 제품의 형태가 통상적인 형태인지 여부와 각 상품의 형태가 실질적으로 동일성이 있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특허청은 A사의 선행상품은 다른 동종 상품과 차별화된 개성을 지니는데 이를 모방한 B사의 제품은 A사의 선행상품의 특징적인 요소인 자수모양, 크기 및 배열이 동일하고 옷감의 무늬나 그 외 다른 요소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B사가 A사의 선행상품을 모방하였다고 판단하여 B사에게 상품을 판매 중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법원에서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8.21. 선고 2014가합581498 사건(원고가 2012. 10. 24. 경부터 일본 오사카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과자 제품의 형태를 피고가 모방하여 2014. 10. 14. 국내에 출시하여 판매하였던 사건) 및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529007 사건(원고가 2007. 6. 11. 부터 물결무늬 형태의 물병을 제조하여 판매하였는데 피고가 원고의 제품을 모방한 제품을 2008. 경부터 판매하였던 사건) 등을 통하여 피고의 행위가 시장선행자의 상품을 모방하는 부정경쟁행위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특히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529007 사건의 경우, 피고의 등록무효 심판 청구로 인하여 원고의 디자인 등록이 무효가 되었음에도 원고에 대한 피고의 부정경쟁행위가 인정되었던 만큼, 지식재산권을 보유하지 아니한 시장선행자라 할지라도 제3자의 부정경쟁행위에 대하여 다투어 볼 수 있다는 의미있는 판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통상 상품형태모방 행위를 다투는 사건의 핵심은 상품의 형태 및 모방 여부 요건이 충족되는지에 달려 있는데, 시장 선행자로서는 억울할 수 있으나 상품이 통상적인 상품 형태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거나 선행자와 모방자의 제품이 실질적으로 동일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모방자의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판단이 내려지게 됩니다.

특히 법원 또는 특허청이 모방자의 모방 여부를 검토할 경우에는 시장선행자의 선행 상품이 없었다면 후행 상품 형태가 우연히 개발되었다고 보기 어려운지, 디자인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으므로, 만약 제3자의 상품형태모방 행위에 대하여 법적 소송을 고려할 때에는 반드시 우리 제품이 동종 분야의 제품과 얼마나 차별성을 지니고 있는지, 차별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 제품과 모방자의 제품 형태가 동일 또는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흡사한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부정경쟁행위방지법상의 상품형태모방 행위가 인정된다면, 다른 지적재산권에 의해서가 아니라도 우리 기업의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부정경쟁행위방지법에 의하여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제3자의 행위에 대해 엄격한 판단기준 하에 법원 또는 특허청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만큼, 오히려 디자인권, 특허권, 상표권 등 다른 지적재산권으로 보호를 받는 것보다 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기업이 현재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이 취득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이 무엇인지를 제일 먼저 검토하여 권리를 취득하는 것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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