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 기로에 서다

창업진흥법의 개정으로 신생 창업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등록·관리 제도가 시작된 후 2017년 1월 24일 4개 기관이 등록해 최초의 액셀러레이터가 탄생했다.

이번에 최초 등록된 4개사는 아이빌트세종(이준배 대표), 와이앤아쳐(신진오 대표), 포항공대 기술지주(박성진 대표), 케이런벤처스(권재중, 김진호 공동대표)로 액셀러레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법에 의해 등록된 이들 액셀러레이터는 초기창업기업의 선발·투자, 전문보육 등을 수행하되, 초기 창업자에 1000만원 이상 투자, 3개월 이상 전문 보육해야 한다.

중기청은 액셀러레이터를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하기 위해 창업진흥원을 액셀러레이터 등록·관리 전담기관으로 지정했으며, 향후 공시시스템 구축을 통해 등록신청서류 검토·관리·반기별 운용상황 보고접수 및 공시 등을 온라인화 할 예정이다.

불과 2010년 즈음만 해도 ‘액셀러레이터’라는 용어는 상당히 낯선 단어였다. 일부 기술 비즈니스 미디어에 간간히 해외 소식을 전하는 칼럼 형태로 이들의 소식이 전해질 뿐이었다.

2010년 전만 해도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또는 비즈니스 액셀러레이터라는 수식어가 붙은 채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확산될 때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의미로 국한하여 ‘액셀러레이터’, ‘액셀러레이션’이란 용어가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영국 최대의 비영리 독립 창업지원 기관인 NESTA (National Endowment for Science, Technology and the Arts)는 영국에서 민간 주도로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를 ‘스타트업 팩토리(Startup Factory)’로 칭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의 정의

법과 기존의 학계와 업계에서 정의한 내용을 살펴보는 다음과 같다.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란 초기창업자 등의 선발 및 투자, 전문보육을 주된 업무로 하는 자로서 중소기업청장에게 등록한 자.”

  1. 1. 20 발효 중소기업창업 진흥법 제2조 4의 2.

“데모데이를 마지막으로하며 정해진 기간 동안, 기수 기반으로 진행되며 멘토링과 교육과정을 포함하는 프로그램”

– 최초의 연구문헌적 정의(Cohen and Hochberg, 2014)

– Fixed-term, cohort-based programs, including mentorship and educational components, that culminate in a public pitch event or demo-day

“유망기업에 Seed단계의 투자를 제공하여 일부 지분을 취득하고, 데모데이를 마지막으로 하는 멘토링과 교육 세션이 정해진 기간 동안 기수기반으로 제공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기관”

– 연방중소기업청(SBA)의 정책 보고서(by Dempwolf, Auer et al. 2014)

– Business entities that make seed-stage investments in promising companies in exchange for equity as part of a fixed-term, cohort-based program, including mentorship and educational components, that culminates in a public pitch event or demo day

“성공한 벤처인이 자신의 성공 노하우, 투자재원을 활용하여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고, 6개월 내외의 짧은 기간 동안 실전 창업교육과 전문 멘토링을 지원하여 창업 성공률을 높이고 성장을 가속화(accelerating)시키는 민간 전문기관 또는 기업”

– 엑셀러레이터 연합체 ALF(Accelerator Leaders Forum)

“초기기술창업자를 선발하여 기술창업에 관한 전문 보육을 실시하고, 초기기술창업자에 관한 투자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법인”

– 한국 최초의 법적 정의 시도(과학기술정책연구원(김선우 외), “국내외 액셀러레이터 심층분석 및 법제화 방안”, 2015)

“소규모 팀으로 구성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공정한 경쟁과 선발 과정을 거쳐 정해진 기간 동안 ‘아이디어 발굴, 초기투자, 멘토링, 네트워킹, 해외진출’을 전주기적으로 밀착 지원하여 빠른 시간 내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육성하는 민간전문기관 또는 기업”

– 한국생산성본부 (2014)

국내에서 공공과 정부에서 처음 ‘액셀러레이터’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만든 프로그램은 2012년 5월 액셀러레이터 지원 사업을 통해서였다. 스타트업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닌 기존 대학의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와는 별개로 벤처스퀘어 등 ‘민간 액셀러레이터’ 4곳을 선발했다.

2012년만 해도 민간에서 스스로 액셀러레이터로 자임하는 곳은 거의 없었으며 지금은 한국 최초의 액셀러레이터라고 불리는 프라이머 역시 2010년 설립 당시만 해도 기업가 정신 교육 프로그램(엔턴십)을 운영하고 창업 예비자들에게 일부 시드머니(초기 투자 자금)를 제공하는 형태로 교육기관에 가까왔다.

출처 GettyImages

2011년 ‘순수 민간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스파크스퀘어 1기’를 진행한 곳은 벤처스퀘어였다. 그 이전에 한국형 민간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형태를 가진 보육 프로그램으로는 2007년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리트머스’ 프로그램과 네오위즈의 ‘네오 플라이’ 프로그램이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네오플라이 프로그램은 현재도 동작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액셀러레이터로는 전형적인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면모를 갖춘 스파크랩스, 교육과 초기 창업자의 경영 기법 향상을 초점으로 삼는 프라이머, 폭넓은 전문가 네트워크와 미디어 협력에 강한 벤처스퀘어, 지주사 체제로 스타트업을 자회사로 차례로 설립하여 운영하는 패스트트랙아시아, 전문엔젤투자자가 멘토링을 제공하는 매쉬업엔젤스, 성공한 창업가들이 주축이 되어 별도로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더벤처스, 케이큐브벤처스, 퓨처플레이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민간 재단의 활동 역시 액셀러레이션 영역에 포함된다. 다양한 투자와 액셀러레이션, 행사를 운영하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별도의 활동보다 투자자와 스타트업을 한 공간에 모아놓아 시너지를 향상시키는 공간을 운영하는 아산나눔재단 마루180이 대표적이다. 또한 대기업들도 창조경제 활성화 정책에 화답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 사업인 창조경제혁신센터 외에 별도의 액셀러레이터를 설립 운영하는 곳도 속속 생겨났다.

롯데그룹의 롯데 액셀러레이터와 한화그룹의 드림플러스는 대기업 시너지 네트워크형 액셀러레이터로 출범하였고, SK는 T아카데미, 브라보리스타트, 액셀러레이션 101 프로그램 등 다양한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KT 역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에코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사내 벤처 형태의 C-Lab을 통해 스타트업을 직접 육성 지원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말하다 시리즈 연재 목록

  1. 액셀러레이터, 기로에 서다
  2. 한국형 창업 지원의 함정의 대안, 액셀러레이션
  3. 액셀러레이터의 원형과 변형, 분화
  4. 제각각인 민간 액셀러레이터의 보육 방식
  5. 민간 액셀러레이터의 투자와 회수
  6. 액셀러레이터도 기업, 미래 성장과 수익성 제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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